졸업반인 학교를 다니며 직장생활을 동시에 하고있는 27살 남자입니다.
저에게는 동갑인 여자친구가 있는데요,
20살 초반부터 친구로 알아오다가 22살에 사귀기 시작하여 1년정도 만나다
군대복무중 그녀의 바람으로 중간에 헤어짐이 있었습니다.
물론 짬내나는 군인보다는 같은학교를 다니는 잘 챙겨주는 오빠A가 더 끌렸겠죠..
군대 이병, 일병때라서 자주 챙겨주지 못하고 연락이 힘들때라서
일방적인 이별통보에도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전 그렇게 전역을 하고 그녀는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그녀는 집으로 올라오게되고(학교와 집이 굉장히 장거리입니다.)
전역한 저와 예전처럼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그 A와는 헤어졌다고했구요.
아무래도 전 못해준것이 많았고 마음이 완전히 정리되기 전이었기에
다시 한번 잘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정말 결정적인 순간 우연치 않게 잠금이 풀려있던 그녀의 핸드폰에서
헤어졌다고 하던 그 A와의 행복해보이는 사진과 일상적인 연인들의 대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배신감에 전 그녀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A를 떠나고 직장에서 새로운 아저씨B(나이차이가 굉장히 많이 났습니다)를 만나 행복하게 지내는듯 했습니다.
애시당초에 전 성격이 못난 놈인지 그렇게 떠나보냈는데도 그녀가 정말 너무도 그리웠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이 됩니다.
그녀는 어릴적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요
B를 만나는 도중 그녀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장례식에 갔다 온 뒤로 전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옆에 있어줄 수도 없었고, 제가 할 수 없는 일들을 B가 대신하고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보같은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그때 A와의 관계를 잘 정리시키고 꾸준한 만남을 가졌더라면
제가 그때 B대신 그녀의 옆에서 아픔을 나눌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렇게 또 후회를 하며 1년이 지난 후
그녀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녀는 B와의 트러블로 인하여 헤어지고 난 뒤였습니다.(대략적으로 B의 경제능력과 성격에 지쳤나봅니다)
그렇게 몇번 만남을 가지고 전 다시한번 그녀에게 기회를 달라고 했습니다.
더 이상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올해 초부터 다시 만남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고 20대 초반의 감정이 20대 후반의 감정으로 변하고 나니
제가 너무 현실적이고 여유가 없는 사람이 되었나봅니다..
일에 치여 정신없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남는시간에 공부로 졸업준비를 하는데
그녀는 끊임없이 저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20대 초반처럼 행동을 합니다.
여자친구니 귀엽기도 하고 어리광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지만,
그녀는 어리광뿐만이 아닌 수시로 우울함에 빠집니다.
아버지를 여의고 난 뒤로 정말 시도 때도없이 아버지가 보고싶다고 하는데
이 또한 충분히 이해해 주고 싶지만 정말 너무 시도 때도 없이 그렇습니다.
예를들어 길을가다가 곶감을 파는 트럭만 봐도
"예전에 아버지가 곶감을 참 좋아하셨는데...."
마트에서 밥에 넣어먹는 콩만 봐도 "예전에 아버지랑 콩밥 많이 해먹었는데.." 하면
순간 저는 무슨말을 해주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시도때도없이 아버지얘기가 나옵니다.
"아.. 그랬구나.." 하고 넘어가는것도 한두번인데 하루에도 몇번씩 아버지가 보고싶다고 합니다.
그렇게 받아주다가도 저도 하루종일 힘든날이면 받아주기가 힘이들어서
저번엔 그녀를 붙잡고 이야기한적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떠나서 너가 많이 힘들고 외롭겠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하지 않겠니..
너가 그렇게 매일 힘들어 하면 아버지가 위에서 보시고 슬퍼하지 않겠니..
힘들어하는것도 이해하지만 이젠 가슴에 어느정도 묻고 너가 극복해 나가야 하지 않겠니.."
이런식으로 이야기 해도 그녀는 눈물만 흘리고 듣지를 않습니다.
오늘은 제가 일을 갔다가 퇴근하는데 여자친구에게 톡을했더니
그녀는 퇴근해서 친구랑 곱쏘를 하고있다고 하더군요.
술기운이 올랐는지 톡으로 계속해서
"아빠보고싶어.." 이 말만 반복을 합니다..
저는 술 많이 마셨냐, 친구랑 즐거운 얘기도 좀 하고 너무 우울해하지 말아라,
오늘 많이 힘들었냐 등등
이런식으로 화제를 좀 바꾸려고 해도
대답은 대충 하고나서 바로 "아빠보고싶어.." 이말만 반복합니다.
안그래도 오늘 저도 너무 바쁘고 힘이들어서 지칠대로 지쳐있는데
계속 저렇게 말을 하니 저도 홧김에
"너가 계속 그러면 아버지가 참 좋아하시겠다"
이렇게 보냈더니, 그녀는 비꼬지말라고 하더니 화가 잔뜩났더군요..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고 간신히 한통 연결되서 얘기하면서 풀어보려고했더니 짜증만 내고 끊어버립니다.
그러고나서는 왜 너는 내가 힘들때 옆에서 있어주지도 못하면서
힘이 되주지는 못할망정 나한테 비꼬기나 한다고 하네요..
(오늘 퇴근하고 자기 집에서 자고 출근하면 안되냐고 하길래 제가 아침일찍 출근해야하기도 하고
퇴근하고나서도 일 마무리와 밀린공부도 해야하기에 오늘은 미안하지만 이해해달라고 했더니 친구와 곱쏘를 한겁니다. 그러면서 지금 힘든데 옆에 안있어준다고 하는거구요..)
그녀가 힘든것은 이해를 하겠지만.. 저도 정말 지칠대로 지쳐버렸네요.
그녀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이해해주고싶지만..
매번 이런식으로 저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그녀에게
솔직히 이젠 섭섭하기도 하고 제가 너무 힘드네요..
하지만 또 그녀를 놓쳤다가는 다시 찾아올 후회감이 두렵고 무섭습니다.
정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녀에게 아버지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걸까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지만.. 방법이 없거나 통하지 않는다면..
그녀를 이제 놓아줘야 하는 걸까요??
답답함에 글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댓글 하나하나 힘내라는 뜻으로 받겠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