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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이 된 나.. 그리고 10년전에 헤어진 첫사랑...

외로운직딩 |2014.03.11 06:15
조회 457 |추천 0
저는 올해로 30살입니다. 학교를 빨리 들어가서 31살이나 다름이 없죠 사실.
저에게 제대로 된 사랑은 딱 한번 있었어요. 사귄 사람들은 몇 더 있지만...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딱 한사람이네요.
그사람과 저는 고등학교 2학년 여름에 만났습니다.지금은 없어진것 같은 세이클럽에서 저도 모르는 어떤 사람이 제 친구로 등록이 되어있었고궁금해져서 말을 걸어봤었고...그러다 만나보니 정말 성격이 잘 맞았어요. 
그사람은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면서 잘생긴 호남형에..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서 여자들 뿐만 아니라 남자들에게서도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고등학생때 사귀는건 너무 공부에 방해될거란 걱정에... 못만날뻔도 했지만.... 그사람과 저는 기나긴 고민 끝에 결국엔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요. 
대신 정말 서로 열심히 공부하고 위로하면서 격려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도서관에 같이 가서 공부하고.. 쉴땐 가끔 영화도 보러가고... 제 힘든 고등학교 시절엔 사실 추억이라곤 그사람밖에 없네요...정말 늘 서로를 위하고, 계산 하나도 하지 않고.. 그 나이땐 다들 그렇다지만 저흰 서로에게 정말 충실했고.. 특별했어요... 
그러다 고3 수능이 끝나고 저희의 길이 엇갈리게 되었습니다.저는 지방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 친구는 재수를 하기로 마음먹고 서울 근처의 기숙학원에 들어가게되었어요. 그래서 1년을 장거리연애를 했죠.. 그래도 몰래 핸드폰을 넣어줘서 커플요금으로 밤엔 통화도 매일 하고.. 편지도 종종 쓰고 선물도 종종 보냈고... 그사람이 한달에 한번 외박이라도 나올듯 하면 서울로 올라가고... 
그렇게 어느덧 사귄지 3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저희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어요. 저는 그사람과 있을 수록 더 많이.. 너무 좋았어요. 근데 그사람은 사실 의대를 가려고 3수중이었고.. 사실 성적이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저는 지방대 그저 그런 과를 다니고 있었고... 그런 제 모습이 초라했어요... 그래서 아버지의 추천으로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그사람은 제발 가지 말라고 했지만..저에겐 그것 말고 돌파구가 생각나질 않았어요. 그땐 재수하는게 유학가는 것 보다 더 힘들거란 착각을 한 것 같아요..그렇게 대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유학을 나왔습니다. 
그사람에게 기다려달란 말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래달라기엔 정말 너무 미안했기에.. 대신 더 잔인하게 그사람을 밀어냈습니다.  그사람이 매달려도 보고 사정도 해보고.. 하지만 저는 그사람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만 생각한거같아요. 그사람이 저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해줄 수 있을거라곤 생각을 못한것같아요. 
그렇게 유학을 나와서 처음 1년가까이는 종종 연락도 하고 그랬는데...그러던 어느날 그사람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습니다. 저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여자친구가 생긴 이후에도 그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을때 차갑게 돌아섰습니다.그사람이 싫어서가 절대 아니었어요. 그사람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못할 짓이었고... 저 또한 제가 떠나왔으면서 그사람을 붙잡을 수 없는 처지였고..그 시절엔 또 한국에 전화하는게 쉬운 시절이 아니었기에... 전 그렇게 그사람을 다시 끊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힘든 유학생활 시절을 보냈습니다... 생판 모르는 저에겐 제 2외국어도 아니었던 이나라 말로 어학을 하고.. 그 언어로 공부를 했고.. 논문을 영어로 써야했고... 그렇게 정말 어렵게 어렵게 졸업을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가고싶었던 학교에서, 진학하고싶었던 과를 졸업했구요. 대학시절 그렇게 가고싶던 이 곳 대기업의 본사에 컨설턴트로 취직을 해서... 이 곳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잘 살아남으면서 인정받고 회사를 다녀요...어떻게 보면 유학 처음 나왔을 때 제가 어느정도 바랐던 그런 위치에 온 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때 그사람이 너무 많이 생각납니다.그사람 이후로 다른 친구를 약 1년 만난 것 이외에는 남자친구도 없었구요.그사람 친구들과도 종종 연락이 닿았지만.. 저는 오히려 잘지내는 척. 남자도 있었던 척 했습니다.그사람과 헤어진 이후로 그사람을 저는 한번도 본적이 없어요. 제 친구들이 우연히 그사람과 마주쳤다고 하고제 여동생이 우연히 그사람과 마주쳤다고 하고저희 엄마도 우연히 그사람과 마주쳤다고 하고.. 하지만 전 한국에 있질 않으니.. 가끔 가도 그런 기회는 없겠지요..
얼마전 한국에 갔을때도.. 제 초등학교 동창인 그사람 친구와 우연히 연락이 닿아 잠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하는데..제가 종종 그사람 소식을 제 친구들을 통해 들었다는걸 그사람이 알았다면서.. 그사람은 제가 그사람의 소식을 안다는 사실이 소름끼친다고 했다고 하네요..뭔가 씁쓸했어요. 전 그사람을 위해.. 그리고 저를 위해... 이 외로운 땅에서 살아남기위해서.. 그사람을 끊어내야만 했기 때문에... 그렇게 모질게 돌아섰는데.. 그사람에게 저는 더이상 예쁜 추억이 아닌가봅니다... 
근데 어제 모 사이트 까페 가입하려고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예전 저희 사귈 초반의 설레임이 한가득 담긴.. 13년전 이메일들을 읽게되었습니다... 
갑자기 마음에 뭔가 둑이 무너져 내린 느낌이었어요.전.. 혼자서 이곳에서 10년을 살며 정말 힘들게 어렵게 버텨왔고... 그 흔한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가며.. 성공하기 위해서 아둥바둥 거렸고..어느정도 원하는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했는데남은건 공허함뿐이네요... 
지금 그사람을 다시 찾고싶은건 아니에요.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죠.. 그런데 지금 이렇게 눈물이 나는건..그냥 그때 그사람을 선택하지 않아서 후회해서가 아니라...그사람을 사랑했던 것 처럼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앞으로도 이런 아픈 추억을 안고 살까봐.. 그 아픔이 너무 저를 짓누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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