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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속 가장 무서운 호러 캐릭터

공미니 |2014.05.31 03:30
조회 5,715 |추천 8
1. 사다코 - <링>(リング,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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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의 리건이 처음으로 영화가 주는 공포의 쾌감을 선사했다면 <링>의 사다코는 그 공포의 완성으로 부를만하다. 사다코는 다른 공포영화 캐릭터와 비교를 했을 때 특이한 케이스다. 대개의 경우 공포영화의 캐릭터는 영화의 주인공급 비중으로 노출되지만, <링>에서는 사다코를 다른 방식으로 다룬다. 영화사상 가장 섹시한(공포영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실제 극중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몇 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다코는 영화 전체를 지배하면서, 살짝 살짝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 관객에게 두려움을 안겨준다.

지금은 개나 소나 개그와 패러디 소재로 활용하는 텔레비전에서 기어 나오는 장면은 다시없을 명장면이다. 사다코가 주는 공포는 단순히 이미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를 기억해보라. 손톱은 빠지고 머리는 치렁치렁, 걸음걸이는 이상하다. 이것들은 드라마가 진행이 되는 동안 왜 그렇게 변화가 되어야 했는지를 암시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사다코가 선사하는 진정한 공포를 만끽하려면 눈에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상력이 필요하다. 영화 초반 2층에서도 죽은 토모코를 기억하자. 그녀는 분명 1층에서 냉장고 문을 열다가 뒤를 돌아다보면서 죽는 것으로 처리 되었다. 즉 토모코가 사다코에게 쫓겨 2층까지 도망을 가는 장면들이 생략된 것이다. 이런 부분을 당신이 채울 수 있다면 사다코의 공포감은 더욱 배가된다. (다크맨)

만약 지금 <링>을 처음 본다면 사다코를 보고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건 사다코의 잘못은 아니다. 죄는 모두, <링> 이후에 만들어진 공포영화에서 사다코를 흉내 낸 수많은 캐릭터에게 있다. <링>의 소문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갓 넘어왔을 당시, 나는 친구들과 비디오테이프로 <링>을 보았다. 그리고 뒤집어진 그녀의 눈을 본 찰나, 나는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나는 기절하고 말았을 게다. (ibu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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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홍대 근처 모 영상 카페에서 <링>을 처음 봤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자막도 없는 영상에 넋을 잃고 빠져들었는데, 우물에서 사다코의 시체를 건져낸 뒤에 한숨을 돌리고 있는 그 순간, 내 생애 가장 무서운 장면과 마주쳤다. 텔레비전 수상기에서 기괴한 몸동작으로 기어 나오는 사다코의 모습은 정말이지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불쾌했고 소름끼쳤다. 그때 희생자인 류지(사나다 히로유키)처럼 나도 모르게 겁에 질려 뒤로 나자빠질 정도로. 그저 서 있기만 해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 사다코는 아시아 심령 호러의 장르의 영원한 아이콘으로 남을 것이다. (golgo)


2. 잭 토랜스 - <샤이닝>(The Shining,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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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했던 사람이 광기에 사로잡힌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만나기 싫은 캐릭터다. 잭 니콜슨의 날선 연기가 더해져 <샤이닝>의 잭은 가장 만나기 싫은 이웃, 가족이 되었다. (makeneko)

유령이나 귀신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보다도 살아있는 인간이 더 무섭다는 것을 입증하는 캐릭터. 교사 출신의 평범한 가장이었던 잭 토랜스는, 폭설로 폐쇄된 겨울 호텔 안에서 서서히 미쳐간다. 호텔 안에 깃든 악령들의 부추김도 있었지만, 평소 억눌려져있던 그의 어두운 내면이 표출된 것이 분명하다. 광기 어린 눈빛으로 아내와 자식에게 도끼를 휘두르는 그는 잭 니콜슨의 열연을 통해 관객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공포감을 선사한다. (golgo)

이 영화 자체는 그렇게 무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포영화의 ‘공포’가 무서움을 주려면 현실성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잭 니콜슨이 맡은 역할의 남자인 잭 토랜스는 서서히 미쳐간다. 그는 소설을 쓰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고립된 거대한 호텔에서 미친 가부장에 대항해 아내와 아들은 싸우고 도망쳐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피가 쏟아져 나오는 장면과 어린 자매가 등장하는 쇼트는 소름을 끼치게 한다. 나는 그래서 같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들을 실제로 보면 이 영화가 떠올려지면서 움찔하게 된다.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해도 그렇게 눈 속에 파묻힌 거대한 집에서 그렇게 지내면 안 된다. 아마도 잭 니콜슨이었기에 잭 토랜스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을 것이다. 그는 스탠리 큐브릭의 사람 미치게 하는 연출 스타일을 참고 견뎌내었다. 스탠리 큐브릭 때문에 잭 니콜슨은 그렇게 미친 인간 역할을 연기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람은 누구나 미칠 수 있고, 나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렇지 않은가? (Ryu Sang Wook)


3. 리건 - <엑소시스트>(The Exorcist,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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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공포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처음 알게 해준 영화다. 악령 들린 소녀 리건이 흉물스럽게 변화하는 모습은 시각과 청각의 공포를 모두 만족시킨다. 딕 스미스의 놀라운 특수 분장에 힘입은 리건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대단하다. 반면 그녀의 위협적인 행동은 침대 위에서 물건이나 가구를 옮기는 것에서 괴성을 지르고 토사물 쏟아내기, 자해 수준에 머문다. 요즘 공포영화들의 극단적 수위의 폭력과 비교하면 초딩 수준으로 불러도 될 정도다. 그러나 리건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피 묻은 얼굴을 한 채 십자가로 자신의 음부를 찌르면서 "fun ME! fun ME!"를 외칠 때, 공포영화사에 길이 남을 충격적인 장면인 '헤드 스핀'의 장면은 3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공포감이 여전하다. 영화 자체로도 명작이지만, 린다 블레어의 열연과 딕 스미스의 분장으로 탄생한 리건은 공포영화 사상 최고의 캐릭터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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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악마 자체를 무서워하지는 않지만 <엑소시스트>에서 어린 블레어를 끔찍한 몰골로 만들어버리는 악마는 솔직히 두렵다. 머리가 360도 돌아가거나, 욕설을 퍼부어대는 장면도 무섭지만 새롭게 편집된 2000년판에서 본 ‘스파이더워크’ 장면은 정말 소름끼친다. (makeneko)


4. 가야코 - <주온>(呪怨,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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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도 아닌 것이, 인간도 아닌 것이, 머리를 풀어 헤친 여자는 기이한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다. 난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 “제발 그 자리에서 멈춰. 제발” <주온>은 내가 본 공포영화 중 가장 무서운 것이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나도 모르게 영화를 기억에서 지우고 있었음을 오늘 알게 됐다. 지금 나는 <주온>의 스토리를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은 건 몇 가지 이미지들. 그것들도 어서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길 바란다. (ibuti)

가야코가 무서운 이유는 끄극대는 소리나 기묘하게 비트는 몸짓 때문이 아니다. 지박령답게, 한 번 집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태평양 건너까지 쫓아가는 절절한 원한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는 귀신이 있다면, 친구가 되거나 죽어버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makeneko)


5. 토시오 - <주온>(呪怨,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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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꺼내 보기가 무서운 DVD 타이틀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주온>의 비디오판 버전이다. 정말 이 영화는 너무나 무서웠다. 나는 웬만한 공포영화는 웃으면서 볼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은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화만은 달랐다. 이후에 나온 다른 <주온> 시리즈는 이 비디오판에 비하면 코미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야말로 아시안 호러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이 극대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그것은 너무 많이 보여주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는 것이다. 텅 비어 있는 것 같은 어두운 옷장이 그렇게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그리고 그 어두운 옷장에 어린 아이 귀신이 있다는 것은 너무도 공포스럽다.

일반적으로 어른 귀신보다 아이 귀신이 더 무서운 법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괴한 소리를 내는 토시오는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공포영화에서 보여주고 혹은 보여주지 않고, 이 차이의 공포를 시미즈 다카시는 여실히 알고 있었다. 이 영화 역시 필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같이 보아야 할 작품이다. (Ryu Sang Wook)


6. 프레디 크루거 - <나이트메어>(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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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생을 통틀어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잠으로 소비한다고 한다. 얼핏 굉장한 시간낭비처럼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잠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잠은 안식이자 충전이며 정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일과시간 동안 긴장으로 굳어졌던 몸을 풀며 크게 한숨을 내쉴 때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 스트레스를 받을 땐 잠으로 푸는 편이기도 하다. 그러니 인간이 깨어있을 때의 고통과 시름을 모두 잊은 채 마음껏 쉴 수 있는 잠을 빼앗긴다는 것은 비극일 것이다. 프레디 크루거는 바로 그 비극을 최악의 방법으로 구현한다. 그는 잠자는 사람의 꿈에 나타나 그것을 잠의 어두운 형제인 죽음으로 바꾼다. 프레디가 존재하는 한, 인간은 현실에서도 꿈속에서도 결코 안식을 취할 수 없다. (Lo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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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크루거를 무서운 캐릭터로 꼽는다면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그 떠벌이 놈의 어디가 무서워서 벌벌 떨어야 하지? 그 잘난 손톱 때문에? 천만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속편으로 갈수록 공포의 비중은 줄어들고 유머가 늘어났고, 또 특수효과가 많아지면서 보고 즐기는 공포영화로 변모했다. 그렇다고 프레디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그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리즈 1편은 굉장히 무서운 영화였다. 개봉 당시 극장가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면 분명 동의를 할 것이다.

다른 연쇄살인마와 달리 프레디는 희생자의 꿈속으로 들어가 천천히 가지고 놀면서 잔혹하게 살해를 해버린다. 어떤 곳으로 도망을 가도 프레디에게 벗어날 수 없다. 잠을 자는 순간 어김없이 그의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온 몸을 찢어발길 테니 말이다. 이것이 프레디가 선사하는 공포다. 또한 그의 잘난 외모도 한 몫을 담당한다. 보일러 속에 갇혀서 한참을 굽혔기 때문에 온 몸은 보기 흉할 정도의 쭈글쭈글한 화상 자국투성이이며, 늘 쓰고 다니는 중절모가 주는 이상야릇한 변태적 이미지도 만만치 않다. 성인이 된 지금은 프레디에 대한 공포가 현저하게 낮아졌지만, 그의 주된 타깃이었던 10대 시절에는 프레디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여하튼 잠드는 순간 당신은 프레디의 노리개로 전락한다. 온 몸의 피가 다 뽑힐 때까지 말이다! (다크맨)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약간 코믹 캐릭터로도 확장되긴 했지만, 프레디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잠을 자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프레디에게서 도망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무엇이든 가능한 꿈에서, 결코 프레디를 만나고 싶지 않다. 쇠 손톱을 끼익, 거리며 긁어대는 기분 나쁜 소리는 덤. (makeneko)


7. 핀헤드 - <헬레이저>(Hellraiser,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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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고통 속에서 최고의 쾌락을 추구하는 지옥의 수도승들의 우두머리. 호러 소설의 거장 클라이브 바커가 창조한 이 캐릭터는 인간이 가진 가장 어두운 욕망을 상징하며 타 호러영화 속 살인마와는 비교할 수 없는 품격을 지닌다. 카리스마적인 풍모와 “눈물은 그만, 고통의 낭비일 뿐이야”, “우릴 부른 건 너의 욕망이다” 같은 명대사로 유명한 그는 퍼즐 상자의 덫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피할 수 없는 절망감을 안겨준다. (golgo)

사실 핀헤드는 크게 무섭지는 않다. 하지만 그 남자가 호기심에 이끌려 지옥의 문을 연 것처럼, 인간이라면 누구나 핀헤드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공포와 매혹이 한 존재의 양면임을 가장 잘 보여준 캐릭터다. (makeneko)

공포 영화 캐릭터에 귀족의 품격을 더해준 핀헤드. 영원한 고통과 쾌락을 인간에게 안겨주는 핀헤드는 인간 내면에 깃든 탐욕과 욕망을 부추기며 끝없는 지옥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캐릭터 자체가 주는 공포보다 상징적인 공포의 존재로서 더 각인된다. 핀헤드를 만나게 되면 찰나의 죽음의 주는 공포가 아닌, 영원한 고통의 시간을 겪게 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다크맨)


8. 드라큘라 - Dracula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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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수많은 작품과 여러 수많은 배우들을 통해 다양한 드라큘라가 나왔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무섭게 여긴 드라큘라는 1958년 해머영화사가 제작한 영화의 것이다. 최근엔 사루만(반지의 제왕)이나 두쿠 백작(스타 워즈)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한 드라큘라는, 지금 보면 고루하다싶을 정도로 정석적인 드라큘라 상을 보여준다. 턱시도와 망토를 걸친 올백 머리의 음흉한 귀족. 하지만 피 묻은 송곳니를 한껏 드러내고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오금을 저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golgo)

어린 시절 해머사의 <드라큘라>를 보고 난 후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있다. 계단 위나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만으로 기가 질렸던 공포의 제왕! 수많은 드라큘라를 보았지만, 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한 드라큘라가 가장 무서웠다. 입 주변에 묻은 피,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망토를 휘날리며 입을 쩍! 벌릴 때는 나도 모르게 목을 움츠리곤 했다. 미모의 흡혈귀 여인들의 가슴에 말뚝을 박을 때는 어찌나 놀랬던지 눈을 가리고 고통의 비명 소리를 듣는 것으로 몸을 떨어야만 했다. 인간의 피를 마신다는 설정이 지금이야 대수롭지 않지만, 그 당시는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드라큘라>로 인한 정서적 충격은 나로 하여금 피를 뽑는 일을 두렵게 했다. 그래서 단 한 번의 헌혈도 하지 않았다. 이건 결코 농담이 아니다. (다크맨)


9. 백상아리 - <죠스>(Jaws,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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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를 처음 보았던 때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렴풋이나마 취학 전, 대략 1980년대 초반이었을 거라고 추정할 수 있을 따름이다. 어쨌든 그날 밤 나는 부모님과 함께 나란히 잠자리에 누워 TV로 방영된 <죠스>를 보았다. 그 이후 제법 많은 공포영화를 보았지만, 양쪽 관자놀이가 지끈거릴 정도로 무서웠던 영화는 <죠스> 뿐이었다. 그 영화를 본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상어와 바다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된 건 물론이었다. 초등학교 때 재방송으로 다시 보고 나서는, 엄청나게 힘이 센 초인이 바닷속에서 상어들을 격퇴하는 만화를 그림으로써 공포심을 해소해 보려고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내가 상어를 두려워하게 된 동시에 상어에 매료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수많은 도감에서 내 손때가 가장 많이 묻은 부분은 상어를 다룬 대목이었고, 수족관에 상어가 없으면 시시해했으며, 상어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는 다 재미있었다. 상어는 태고로부터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생물로, 자로 잰 듯이 본능에 충실하다. 우아한 곡선의 몸통을 서서히 흔들며 푸른 바다를 가르는 상어 - 그 중에서도 백상아리를 볼 때면 ‘아름답다’는 단어가 머릿속에 저절로 떠오른다.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는 대상에게 자기도 모르게 압도당하고, 심지어는 유혹당하기도 한다. 공포가 클수록 매혹도 커진다. (Loomis)

<죠스>의 원작자는 상어가 그리 위험한 동물이 아니고, 자신이 쓴 소설 속 상어처럼 포악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바다 밑에서 조용히 다가와 쑥 끌고 들어가는 상어는 여전히 무섭다. (makeneko)

죠스를 본 순간부터 바다를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도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 수면 아래 저 어딘가에서 아가리를 쩍 벌린 백상어가 다가올듯한 공포에 휩싸인다. 영화 <죠스>는 찰나의 공포가 아닌 떨쳐 버릴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 것이다. 공포영화 역사에 있어 육해공에서 활동하는 모든 동물과 어류 가운데, 백상어에 견줄만한 공포를 준 캐릭터는 없었다. 더불어 가장 매혹적인 어류로 백상어를 만들기도. (다크맨)


10. 에이리언 - Alien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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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화가 H.R. 기거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에이리언은 남성 성기를 상징하는 듯한 머리 모양과 기계적인 차가움, 거대한 몸체, 혐오스러운 이중 입을 특징으로 한다. 이질적이면서도 왠지 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악마.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삼아 가슴을 찢고 나오는 끔찍한 탄생 과정과 강철을 뚫어버릴 정도의 강한 산성 피까지, 인간으로선 도무지 상대할 재간이 없다. 이후 3편의 속편과 프레데터와 맞장 뜨는 외전 영화들이 만들어지면서 점점 약화되는 느낌이 드는데, 시리즈 1편에 나오는 에이리언 만큼은 궁극의 호러 캐릭터라 불릴 만하다. (golgo)


11. 웨일랜드-유타니 사 - 에이리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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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어느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과 치명적인 공격력을 갖춘 완전 생명체 에이리언. 그 무서움을 또 이야기해 무엇하랴. 하지만, 그걸 어떻게든 이용해 먹으려는 인간의 집요한 욕망과 그것을 망설임 없이 실천에 옮기는 웨일랜드-유타니 사 임직원이야말로 우주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들이 아닐까. (Loomis)


12. 마이클 마이어스 - <할로윈>(Halloween,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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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마이클 마이어스를 추적했던 샘 루미스 박사는 여섯 살 때 그를 처음 본 뒤, 그의 눈을 가리켜 ‘너무나 검은, 악마의 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를 15년 동안 관찰한 결과 그의 눈 속에 깃든 것이 ‘순수한 악’임을 깨달았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많은 캐릭터들이 그렇듯이 마이어스 역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인간이 아니다. 여섯 살 때 친누나를 식칼로 난자하여 죽인 것을 시작으로, 15년 후 정신병원을 탈출하여 본격적인 살인 행각에 나서는 그는 인간의 가장 사악한 마음이 결집된 존재이다. 하얀 가면을 뒤집어쓰고 단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 그는 거의 무감각하게 살인을 저지른다.

어둠 속에서 희생자의 등 뒤로 마이어스가 다가갈 때 서서히 시선에 들어오는 그 하얀 가면.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소름끼치는 음악과 효과음. 존 카펜터가 절묘하게 연출한 <할로윈>의 살인 장면은 속편이나 아류작이 결코 모방할 수 없는 경지에 올랐다. 마이어스는 자신이 목표한 상대의 목숨을 끊을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으며, 죽일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존재하는 한, 악한 마음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어스의 살인 행각은 관객의 마음에 내재한 어둠을 공명시킨다. (Loomis)


13. 제이슨 - <13일의 금요일>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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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은 난도질 계열의 영화에서 활약하는 캐릭터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마다. 그와의 인연은 80년대 초 국내 극장가를 강타했던 <13일의 금요일> 1편의 마지막 장면이었고, 이후 시리즈 4편 '파이널 챕터'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제이슨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멋스럽다. 혹자는 <할로윈>의 마이클 마이어스의 짝퉁이라고 하지만, 그런 대접을 받기에는 이제 상황이 역전돼버렸다.

제이슨은 자기만의 개성과 매력을 분명히 갖추었고 박력 난도질의 테크닉 또한 꾸준히 수련 업그레이드중이다. 하키 마스크의 압박, 속편이 나올수록 불어나는 몸집과 비례한 괴력! 어떤 치명적 공격을 당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묵묵히 자신의 할일을 다하는 근성이야말로 제이슨의 매력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너무 친근해진 것이 탈이지만, 과거 <13일의 금요일> 4편을 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는 공포영화 팬이라면 제이슨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였는지를 기억할 것이다. (다크맨)


14. 좀비 - <시체의 새벽>(Dawn of the Dead,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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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만물의 법칙이 현실과는 조금 다르게 적용된다. 예외도 물론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영화에서 사람은 둘 중 하나의 결과를 맞는다. 다쳐도 살아남거나, 아니면 죽는다. 심하게 다쳐서 곧 죽기도 하고 녹슨 못에 찔려 패혈증 같은 걸로 죽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 다친 등장인물은 별 일 없으면 살아남은 채 영화가 끝난다. 감염 등의 원인으로 부상이 악화되거나 죽는 경우는 이야기를 위해 특별히 필요할 때가 아니면 좀처럼 보기 힘들다. 심지어는 흡혈귀에 물려도 그 흡혈귀를 퇴치하면 피해자는 저주에서 벗어난다. 장엄한 음악과 함께 흡혈귀가 최후를 맞으면, 물렸던 사람의 목에서는 이빨자국이 스르르 사라지고 창백한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한다. 관객도 함께 안도한다.

그러나 좀비에 걸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선 치료약이 없다. 나를 문 좀비를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한 번 물리면 그걸로 끝장이다. 그 전으로는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더 끔찍한 건 물린 사람도 곧 옆 사람의 살을 뜯어먹어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는 것이며, 그보다 더 끔찍한 건 보통 물린 사람은 주인공이 아니므로 얼마 후 머리가 박살나 처참하게 퇴장당한다는 사실이다. <시체의 새벽>은 그런 좀비가 전 세계에 퍼졌다는 이야기이다.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난다. 나는 이 영화를 두 번 이상 보지 못했다. (Lo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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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움직이는 시체들인 '좀비'는 외모부터가 후덜덜이다. 몸이 부패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더럽고 추악하기 짝이 없다. 이런 놈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분명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할 텐데, 더 무서운 것은 먹기 위해서 덤벼든다는 사실이다. 좀비들은 느리거나 빠르거나 동일하게 무서운 놈들이다. 특히 <시체들의 새벽> <죽음의 날>에서 도망갈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떼거지로 덤벼들어서 내장을 파내고 팔, 다리를 뜯어 먹는 장면들은 소름이 끼친다. 내 자신의 살이 좀비들에게 먹히는 것을 목격하면서 죽어 가야 하다니.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무서운 상황이다.

공포영화의 캐릭터로서 진지한 드라마 또는 코미디의 요소로 좀비들은 끊임없이 활용이 되지만 역시 공포의 존재로 묘사될 때 좀비의 매력은 빛난다. 좀비의 공포를 보고 싶다면 고전으로는 조지 로메로의 시체 3부작(그 후의 영화들은 공포가 없다)을, 비교적 최근작으로는 <28일 후...> <28주 후> <새벽의 저주>를 권한다. 느리고 빠른 좀비들이 선사하는 공포에 매료가 될 것이다. (다크맨)


15. 원귀 - <월하의 공동묘지>(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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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보았던 한국 공포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원귀들이었다. 그들이 등장하는 장면의 스타일은 한결같았다. 하얀 한복, 긴 생머리, 입가의 피, 붉고 푸른 조명, 그리고 요상한 음악. 효과는 언제나 최고였다. 나는 무서워서 오줌을 지릴 지경이었고, 놀란 입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기 일쑤였다. 이런 유의 원귀들이 이제 내겐 더 이상 무섭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월하의 공동묘지>, <여곡성> 등등의 영화에 등장하는 원귀는, 내게 있어, 무서운 공포영화 캐릭터의 원형과 같다. (ibuti)


16. 마리 - <킹덤>(Riget,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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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는 그 영화를 볼 때의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극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말 그대로 공포에 떨어야 그 영화를 보는 무서움은 배가된다. 나는 이 <킹덤>을 제1회 부천영화제에서 보았다. 부천의 한 극장에서 심야로, 그러니까 밤을 새우며 영화를 본 것이다. 때는 여름이었고 그래서 극장은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추울 지경이었다. 영화관을 메운 관객들은 모두 비명을 지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것이 적극적인 관객들이 모이는 영화제라는 이벤트의 매력이다.

라스 폰 트리에가 만들어내는 북유럽의 기이한 병원의 풍경, 거기에서 벌어지는 알 수 없는 사건들은 충분히 아니 그 이상으로 무서웠다. 내 기억으로 마리라는 이름의 어린 아이의 귀신이 병원에 나왔던 것 같은데,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는 특히 무서운 장면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한동안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그 엘리베이터에서 여자 아이 귀신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바로 드루쎄 부인이다. 그녀는 아이의 존재를 찾아간다. 그 때 실험실에서 알코올 병 속에 담긴 아이의 시체가 나오는 장면은 정말 무서웠다. 그 때의 체험은 내 영화 인생에 있어 가장 훌륭한 공포영화체험이 아니었나 싶다. (Ryu Sang Wook)


17. 레더페이스 -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The Texas Chain Saw Massacre,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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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 둥지를 튼 사이코 가족. 구성원들 가운데 사람의 가죽을 덮어 쓰고 있는 무자비한 살인마 '레더페이스'는 70년대가 배출한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 캐릭터다.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 자체가 고문일정도로 악몽 같은 경험을 선사한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에서 '레더페이스'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지능이 모자란 이 괴물 같은 놈은 자신의 추한 외모를 가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서 덮어쓰고 다니는 외모 콤플렉스를 지닌 불쌍한 살인마이기도 하다.

그는 전기톱과 갈고리, 칼 등을 사용해 인간의 신체를 해부해서 가족의 식탁에 올라갈 고기를 만드는 것이 일상생활이다. 가족 구성원 전체가 공포의 존재들이지만 엄청난 굉음을 내는 전기톱을 들고 광란의 몸짓을 벌이는 박력 외모의 소유자 '레더페이스'가 단연 돋보인다. 전기톱은 곧 레더페이스라는 공식을 만들어 낸, 불멸의 공포영화 캐릭터다. (다크맨)


18. 악령 - <서스페리아>(Suspiria,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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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던 나는 어느 휴일 점심녘에 <서스페리아>를 보러 갔다. 그것도 혼자. 아마도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였을 텐데, 입장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서스페리아>의 여주인공이 발레학교 교장실 뒤편의 밀실에서 악령과 마주할 때, 나는 거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관객 없는 큰 극장에서 공포로 와들와들 떨던 나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바라본 세상은 더 이상 예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밝게 빛나는 해와 거리의 사람들이 낯설기만 했고, 무서운 것들이 어디에선가 은밀하게 와글거리고 있을 거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후 영화에서 본 초자연적인 악령들은 그렇게 무섭지 않았는데, 그건 전부 <서스페리아>의 악령 때문이다. 그것보다 더 무서운 악령은 보지 못했으니까. (ibuti)


19. 위어 박사 -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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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이저>와 <에이리언>을 합친 이 영화에서 악역은 샘 닐이 연기한 ‘위어 박사’다. 우주선 이벤트 호라이즌의 설계자였던 그는 지옥에 갔다 온 뒤 나름의 악의를 갖게 된 우주선에 사로잡혀 악의 화신으로 돌변한다. 핀헤드의 아류 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스스로 자신의 두 눈을 파낸 뒤에 오히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며 승무원들에게 끔찍한 악몽을 선사하는 그는 지옥의 대변자로서 손색이 없다. (golgo)


20. 마미야 - <큐어>(CURE,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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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강남의 한 극장에서 처음 보았을 때, 소름끼치는 공포를 느꼈다. 구로사와 기요시가 만들어내는 그 음습한 세계는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더 무서웠던 것 같다. 심리학과 최면술에 기반을 둔 마미야라는 청년의 살인 방법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가족이나 동료를 죽이게 된다고 생각해보라. 야쿠쇼 코지가 연기하는 다카베 형사 역시 결국에는 그 최면의 희생자가 된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 최면이 우리의 범죄적 욕망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공포스릴러 영화들에서 가장 걸작에 속할 이 영화는 가장 일본적인 특징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Ryu Sang Wook)


21. 로즈마리의 남편 - <악마의 씨>(Rosemary's Baby,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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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로즈마리의 주변으로 이상한 이웃들이 하나둘씩 배치된다. 그녀가 믿고 의지할 사람은 남편뿐인데, 그녀는 점차 남편이 더 이상 과거의 그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는다. <악마의 씨>에서 무서운 건 사랑했던 사람의 알 수 없는 표정, 미소 같은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 순간 달라 보인다? 그것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 로만 폴란스키가 연출한 몇 편의 공포영화는 나이가 들면서 더 무섭게 다가온다. 어떤 공포영화는 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혐오>, <하숙인>, <악마의 씨>는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종종 꺼내보곤 한다. (ibuti)


22. 나트레 - <셔터>(Shutter,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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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무서웠던 것은 마지막 장면 때문이다. 사진작가와 그 친구들에게 나타나 복수를 하는 여자 귀신의 존재는 익숙한 것이니 그렇게까지 무서웠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그 귀신은 주인공 사진작가의 어깨에 올라타 영원히 그를 떠나지 않는다. 이 이미지는 정말로 죄를 짓고 살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해준다. 죄는 인간을 떠나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어깨 위에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만큼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귀신의 흉측하고 무서운 디자인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아니겠는가? (Ryu Sang Wook)


23. 붉은 테이프가 붙여진 방의 귀신 - <회로>(回路 Puls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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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붉은 테이프가 붙여진 방을 마주한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테이프를 뜯고 들어선 사람들은 반드시 그녀를 보게 된다. 검은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우아한 자세로 걸어오다 갑자기 비틀거린다. 그리고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사람을 향해 팔과 다리를 쭉쭉 뻗는다. 일단 방에 들어선 순간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는 없다. 테이프를 뜯은 게 실수인 것이다. 붉은 테이프가 붙여진 방을 보면 그냥 지나가야 한다. (ibuti)


24. 왕 - <팔선반점의 인육만두>(八仙飯店之人肉叉燒飽,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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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악명 높았던 홍콩 고어영화의 전설. 여기서 사이코패스 '왕'을 연기한 황추생은 경악할 정도의 연기를 선사한다. 왕의 범죄 행각은 끔찍하다. 그는 사람을 요리 재료 정도로만 여기기 때문에 살인의 순간에 인간의 감정을 조금도 보이질 않는다.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는 그의 범죄행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혹하다. 그래서 살기등등한 그의 눈빛과 마주할 자신이 없다. 그 만큼 왕은 무서운 살인마다. 그는 어린 아이들을 죽일 때도 망설임이 없다. 단칼에 목을 쳐내고 한 바가지의 피를 쏟게 한 후 토막을 내서 잘게 잘게 갈아서 만두 재료로 활용해 손님들에게 판매를 한다. 여자를 강간할 때는 더 악독하다. 젖꼭지를 물어뜯고 나무 젓가락으로 음부를 찔러서 살해한다. 그의 광기는 고어영화에 단련이 될 이들조차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과격하다. 왕의 존재가 무서운 것은 현실 세계에서도 존재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무서운 캐릭터로 다가온다. (다크맨)


25. 난쟁이 살인마 - <쳐다보지 마라>(Don`t Look Now,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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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엔 중요한 공포영화가 많이 나왔다. 우울한 시대 분위기처럼. 그 중 <엑소시스트>, <오멘>에 비해 덜 알려진 <쳐다보지 마라>는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공포영화다. 안개 낀 베니스의 밤거리에서 벌어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 없다. 남자는 빨간 망토를 입은 아이가 죽은 딸의 혼령이라고 믿고 따라가지만, 사실 그건 살인마의 숨겨진 모습이다. 벽을 향해 섰던 난쟁이는 곧 돌아서면서 본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이어 그의 목에 칼을 내리칠 것이다. 영화 내내 아름답던 영상의 끝에서 관객은 섬뜩한 진실을 목격한다. 아니면 그 또한 착각일지도. (ibuti)


26. 세진 - <아파트>(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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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이 주연을 맡고 안병기가 연출을 한 <아파트>는 공포스럽다. 왜? 너무나도 공포스럽지 않아서 공포스럽다. 고소영은 예의 그 뻣뻣함을 무장하고 연기를 한다. 한국의 공포영화들은 대개 뜬금없는 내러티브와 맥이 빠지는 음향효과로 관객들을 공포에 몰아넣으려고 하는데, 이 영화도 거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사실 무섭다.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그 스타일이 무섭다. 공포의 원인이 되는 것의 현실성 따위는 무시하는 그 무신경이 또한 무섭다. (Ryu Sang Wook)


27. 직쏘 - <쏘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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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가장 흉악한 공포영화 캐릭터는 단연 '직쏘'다. 그는 설득력 제로의 죽음에 관한 철학을 얘기하며 사람들을 납치해 온갖 고문을 행하며 죽음으로 몰고 간다. 말이야 게임에서 이기면 살아남는 남는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문의 대가 직쏘는 21세기의 가장 무서운 살인마 1순위다. 무력으로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고 치밀한 두뇌플레이와 심리를 꿰뚫어 보면서 살인 미학을 꿈꾸는 직쏘는 인간이 내뱉는 고통의 신음소리를 음미하는 사이코다.

지나친 고문 행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그렇다고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 캐릭터를 선정할 때 직쏘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제이슨도 마이클도 대부분의 살인마들은 빠른 시간에 죽음에 이르게 하지만, 직쏘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선사하는 것이 우선이다. 당신이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직쏘가 그대 앞에 서 있다면, 열이면 열 모두 공포에 질려 오줌을 쌀 것이다. (다크맨)

28. 이를 모를 여성 -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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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는 거의 10여년의 시간동안 접했던 공포영화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었다. 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떤 고어영화와 비교를 해도 조금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폭력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만나는 폭력은 단순히 잔혹하다 수준이 아니다. 인간이기를 거부할 정도의 상식 밖의 폭력으로 관객을 쇼크로 몰아넣는다. <인사이드>에서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놀랍게도 여성이다. 그녀는 늦은 밤 임신 중인 사라의 집에 침입을 한 후 그녀의 목숨을 위협한다.

가위로 임신 중인 사라의 배를 기어코 갈라내겠다는 여자의 광기는 참극을 부른다. 이 여성의 잔혹한 행위는 너무도 끔찍해서 맨 정신으론 화면을 볼 수가 없다. <미저리>의 광기에 100배를 곱하면 <인사이드>의 여자 살인마에 포스에 비로소 근접하지 않을까? 기이할 정도로 아름답고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그녀는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상처가 얼마나 큰지를 믿을 수 없는 광기로 표현한다. 바라건데 임산부는 이 영화속의 여성이 저지르는 행위를 절대로 봐서는 안된다. 어마어마한 정서적 충격에 견딜 수 없을 테니까. 이건 절대 농담이 아니다.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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