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무대를 보러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 오빠는 매번 '지나치리만큼' 온 힘을 쏟는다. 특히 사녹 때는 더욱 그렇다. 한번 돌리고 나서 잠깐 짬이 날 때면 혼자서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듯이 헥헥거리는 모습을 자주 본다. 서 있기도 힘겨워서 금방이라도 무릎이 풀릴 것 같은 위태위태한 모습. 한번은 사녹을 거의 여섯번? 인가 아무튼 엄청 많이 했는데.. 나중에는 내가 다 안쓰러워서 차마 바로 볼 수가 없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까이꺼 쫌 대충 해도 된다고, 몸 생각도 해가면서 쉬엄쉬엄 하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가뜩이나 허리도 안 좋은데.. 나중에 괜히 허리 때문에 공익갔다가 욕먹을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_-;
허리는 뭐.. 사실 직업병으로 달고 사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카이의 춤 스타일이 유독 몸에 무리를 많이 준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발레의 영향인지 근육 전체를 정말로 쉴틈없이, 끊임없이 쓰기 때문에 무대 내내 근육에 휴식을 주지 못한다 (발레에서 근육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지만 이완한다고 해서 근육을 정말로 '쉬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로 인해서 물결치듯이 온몸의 선이 연결되서 움직이기 때문에 춤이 이루는 선은 그지없이 아름답지만, 결국은 무대 내내 정지동작이 없게 된다 (카이는 무대 위에서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그래서 한 부분만 잘라서 보면 카이가 다른 멤버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안무가가 가르쳐준 동작 사이의 빈 틈을 스스로 메우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무가가 A와 C 라는 두 동작을 가르쳐주었다고 하면, 카이는 단순히 A와 C를 정확히 추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A와 C 사이의 박자를 무한히 쪼개어 사용한다. 3분 남짓한 무대에서 선보이는 춤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만들고자 한다면, A와 C라는 동작 뿐만 아니라 A에서 C로 가는 과정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몸의 근육은 항시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긴장의 끈은 한시도 늦출 수 없다. 게다가 상체와 하체를 따로 쓰기 때문에 그만큼 기력 소모가 심하다.
이 차이는 오세훈의 춤과 비교하면 더욱 확연해지는데, 키포인트는 전 동작에서 현 동작으로 오는 사이의 빈 틈을 어떻게 활용/처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오세훈은 한 동작을 처음-중간-끝 으로 나누었을 때, 처음을 짧게 줄이고 중간에서 확 치고 들어갔다가 끝을 줄여 빠르게 빠져 나온다. 그리고 동작과 동작 사이의 빈 공간은 카이와 반대로 채우지 않고 그냥 비워둔다 (오세훈의 춤이 깔끔해서 더 자기 취향이고 반면에 카이는 '끈적' 거려서 보기 부담스럽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 공간을 비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끝을 '날리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춤을 '못' 춘다는 소리는 듣지 않는데, 어디가 중요한 부분이고 힘을 줘야 하는 부분인지 이미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닌 이러한 본능적인 춤에 대한 감각은 오세훈의 춤에 개성을 부여한다). 굳이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오세훈의 춤은 각이 살아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참 '깐지' 가 난다 (춤 스타일과 타고난 골격이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반면 카이는 혼자 튀려고 동작이 항상 반박자 빠르다는 욕을 먹는다. 이것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카이가 '빨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말하자면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해야 할 때에, 오세훈은 마지막 순간에 폭발적인 스피드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반면 카이는 멈추지 않고 A 에서 B 로 끊임없이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때 그 걸음의 속도나 보폭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 가감될 수 있다 ㅡ 여기서 이 '가감'의 기교를 가지고 흔히 사람들이 카이의 춤이 '쫄깃'하다고들 한다 ㅡ). 오세훈과 마찬가지로 이 문제도 데뷔 때부터 쭉 있어오던 논란인데, 몇몇 무대에서 마마 처음 부분의 '솔라미파' 에서 '솔라' 대신 '미파' 에 양손을 내리던 것 외에는 카이가 '반박자' 차이나게 움직이는 것을 본 적도 없다. 매번 보지만 볼 때마다 놀라운 것은, 카이의 완벽한 박자 감각이다. A 에서 B 로 가는 과정에서 어떤 기교를 부리든 (사실 순식간에 지나가는 한 순간을 포착해서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박자를 쪼개고 이런 기교를 부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박자 감각을 보여준다), B 에 도착하는 그 순간만큼은 칼같이 맞춰 내는 것이 카이의 특기이자 장기이다. 그래서 박치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카이가 모르고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그 반박자 느린 동작이 '틀린' 것이었다면, 모니터링 후 수정하지 않았을 리도 없다. 무언가 노리는 것이 있었을텐데.. 마마 내내 카이만 다른 색 의상을 입히던 것을 생각해보면 군무를 맞추기보다는 카이가 돋보이게끔 내버려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원색의 반짝이 자켓만으로도 충분히! 튀는 상황에서 굳이 안무를 수정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심지어 그 수정된 안무가 대다수의 군무에 익숙해진/군무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틀린', '중구난방의' 동작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는 위험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래저래 추측은 난무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 논리적인 해석은 없는 가운데.. 마마 오프닝 안무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비유하자면, 오세훈의 춤은 점들과 그 점들 사이를 연결하는 선분들로 구성된 '그림판' 다각형인 반면 카이는 붓으로 그린 원이다. 극과 극에 선 외모와 마찬가지로 극과 극에 선 춤 스타일을 보여주는 ㅡ 그리고 각각의 외모와 스타일이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ㅡ 두 사람이 한 팀에 소속된 멤버라는 사실이 행복하다.
출처 homodukzil.egloos.com/577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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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분석글이 뜸하다고 기다리는 사람들 몇 있길래 종인이 춤과 관련된 키워드 조합으로 서칭했다가 찾은 좋은 글이 있어서 같이 보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단순 동작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카이가 추는 춤 전체를 두고 묘사하는 게 딱 이거다 싶어서) 원문 작성자님께 허락 구하고 퍼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