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접대부들이 게이(남자 동성애자) 상대로 술과 몸을 파는 불법 룸살롱
‘준빠’의 충격실태
“준빠에 출입하는 남자 인기 연예인들도 여럿 있어요”
남자 접대부가 나와 여자 손님에게 술을 따르고 몸도 파는 변태적인 룸살롱으로 알려진 호스트바. 그런데 남자 접대부가 여자가 아닌 같은 남자를 상대로 술과 몸을 파는 또다른 호스트바(속칭 준빠)가 있어 충격을 준다. 더욱 놀라운 건 이곳을 찾는 손님의 대부분이 동성애자(게이)들이지만 접대부들은 게이가 아닌 일반 남자들이라는 사실. 준빠 세계를 섭렵하고, 한때 업소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던 김진호씨(가명·30)가 털어놓은 준빠의 실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퇴폐향락문화로 여자 접대부(호스티스)들이 남자 손님을 상대로 술시중을 들고, 이른바 ‘2차’를 나가 몸을 팔기도 하는 룸살롱이 있다. 또한 이와는 반대로 남자 접대부(호스트)들이 여자 손님의 술시중을 들고 2차를 나가 몸을 팔기도 하는 변형된 형태의 룸살롱 ‘호스트바’도 있다.
그런데 룸살롱·호스트바와는 또다른 변태적인 업소들이 은밀히 성업중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준다. 남자 접대부가 남자 손님을 상대로 술과 몸을 파는 속칭 ‘준빠’가 그것. 이곳은 남자 접대부가 나오는 호스트바의 일종이지만, 손님이 여자인 ‘정빠(정식 호스트바)’와 구별하기 위해 흔히 ‘준빠(준 호스트바)’라고 부른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 동성애자(게이)들. 사실 게이들만의 카페, 나이트클럽, 선술집, 가라오케 등 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준빠 역시 그들만의 공간이라면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이곳을 출입하는 남자들은 대부분 게이지만 남자 접대부들은 게이가 아닌 보통 남자들이어서 충격을 준다. 남자들이 돈을 위해 여자뿐 아니라 같은 남자에게도 몸을 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준빠’의 실태를 본지에서 알게 된 것은 그 세계에 몸담았던 한 남자의 제보에 의해서였다. 현재 서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호씨(가명·30)는 기자를 만나 준빠의 세계에 대해 낱낱이 털어놓았다. 그는 8개월 동안 종로 낙원동 일대와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준빠들을 두루 섭렵하며 2억원을 탕진하기도 했고, 잠깐이지만 ‘준빠’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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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들은 남자역할을 하는 ‘탑’과 여자역할을 하는 ‘바텀’들로 나눌 수 있어요. 손님의 성적 취향에 따라 선수들은 상대편 역할을 해야 하니까 곤욕스럽죠. 상대에 따라 남자가 되었다, 여자가 되었다 해야 하니까요. 물론 준빠를 찾는 게이들은 90%가 여자 역할을 하는 바텀들이에요.”
그래서일까, 준빠에서 선수들이 손님을 부르는 호칭은 90% 이상 ‘언니’지, ‘오빠’라고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손님이 남성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확실히 알 때만 사용한다는 것. 그런데 이따금 남자 역할을 하는 ‘탑’들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준빠에 출입하는 연예인들 중에 탑들이 많다고 한다.
“유명 디자이너 Y씨가 대표적인 탑이에요. 게다가 워낙 거칠게 해서 선수들이 제일 싫어하죠. 준빠에 직접 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마담에게 전화를 걸어 선수를 숙소로 부르는데, 전화가 오면 선수들이 자기 없다고 하라며 도망 갈 정도예요. 탤런트 A씨도 거칠기로 유명해요. 얼마전 모 동성애자 사이트에 한 선수가 그와 있었던 일을 올렸는데, 그 선수가 제가 아는 애더라고요. 제가 데리고 있던 16세 된 아이였거든요.”
그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신이 목격한, 또는 친한 마담으로부터 들은 ‘준빠’에 출입하는 남자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젊은 발라드 가수 B씨의 경우 이태원의 준빠 C의 대표적인 단골 손님인데, 김씨도 그곳에 출입하며 여러 차례 마주친 적이 있다고 했다. 또한 개그맨 D씨의 경우 준빠 세계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로, 연예인으로는 드물게 여자역할을 하는 편이라고 한다. D씨의 경우 결혼까지 한 사람이어서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결혼한 연예인 중에도 준빠 출입자가 많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D씨의 신혼여행지가 어디였는지 아세요? 태국이었어요. 우리들은 이해가 되죠. 남자 동성애자들이 가장 동경하는 나라가 바로 태국이에요.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이면 신나게 먹고, 남자 둘을 데리고 잘 수 있어요. 비행기 삯까지 포함해서 1백만원이면 일주일 동안 맘껏 놀다올 수 있어요. 그 정도면 그가 왜 그곳으로 신혼여행을 갔는지 쉽게 이해가 되죠.” 김씨는 그 외에도 영화배우 E씨, 기혼자 탤런트 G씨, 최근 애인이 있다고 발표한 탤런트 A씨, 댄스그룹 A와 B의 멤버 한명씩도 준빠를 즐겨 출입하는 연예인이라고 했다. 특히 B그룹의 멤버 H씨는 대외적으로만 커밍아웃을 안 했을 뿐, 집안에는 이미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기까지 했다고 한다. 반면 역시 기혼자인 탤런트 K씨의 경우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많은데 주로 외국에서 놀아서인지 국내에서 그와 관계를 가졌다는 선수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한다.
“사실 성관계를 가질 때 탑이냐 바텀이냐는 크게 의미가 없어요. 관계를 한번으로 끝낼 때는 중요하지만 길게 사귈 때에는 서로 남녀의 역할을 번갈아가며 하거든요. 그래야 관계가 오래 가지 그렇지 않으면 금방 싫증을 내고 헤어져요.”
8개월 동안 준빠를 다니며 2억여원을 날린 후 ‘차라리 직접 차리면 술값이 안 들면서 젊고 잘생긴 선수들을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그는 이태원의 작은 준빠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사도 잘 안되고, 준빠 세계의 비리들을 적나라하게 목격하면서 염증을 느껴 두달 만에 접었다고.
“손님들에 대한 착취도 심하지만, 선수들에 대한 착취가 특히 심해요. 그리고 업소를 운영하는 게 불법이다 보니까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더라고요.”
우선 선수들에 대한 착취를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1차 팁이 5만원, 2차 팁이 기본 10만원이니까 2차를 나가면 손님은 선수의 팁으로 15만원을 지불한다. 그런데 정작 선수가 받는 돈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2차를 나가면 1차 팁은 업소 몫이 된다. 또한 2차 팁 10만원에서 1만원을 새끼마담이 수수료로 챙긴다. 게다가 손님이 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 5천원을 또 뗀다. 결국 선수는 1차에서 봉사하고 2차에 나가 몸을 팔아도 그의 몫은 8만5천원뿐이다.
손님에 대한 바가지도 상상을 초월한다. 거리에서 사온 떡볶이 1만원어치가 10만원짜리 안주로 둔갑해 룸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또한 싸구려 양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양주가 가짜다. 게다가 이중장부를 작성, 세금포탈하는 액수도 엄청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더욱 이상한 것은 이들 불법 업소들이 한번도 적발된 적이 없다는 거예요. 단속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그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준빠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건전한 문화까지 없애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교적 건전한 게이문화는 보호해야 하지만 불법영업이나 인간에 대한 착취가 심각한 변태적인 준빠문화는 하루 속히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 글·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 사진·정경택 기자
■ 기사 입력시간 : 2002.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