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4년차됐구요.
톡 보면서 저런 시댁도 있는데 우리 시댁은 참 별 말씀 없으셔서 좋구나.. 했어요
그런데 임신하고 나서부터 조금씩 부딪히기 시작하네요.
결혼 초엔 전화 자주 하시는 거 외엔 별 문제가 전혀 없었어요.
전화를 너무 자주 하세요. 일주일에 2~3번씩..어쩔 땐 하루에 2번 하실 때도 있고요
그런데 막내아들 결혼시키시고 궁금하실 수 있으니까 진짜 회사 다니는 와중에도
기쁜 맘으로 좋게 받았어요.
그렇게 3~4년 받았는데 임신 하고 나서 더 자주 하세요.
전화 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전화 하는 내용이 문제인 것 같아요.
전화야 여러번 하셔도 되는데 전화 하는 내용이 매번 똑같아요.
임신 이후 애 이름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주세요.
저희는 애기 이름을 남편과 제가 상의해서 짓기로 했어요.
남자애구요. 돌림자는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남편도 안 따르고 지으심)
저희는 생년월일시간 이런 거 안 따지고 그냥 이쁜 이름 저희가 원하는 이름으로
짓기로 했는데 남편이 굉장히 열과 성의를 다 해서 애기 이름을 고르고 있어요
아직 시간 적 여유가 있어서 아직 후보만 몇개 놓고 있는데
2개월 전부터 어머님이 애기 이름 정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직 안정했다고 후보만 몇개 있다고 했더니 그러면 내가 하나 후보 줄께
00 이 어떠냐.
제가 00 이라고 가린 건 특이하진 않지만 흔치 않은 이름이라 누구라도 혹시 보시면 알아차릴 가능성이.. 있어서 예를 들어 예은이라고 할께요.
예은이 어떠냐 라고 하시는거예요.
그래서 예은이 예쁘네요 남편한테 후보로 올려놓으라고 할께요.
그랬는데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남편은 별로 내켜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이름이 좀 마음에 들었어요.
마침 친정 엄마한테 전화 왔길래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시어머님이 예은이라는 이름을 주셨는데
이름이 참 예쁘다. 라고 했는데 엄마가 시어머님이 이름을 주셨다고? 예음이 예쁘네..
하는 순간 옆에서 어떤 분이 어머 예은이면 예수님의 은총이네 이러시는거예요.
예수님의 은총!!!이라니..
여기서 좀 설명을 하자면 시어머니는 우리 나라에서 제일 큰 편에 속하는 교회에 다니십니다.
굉장히 독실하시고요. 저희에게 다니라고 심하게 강요는 안하시지만 만날때마다 너희위해서
새벽기도 나간다. 너희 교회 다니라고.. 라던지 교회에 안다니면 지옥에 간다.. 라고 하시는 분,ㅠ
그리고 저희 엄마는 천주교 다니세요. 저희 엄마도 엄청 독실하시고요.
그래서 엄마가 저 소리를 들으시곤 예은이같이 종교적 이름은 안 짓는 게 좋겠다. 라고 하셨어요
전화를 끊었는데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어머님한테..
예은이 어떻다고 하냐. 라고 하시길래 혹시 어머님 예수님의 은총 이런 줄임말이예요?
했더니 맞대요. 예수님의 은총이래요....
어머님 종교적 이름은 안 지으려고요.. 그랬더니 아니 그게 무슨 종교적 이름이냐고 막 화를 내시면서 예수님의 은총으로 지어야 애기가 잘 되고 좋대요. 그거 가지고 10분도 넘게 설교하시다가 끊으셨어요. 원래 이렇게 고집부리시는 분이 아니신데.. 너무 깜짝 놀랐고요
남편에게 집에 와서 얘기했더니 남편이 전화해서 딱잘라 말하더라고요
우리는 종교적 색채가 조금이라도 들어있는 이름은 짓지 않겠다.
나랑 와이프는 기독교를 믿지도 않는데다가 이 아이의 외가쪽은 천주교인데 그렇게 교회 같은
이름을 지으면 누가 좋아하겠느냐. 그리고 내가 정해놓은 이름이 있으니 그것으로 하겠다고
딱 잘라서 말했어요,
어머님이 뭐라고 막 하시는 것 같은데 남편이 단호박을 먹었는지 단호하게 끊어버리더라고요
아 그래서 별일 없을줄 알았더니 그때부터 (임신 6개월) 지금(임신 8개월)까지 계속 저에게 매일매일 전화로 이름 얘기를 하시면서 스트레스를 주세요..
저야 물론 좋게좋게 웃으면서 어머니 저는 이름에 대해 아무 권한이 없어요
남편이 본인 아이에 대해 이름을 굉장히 짓고 싶어해서 저는 그이한테 다 맡겼으니
남편에게 말씀하세요. 라고 해도 계속 저에게 그 이름을 설득해 보라고 하세요.
집에 와서 남편한테 말하면 남편이 전화해서 왜 이 사람한테 그러냐고 엄마 좀 그만 하라고 해도
며칠 지나면 또 전화 와서 이름 얘기 하시고 저희 애기 이름을 예은이라고 불러요..
얘기하실때마다 남편한테 말하면 남편은 또 어머님한테 전화해서 화내고..
이런 사이클이 한 10번 되풀이 되니까.. 남편도 지치고 저도 이제 지치는데 어머님만 안 지치시네요...
그래서 하루는 어머님한테 전화 왔길래 어머님 그 이름 저희 솔직히 안 지으려고요..
종교적 이름을 떠나서 좀 별로인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해요 어머님
이랬더니 종교적 이름이라 지으라는 게 아니고 아이를 위해서 좋은 이름 잘되는 이름을 지으라는 건데 왜 거부하냐고 너무 서운하다고 하시는거예요
그러시더니 우리 교회 다니는 어떤 사람손녀 이름이 00인데 얼마나 이쁘냐..(그것도 뭐 줄임말..)
나도 그렇게 우리 손주 이름 짓고 싶다. 나도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게 서고 싶다
그리고 니들이 교회 안 다니는 죄를 그 이름으로 인해 떳떳해지면 얼마나 좋겠냐고
속에 있었던 말씀을 막 퍼부으시면서..
어머님이 그동안 되게 좋으셨거든요. 진짜.. 저한테 심한 말씀도 안하시고..
그래서 전화 올때마다 친정엄마처럼 좋게좋게 받으려고 노력했는데 갑자기 저러시니까 너무 멍해서... 어머님 진짜 죄송한데 이름 얘기는 이제 저랑 얘기하지마시고. .남편하고 얘기하세요..
하고 마무리 짓고 끊었어요.
이게 진짜 사실 별 거 아니잖아요.
저러다가 남편이 지쳐하면서 아 그냥 엄마 원하는대로 짓게 해주자 할 사람도 아니거든요
어머님도 잘 아세요. 당신 아들 얼마나 고집센지 아시는데.. 문제는 그 고집이 어머님을 닮았나봐요.. 어머님도 포기를 안하세요.
이름 그거 어머님이 원하는대로 지어도 그만이고 남편이 끝까지 안 짓고 호적에 본인이 원하는 이름 올려 버리면 끝나는 문제잖아요.
그런데 태어날때까지 4개월 동안 저만 중간에서 지금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진짜 죽을 것 같아요.
제가 바보같이 행동하는건가요.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편한테 말 옮기기도 이제 겁나요. 중간에서 이간질 하는 것 같고요.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이렇게 태어날때까지 계속 일주일에 2~3차례씩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정말이지..
참고로 둘째 낳으라고 하시는데 둘째 이름도 정하셨다고 하네요...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직 모르는데요.. 하고 웃었더니(사실 가질지 안 가질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남자면 남자이름 여자면 여자 이름으로 정해놨대요..
뻔하죠.. 또 하느님의 뭐뭐 예수님의 뭐뭐 라고 정하셨겠죠..
엊그저께는 아버님한테 전화와서(남편한테) 아니 왜 그걸 엄마 맘대로 못정하게 해서 엄마 스트레스 받아서 울게 하냐고 호통 들었네요.
남편은 또 남편대로 아니 우리 애 이름을 왜 종교적 이름으로 짓냐고 우리 맘대로 짓겠다고
막 싸워서 분위기 냉랭해지고... 아버님은 니 엄마 속상하게 하면서까지 좋은 이름 짓겠다고
막 화내시고.. 이름 그게 뭐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
답답하네요. 제가 그냥 중간에서 가만히 있다고 치더라도 제가 받는 스트레스도 심하고
어머님한테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해보아도 소귀에 경읽기고... 답답해 돌아버리겠네요.
요샌 회사도 휴직중이라 하루에 2~3번씩도 전화와요... 전화 받기가 참..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