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의 인간
존재론적인 면에서 인간은 모두 한 종(種)의 생명체로 존재하지만, 현재론적인 면에서 인간의 부류는 크게 두 부류와 네 부류가 있다. 두 부류는, 인간의 근본적인 본질을 선(善)이라고 생각하는 인간과, 인간의 근본적인 본질을 악(惡)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있다. 또한, 인간의 본질을 선에 두는 인간으로서 선을 행하는 인간과 악을 행하는 인간이 있으며, 인간의 본질을 악에 두는 인간 또한 선을 행하는 인간과 악을 행하는 인간이 있다. 그리하여 인간의 본질을 선에 두는 인간으로서 선을 행하는 인간은, 선을 실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여 선을 행한다. 또한, 인간의 본질을 선에 두는 인간으로서 악을 행하는 인간은, 악을 행하여도 그것이 자신의 본질에 어긋나는 짓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악에 빠졌다가도 다시 선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을 악에 두는 인간으로서 선을 행하는 인간은, 선을 행하면서도 그것이 인간의 본질에 어긋나는 짓이라는 생각에, 선에 진실함이 없는 가식적인 선행을 하며, 인간의 본질이 악이라는 거짓된 근거를 내세워 악을 용인하여, 인간세상의 악을 부추기는 결과적인 짓을 한다. 또한, 인간의 본질을 악에 두는 인간으로서 악을 행하는 인간은, 악을 행하면서 그러한 이유를 인간의 본질이 악이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하고, 스스로 뉘우치는 것이 없이, 거짓된 반성을 하며 또다시 악행을 저지른다.
인간의 본질을 악에 두어 영혼을 잃고 정신이 쇄뇌된 인간이, 인간세상을 추악하게 하는 온갖 오만한 짓을 다한다. 오만(傲慢)이란, 남을 업신여기며 게으르고 거만하게 멸시하는 정신과 마음을 말하는 것이니, 그러한 거만과 멸시의 정신과 마음으로 다른 인간에게 오만의 악을 저지른다. 오만의 악이란, 사악하게 남을 업신여기며, 게으르고 거만하게 남을 멸시하는 악의 성품을 말하는 것이니, 그러한 성품이 영혼을 잃은 성품이며, 영혼을 잃는 성품이다. 그리하여 영혼을 잃은 인간이, 자신은 사명을 실천하는 위대한 존재로 생각하고, 다른 인간을 하등동물처럼 내려 보며 오만한 허세를 부리니, 그렇게 정신이 쇄뇌된 인간은 오만한 짓을 하면서도 오만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겸손함을 비웃으며 오만한 짓을 한다.
영혼을 잃은 인간이 오만을 떠는 것은 배타적인 악의 성품이 이루지기 때문이다. 자기는 무엇인가의 위대한 노예라는 생각을 하고, 다른 인간은 노예보다 못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만한 짓을 하는 것이니, 그렇게 되는 이유는, 자기자신에 대한 주체성이 없는 쇄뇌된 정신은 배타적인 성격이 이루어져, 남을 배척하는 성격이 그 뇌로부터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상대에게 함부로 오만을 떠는 것이다.
영혼을 잃은 인간이 오만한 악을 저지르는 것은, 남을 자신의 발아래 있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발아래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리하여 쇄뇌된 정신은 쇄뇌적으로 주입된 지식 외에는 더 이상 배울 가치있는 것이 없다는 정신병리적 현상이, 다른 인간들은 가치없는 인생을 사는 아무런 쓸모없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으로 다른 인간들에게 함부로 선생노릇을 하려하고, 인간세상의 일들을 자신만이 해야 한다고 하는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성격을 갖기 때문이니, 영혼을 잃고 머리에는 든 것이 없는 인간이 요란한 소리로 근엄한 척하며, 다른 인간을 가르치려 하는 것이 오만악의 극치에 이른 인간의 행태적 증상이다.
인생의 근본적인 목표는 자기완성에 의한 자아탄생에 있다. 그런데 정신이 쇄뇌된 오만한 성격의 인간이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은, 영혼을 잃어 인생의 목표 자체를 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혼을 잃고 인생의 목표를 망각한 인간이 오히려 다른 인간 위에서 선생 노릇을 하려고 하니, 그 가르친다는 것이, 오만한 정신으로 다른 인간의 주체적 정신을 잃게 하여 노예적 정신에서 굴욕적인 인생을 살게 하고, 오만한 소리로 다른 인간의 상보적 소리를 잃게 하여 배타적인 소리와 이간질적인 소리를 갖게 하여 인간세상의 조화를 깨트린다.
또한, 오만한 마음으로 다른 인간으로 하여금 스스로 편안한 마음을 이루지 못하도록, 서로를 시기질투 속에 마음을 사악하게 만들어 들끓게 하고, 오만한 행동으로 다른 인간으로 하여금 화합을 이루지 못하게 하여 투쟁적인 행동에 따라 공격적인 삶에서 세상을 불행하게 한다. 그리하여 가정 안에서 부부가 화합을 이루지 못하도록 이간하고, 사회가 안정을 이루지 못하도록 악의 투쟁을 부추겨, 인간세상의 평화와 행복을 깨트리니, 이러한 짓들이, 영혼을 잃고 정신이 쇄뇌된 오만한 인간이, 인간세상을 추악하게 하고 인간의 삶을 좌절의 삶이 되게 하며, 나와 가족과 사회와 국가를 불행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오만의 종교
인간이 몸을 굽혀 “절”을 하는 이유는, 하늘과 공기와 땅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과, 그러한 마음에서 공경하는 성품과 존경하는 성품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인간의 성품에서 공경심은 하느님의 성품을 배우는 것이며, 존경심은 조상님의 성품을 배우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절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인즉, 이것을 거부하는 것은 공경심을 잃고 존경심을 잃게 되니 그러한 인간의 성품이 귀신의 성품이 된다.
사악한 종교적 집단은 제단도 꾸미지 않고, 가식적인 의상에 근엄한 목소리로 말을 하며 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또한, 거짓된 종교적 집단은 화려하게 제단을 꾸리고 점잖은 체하며 신앙인으로 하여금 절만하게 한다. 절이란 예의를 표현하는 것인즉,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것은 때와 장소가 있다. 그저 무턱대고 절만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그 종교적 대상에게 무례를 범하는 짓이 되니, 특정 종교가 그렇게 하는 것은 그 종교적 대상이 귀신이기 때문인즉, 귀신이 원하는 것은 인간의 굴욕적인 믿음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귀신을 따르는 인간은 신을 공경하거나 남을 존경하는 마음이 없다. 그것은 그 믿음의 대상이 공경이나 존경하고는 절대로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교만한 마음이 들어 겸손함을 오히려 부끄러운 짓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귀신의 성품을 배운 교만한 인간들은, 종교라는 미신에 빠져 종교 안의 인간들만이 옳다고 생각하여, 다른 인간들은 모두 미망에 빠져 오히려 미신에 빠진 어리석은 인간들이라고 비방하고, 자신들은 온갖 크고 작은 종파로 갈라져 서로 시기와 질투를 하며, 인간세상을 자신들만의 세상인양 오만하고 교만스러운 짓을 다 한다.
종교가 그렇게 하는 것은 온갖 거짓을 담은 종교적 교리 책자의 내용을 내세워 정통이니, 종통이니 하면서 자리싸움을 하는 것이며, 거짓에 쇄뇌된 신앙인은 이성이 마비되어 진리를 멀리하려 노력하고, 교직자의 말에 매달려 자신이 믿는 교직자의 말이 옳다고 서로 싸우게 되니, 그렇게 하여 악의적인 전쟁을 일으키고, 사회를 비참한 투쟁의 현장으로 만들며, 가정에 진리적인 삶이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파괴하면서도, 그러한 짓을 사명이라고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