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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 잦은 이직, 직장 왕따, 재취업이 어렵군요

걱정이네요 |2014.04.08 13:30
조회 7,180 |추천 3

안녕하세요. 34살 여자입니다. 아직 미혼이구요.

주로 경리로 일했었고 30살에는 물류창고, 콜센터 인바운드, 반도체 검사직에 잠깐씩 했었어요.

올해 2월초에 경리(영업지원)로 있었던 곳에서 퇴사권고를 받아서 나오게 된 후로 쉬고 있는 중입니다. 제 느낌엔 한 달밖에 안 된 거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나 흘러버렸네요. 마지막 직장은 입사때부터 무시를 당했었습니다. 단순한 일을 한다는 이유로... 인수인계자없이 새로운 업종(기계)으로 가서 용어도 낯설었는데, 거래처들이 무슨 일만 생기면 사무실로 전화하지 않고 사장님께 전화를 하던 통에 제 직속상사까지 안절부절 못하게 만드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악착같이 적응하려고 하지 않은 잘못은 인정합니다. 경리로 들어왔어도 아직은 아니라면서 자금관리도 못하고 세금계산서 발행과 전화상담업무만 하게 되었는데, 도대체 앉아서 하는 일이 무엇이냐면서 여럿이서 갈구고 나중엔 불같은 성격의 사장님까지 거들게 되더라구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이 뽑는 여직원의 직종이 경리라서 시작했습니다. 활동적이지 않은 건 저와 맞지만, 숫자랑 친하지도 않고 남에게 먼저 다가가서 웃으면서 말거는 싹싹한 성격도 아닙니다. 적성검사도 해봤는데, 경리 이런 직무는 "관습형"인데 저는 "예술형"이나 "경영형" 이런 결과가 나오더군요.

그래서 30살이 되던 해에 새로운 직무를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내가 말하는 것을 좋아하니 콜센터쪽으로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도전했습니다. 팀별로 업무가 진행되더라구요.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하는데, 들어간 지 하루 지나서인가... 나와 등을 지고 반대편에서 일하는 선임 메신저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다가 나를 가리키며, 미친년이 들어온 거 같다고 농담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 후로 별 것도 아닌 일에 유난히 야단치고 혼자 다니게 되었는데, 다른 팀장이 와서 "너무 튀어보이면 어려울지도 모른다."라는 얘기를 저에게 귀뜸해주더군요. 시일이 지나 정확하지는 않은데, 그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 튀어보였을까?... 돌이켜보니 제가 거기 있는 사람들과 생각이 다르기는 했네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인터넷전화라 해지 전화가 많습니다. 해지를 어렵게 하려고 서류 같은 것을 복잡하게 요구합니다. 상담사측에서 얘기를 하다가 먼저 소리를 지릅니다. 팀장들이 제지도 안하더군요. 진상고객도 거의 없었는데 내가 생각한 서비스의 느낌하고 너무 많이 달랐습니다. 내부의 단결 같은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수당도 받을 수 있는 생산직을 해보고자 했습니다. 사람을 많이 뽑더라구요. 회사로 지원해서 온 사람도 많았고 저처럼 용역업체를 통해서 온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얀색 방진복을 입는 반도체 검사직과 용액으로 된 반도체칩을 굳히는 과정, 이렇게 두 군데서 일을 해봤습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많아서 일일히 가르쳐줄 수 없었겠지만 선임들이 자기들이 맘에 드는 사람들만 옆에 붙여놓고 일을 먼저 가르칩니다. 검사직직원으로 들어갔는데 알바들과 같이 다른 업무를 하라고 지시하네요. 불만이 생겼지만 우선은 일했습니다. 어쨌든 검사일을 시키긴 했는데, 선임이 가르쳐준 사람들과 격차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노력해보려고 하는 건 보이는데 불량이 나와서 안되고 여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내보낼 거 좋게 얘기해주면 덧나는지 문제아처럼 대하더군요. 기숙사생활하다가 다른 방 쓰는 고등학교 갓졸업한 애하고 같이 어울리게 되었는데, 그 동생이 학교생활처럼 굉장히 조심하더군요. 저는 여기는 학교가 아니고 직장이다. 너무 과하게 신경쓰는 것이 아니냐고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별의별 말이 도는 곳이라서 그런다고 합니다. 용액굳히는 곳은 어렵고 그렇지는 않았는데 제 쪽에서 속도가 안 나서 안된다고 하네요. 다른 공정으로 보내달라고 했더니 여기가 가장 쉬운 곳이라고 그냥 나갔으면 좋겠다고 3일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경리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10명미만인 소기업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빨리 뽑힐 수 있게 교통편 안 좋은 쪽으로 지원하니 대부분 면접과 입사까지 쉽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알고 지원한 건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인수인계자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한두달은 업무적응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이해도 해주고 좋습니다. 경리로 일했을 때 항상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뭔가 순간적으로 변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매출이 줄어든다거나 누군가에게서 나에 대한 안 좋은 말이 돈다거나(이유는 정확히 알수 없음) 그러면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면서 필요없는 사람 취급을 합니다.

경리로 일하는 것이 회의가 듭니다. 쉽게 뽑혀서인지 쉽게 나가게 되는 현실, 누구라도 대체할 수 있는 부속품, 여러 회사를 겪어보니 다들 바쁘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런 눈치좋은 사람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이 물론 다 그렇겠지만, 인간관계의 문제가 큰 것 같아서 커뮤니케이션 책도 사다보고 하는데 실천이 되지 않고, 들어가고 나서 몇 달은 회사사람들을 의심합니다. 나에 대해 무슨 얘기를 수근거릴까? 해고시키자고 얘기하는 것일까?등등... 먼저 다가가서 상냥하게 해도 모자를판에, 근데 안 좋은 예감들은 맞더라구요. 마지막 직장도 그랬으니...

쉬는 동안 곧바로 재취업을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적성이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취업에 관한 글도 읽어보고 했습니다. 어떤 대기업은 생각보다 스펙을 까다롭게 보지 않는 것도 알게 되어서 생전 처음으로 대기업에 들어가볼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도 꼼꼼히 보면서 이렇게 많은 직무가 있고, 왜 나는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았을까... 저는 내부승진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작은 회사에서도 과장 달고 월급 오르고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에 더 목표를 두었는데 잘못된 목표였나라는 생각도 들고... 조금 더 규모가 있는 회사를 다녀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학창시절에 방황해서 성적증명서를 낼 수가 없고 오래 다니지를 못해서 경력증명서를 제출할 수도 없네요.

새로운 직무도 경험자를 요구하고 이 나이에 신입으로 가도 뽑아줄지도 알 수 없고, 기술이든 전문직이든 다시 공부해서 들어가야 하는... 예를 들어 사회복지쪽으로 가려고 해도 요건을 충족하려면 전공을 해야 한다던지 이런 식이라 망설여집니다. 이력서를 수정해서 구직신청했는데 일자리센터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알아보고 지원하겠다고 하니 더 젊은 사람 오면 불리하다고 하는 말에 절망감이 듭니다.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싶어서요.

상황만 보면 참 절망적인데,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거의 밖에 나가지를 않고 있긴 하지만, 아직 세상과 단절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사는 것은 의무와 책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다면 청소를 하러 다닐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온 날의 삶의 댓가가 그러하다면 받아들어야 하고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겠지만 마지막으로 한번은 내가 잘할 수 있고 계속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알고 싶네요. 글이 너무나 길어졌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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