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네요/스압
ㅇㅇ
|2014.05.19 06:02
조회 42 |추천 0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풀 데가 없어서 그냥 푸념식으로 씁니다.
제가 성격이 그리 활발한 편이 아니라 친구 두셋으로 깊게ㄱ가는 편인데, 이번에 진짜 소중한 친구와 크게 싸웠어요.
사실 시작은 제가 아니라 다른 친구가 그 애한테 싸움을 건 형식이었고, 저는 싸움 건 애 말만 듣고 친구 말은 듣지도 않고 친구를 배척하고...둘이 결탁해서 애를 벼랑끝까지 몰고 간 거예요. 진짜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다 결국 지금은 절교상태네요.
싸우기 전에는 셋이 참 그렇게 잘 맞을 수는 없을 정도로 행복했었는데...
저랑 싸움건애는 성격이 대체적으로 이성적이고 무슨일생겼다하면 해결책을 강구하고 답안나오면 스트레스받고 그러는데
절교상태인 친구는 참 이해심도 깊고 공감도잘하고 무슨일이 생기면 해결책이 없고 답이 안보이더라도 서로서로 위로하면서 이겨내는 그런 성격인것같아요.
참고로 셋다 여자구요.
근데 저랑 싸움건애는 친구의 그런 성격을 이해를 못한거죠.
편의상 싸움건 친구를 B, 절교한 친구를 A라고 부르겠습니다.
상황을 압축해서 설명하자면
A는 그때당시 가정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굉장히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그걸 가장 가까운 친구들인 B와 제게 말을 했습니다.
저는 원체 연락을 먼저 하지 않으면 잘 안 받는 타입인지라 대개 A는 B에게 먼저 고민상담을 하고 그 후에 제게 아 걔가 그때 무슨일이 있었다더라 식으로 제게 말이 전해지고 본인에게 무슨무슨일이 있었는데 괜찮다, 아 그러냐 식으로 끝날 때가 많았습니다.
A가 남자친구와 트러블이 생기자 저와 B는 아무래도 그런 관계면 헤어지는게 낫지 않냐고 했었고 A는 저희와 남자친구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죠.
솔직히 저는 친구가 관건이지 친구 남자친구에게는 일말의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친구가 좋으면 어찌 됐든 상관 없다는 입장이었고, B는 A에게 화가 났었댑니다. 지금 남자친구가 중요하냐 우리가 중요하냐 그런 문제로 A에게 싸움거는 투로 카톡을 했고, 중간중간 제게 자기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카톡한건데 얘가 나한테 화를 낸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얘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는 정도면 나한테도 다를 게 없겠구나 싶어서 A한테서 오는 연락을 씹었구요.
그 다음 날 학교에서 대화를 하는데, 저는 B말만 듣고 B편에 서서 A와 대립했죠. 근데 A가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완전히 저희가 틀렸었죠.
오해한 것도 이기적인 것도 이해할 줄 모르고 잘못을 모르는 것 모두 저와 B였는데, 저는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계속 말로 A를 상처입혔습니다.
결국 A와 그날 이후로는 인사도 않는 사이가 되었네요.
사과의 카톡을 보냈지만 답장은 없었습니다.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가 정말 매정하고 날카로운 사람이더라구요.
직접 찾아가 사과할 낯도 없었습니다. 말을 그렇게 해 놓고 찾아가 빌어도, 그게 진심으로 느껴질까요. 사과라고 보낸 카톡도 보내놓고 후회했습니다. 이게 인간이 쓴 건가 싶게 개쓰레기같은걸 사과라고 보냈으니까요...
한 사람이 빠진 자리가 너무 큽니다.
지금도 가끔 그냥 앉아있으면 너무 추워요. 누가 말하길 심리적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느끼면 물리적으로도 아프다던데, 아픈 건 아니고 그냥 너무 춥습니다. 여름이 다 돼 가는데도 이유없이 덜덜 떨어요.
정말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싶고, 다시 돌아가고만 싶은데, 지금 다시 관계가 회복된다고 해도 그때 셋이서 웃으며 놀던 때로 돌아갈 수 없겠죠.
그 친구는 새로운 친구와 셀카도 찍고 프사에 올리고 활짝 웃으며 잘 지내고 있던데, 어쩌면 항상 상처만 입혔던 저보다 감정적으로 감싸안아주는 새 친구가 훨씬 나았을지도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싸워서 잃은 쪽은 저뿐이예요.
계속 써왔지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이 상황을 극복할 용기도 없으면서 어째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걔 없어도 다른 친구랑 잘 살 수 있겠지 싶었는데, 절대 그게 아니었어요.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밤에 자려고 누울 때까지 그생각밖에 안나는데 이러고 어떻게 살아요.
ㅡ
긴 푸념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이렇게 용기없는 못난 년을 오랫동안 친구로 여겨줬던 너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