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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쥐듯 감싸 안고 울음이 새려는 네 입술을 손가락으로 틀어막듯 머물러 있었다. 한 번도 닿아본 적 없는 여린 살결은 파르르 떨리는 내 손가락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문지르듯 훑어가던 내 엄지 손가락이 새기듯 꾹꾹 눌리며 지나갔다. 내 움직임에 힘없이 따라오는 입술 끝에 시선이 섰다. 미안하다고 말할 것 같은 네 입술은 내 손가락에 막혀 모든 세포를 잃어버렸다. 언제나 망설였던 나는, 참지 못하고 전진해 코 앞에서 맴돌았다. 너와 내게 드리운 장벽처럼, 도장처럼 머문 손가락을 걷어내지 못한 채 숨을 나눴다. 숨 죽인 너와, 허탈한 숨이 진하게 퍼지는 내 입술은 직전에서 멈췄다. 더 이상 가지 못했다. 가지…. 못했다. 이 이상 탐낼 수 없었다. 안 된다는 벽의 균열을 타고 피어오른 반항심은 결국 내 손가락 위에 입술을 물렸다. 거기까지였다. 갈 수 없었다. 멈춘 시간은 공교롭게도 무더기로 쏟아지는 자극 속에서 떨어지지 못한 채 흐느끼는 네가, 나와 같다는 걸 알게 했다. 너는 나와 같다. 우린 같다. 닿지 못해도 같다. 입 맞추지 못하지만, 그보다 뜨거운 감정을 공유한다. 본능을 따라 네 입술에 머물렀던 내 손은 둘의 입술 사이에서 벗어나 네 어깨를 잡았다. 닿을 수 없는 나는 접촉보다 더한 떨림 속에서 네 눈과 마주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맞닿은 이마가 뜨겁게도 타올랐다. 여기까지라는 걸 알기에, 욕망은 커지는 지도 모른다. 애타게 흘러나간 서로의 숨이 공기 위에서 열기를 교환했다. 맞물릴 수 없었기에,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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