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고있는 여자 사람입니다. 한국과 미국 두 곳에서 모두 개를 키워 본 경험과 느낀 점을 바탕으로 글을 한 번 써보려구요. 음슴체갑니다.
예전에 남친이 군대 가면서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함. 너무너무 예쁘고 좋았는데 난 개를 키우기엔 경험도 없고 준비도 안 된 그런 사람이었음. 좀 창피하지만 강아지를 받자마자 내가 든 생각은 순종인가? 병걸려서 일찍 죽는거 아냐? 이거였음. 지금이야 티비나 인터넷을 통해 개도 가족처럼 여기는 걸 흔히 보고 접하지만 그때 내 주위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순종이라고 비싸게 사서 밖에 묶어놓고 집 지키게 하거나 새끼를 팔기 위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었음. 난 무식했고 생명을 책임질 준비도 안 돼 있었던 것임. 조그만 숫놈 요키였는데 많이 먹임 뚱뚱해 질까바 사료도 세어 가면서 주고 강아지 혼자 집에두고 자주 집을 비우기 일수였으며 배변 훈련은 시키지도 않고 똥오줌 못가린다고 똥개라고 의심함. 강아지 산책은 예쁜옷 입혀서 발 더럽혀질까바 내가 안고 다님. 한마디로 강아지 산책이 아니라 강아지 자랑하러 내가 산책다닌거임. 결국 보다 못한 엄마가 개를 5마리 키우시는 개 사랑이 극진한 옆집 아주머니께 강아지를 입양 보내고 그렇게 마무리 됨.
미국으로 이민와서 친구도 없고 심심해서 개를 한 번 키워볼까? 이랬음. 하지만 이번엔 내 집도 있고 돈도 있고 약간의 지식도 있고 예전보단 훨씬 잘 할 수 있을거란 생각과 무엇보다 죽을 때까지 책임져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음.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개를 진열해 놓고 파는 걸 법으로 금지함. 인터넷을 통해 살 수는 있지만 이왕 입양하는거 유기동물을 데려오면 더 좋을 것 같아 집 근처 유기동물 보호소로 향함.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내가 본 보호소들은 시설이 무척 잘 되어있었음. 동물들도 크기와 성향별로 넓은 방에 잘 구분되어져 있고 자원 봉사자들도 많고 시간 맞춰 보호소 잔디 마당에서 산책도 하고 그런 모습이었음.

대략 이렇게 생김.
눈으로 보다가 마음에 드는 동물을 발견하면 안내자가 꺼내서 같이 놀 수 있게 해줌.
우리 뽀뽀는 그렇게 만남. 태어난 지 2주만에 다른 2명의 자매들과 함께 동물병원 앞에 버려진 걸 수의사가 데려왔다고 함. 처음 발견 했을땐 몸에 벼룩이 너무 많아 보호소에서 따로 격리시켜 목욕시켜주고 약 처방해주고 어제 짝짓기 방지 (?) 수술을 받은 다리에 제대로 힘도 안들어간 그런 아이였음. 몸엔 긁어서 생긴 흉터와 딱지가 그대로였지만 난 그냥 데려오기로 결심함. 아마 전에 강아지에게 잘못했던걸 이 기회에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었던것 같음. 건강한 아이 보다는 내가 데리고 살면서 건강하게 키워주면 첫 강아지에게 잘못했던걸 조금이라도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마음? 뭐 그런거였음.

우리 뽀뽀임. 집에 온 첫 날 아장아장 걸어다닐때. 아직도 이 사진들을 보면 너무 예뻐서 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짐.

이건 요즘의 뽀뽀.
잡종이라 털 색도 얼룩덜룩 얼굴도 미니핀인지 치와와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내 눈엔 그저 요정임. ㅋ
입양 다음날부터 병원 데려가 각종 검사에 예방 접종에 강아지 용품들 사대느라 점점 생활은 궁핍해져 가지만 행복지수 향상된걸로 만족. ㅜㅜ
이제부터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해볼까함.
뽀뽀를 키우면서 바뀐 생각 중 하나는 개가 순종인지 아닌지는 하나도 중요치 않다는 사실이었음.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애견샵에서 비싼돈 주고 족보있는 강아지를 입양하는 이유중 하나는 순종을 사고 싶어서 그러는거 아니겠음? 본인도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
족보있는 개와 우리 뽀뽀를 비교하면 족보있는 개가 자존심 상해 할 수도 있겠지만... 둘 다 개인 것만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고 족보 있다고 더 말 잘 듣고 더 똑똑하고 더 건강한건 아니지않음? 물론 더 예쁠수는 있겠지만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함함하다고 키우다 보면 내 새끼가 젤 예쁨.
족보있는 개를 사서 족보있는 개와 짝짓기 시켜 새끼를 내어 팔면 몇 배의 이득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전혀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음. 꼭 금전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강아지 대를 끊게 하기 싫다 그런 이유들도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함. 다만 본인이 생각하는 절대 타당한 이유 있는 그런 분들 말고 그저 강아지가 좋아서 키우고 싶은 분들은 유기동물 입양을 살며시 권하고 싶음.^^
미국에서도 PUPPY MILL이라고 불려지는 곳에서 수많은 개들이 새끼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더럽고 열악한 환경에서 방치되고 있는게 현실임. 닭장만한 제대로 몸을 움직일수조차 없는 곳에 갇혀서 더러운 물과 사료만으로 버티며 죽을때까지 새끼를 낳다가 쓰임이 다하면 버려지거나 다른개들의 먹이가 된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읽은적이 있음. 한국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함. 애견샵의 예쁜 강아지들이 그렇게 탄생했을수도 있다는거임.
우리 뽀뽀를 입양하고 일주일 휴가내서 같이 있어주며 집에 적응하도록 돌봐주고 일주일에 한 번 씩 4주동안 강아지 트레이닝 스쿨도 다니고 아침저녁으로 30분씩
산책시키며 느끼는게 참 많았음. 내가 뽀뽀를 돈 주고 물건 고르듯 데려왔다면 아프면 데려가서 건강한 강아지로 바꿔오고 싶고 훈련이 안되면 똑똑한 순종이 아닐거란 의심부터 들고 그랬을것 같음. 첨부터 잡종에 피부병에 말귀도 잘 못알아들을거라 생각해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귀엽고 사랑스러움.
버려지고 안락사 당하는 동물들이 너무 많은건 인간의 이기심 때문 아니겠음? 예쁘다고 키우다 아프고 병들면 버리고 예쁜 강아지들만 선호하니 사육장의 취약한 환경에서 개들이 길러지고 버려지는거임.
개를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귀히 여기고 반려견 반려묘를 고려하고 계시다면 보호소를 방문해보삼. 당신의 선택으로 하나의 생명이 길게는 십년 이상의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