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학교에 벚꽃이 만개를 했어요
요즈음 벚꽃에 많이 싱숭생숭했지만 또 그렇듯 익숙해졌었는데..
그런데 오늘은 조금 무너지는 날이었습니다.
수업들으며 얼굴을 마주하는 게 아직은 고역이더라구요
봄이라 그런지 예쁜 옷을 입고다녀요
작년 이맘때 쯤엔 내일 무슨 옷이 좋겠냐고 어떤 옷이 좋냐고 재잘재잘댔는데
눈에 익은 예쁜 옷들을 입고올때마다 가슴 한켠이 아립니다.
헤어지는 날부터 마음이 미어져왔지만
개강을 하고 봄도 오고 막상 얼굴을 보니 많이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가슴에 대못을 하루에 하나씩 박는 느낌이에요
점심에는 대학로로 밥을 먹으러갔어요
점심시간엔 사람이 많은지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는데
오늘은 참 가는 곳마다 사귈때 둘이서 자주 들리던 식당들이더라구요
아무렇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참 가는 곳곳마다 너무 추억이 많이 묻어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참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조그맣게 연구실에서 받는 용돈이 있었는데 올랐다더군요
그런데 기뻐해야되는데...
처음 드는 생각이 이걸 누구한테 자랑하지 였습니다.
참 웃기죠? 기쁜 일인데..
우리 계속 만났으면 저녁에 통화하면서 오늘은 내가 재잘재잘 댔을텐데...
학교에서도 이 강의는 어떻더라 저 강의는 저렇더라 할텐데..
그 사소한 것들이 너무 그리워지더라구요
오늘은 그 어느때보다도 전화를 하고싶은 날이었습니다.
그저 오랫만에 목소리를 듣고, 푸념도 좀 듣고 조금은 친근하게 하고싶지만
제 답답한 마음 못감출걸 알아서 꾹 참았습니다.
프로필사진만, 페이스북만 열었다 닫았다.....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 제생각하고있으면 정리하는데 방해될테고
저를 다 정리했다면 제가 전화하는게 구차한 일이 될테니까요
그 사람 성격에 벌써 정리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게 참 슬픕니다
정말 사랑했다고 생각했고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저도 참 부족했던 게 많아 부끄럽네요
어쨌든 이제 그 모든 것들이 부질없는 게 되었고
제가 여기에 이러고 있는게 청승이고 미련일 뿐이겠죠
그래도 이렇게 일기를 쓴다는게 참 마음이라도 후련해지네요
모두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