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탈 정말 죄송합니다. 어디에 이런 글을 써야할까 생각해보다 아이를 가진 부모님이 많으신 곳이 이 곳이 아닐까 해서 여기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판이란 곳에 글을 써보는게 처음이라 여러 모로 어색한 점이 있어도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가족 얘기다 보니 누워서 침뱉기가 아닌가 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이 곳에서 익명성을 통해 올려보려 합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이상하게 남녀차별과 같은 행위에 되게 민감했습니다. 중학교 때 집에서 영화를 보다가 아빠가 'ㅇㅇ(제 이름)도 저 애처럼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말을 하셨는데,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었던 일도 과민반응하면서 화를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생각해보니, 이런 저의 민감한 반응들도 어쩌면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아빠의 가부장적인 태도와 관련되어 그에 대한 반발로 인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아빠는 제가 보기엔 무척 가부장적인 사람입니다. 문제는 본인은 스스로를 아이들에게 잘하려 노력하고 꽤 괜찮은 그런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거지만요.
얼마나 가부장적이냐면... 일단 저희 아버지께서는 술을 굉장히 좋아하세요. (술을 부리고 난동을 피운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으세요 ) 술을 먹으면 보통 1시넘어서, 심할 때는 4시정도? 그런데 엄마는 결혼초기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전혀 노터치입니다. 아무리 말해도 바뀌지도 않고, 엄마만 스트레스 받으시니까 그냥 신경 안쓰기로 하신것 같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반대로 아빠는 엄마가 밤에 늦게 집에 오시는걸 이해못하신다는 겁니다. 밤에 늦게 온다고 해서 막 12시를 넘기고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10시쯤... 그것고 일녀에 한번 있는 동창회 때만 딱 한 번 밤에 집에 들어오신 겁니다.
10년전 쯤인가, 제가 10살정도 때 엄마가 처음으로 아빠 허락을 맞고 동창회에 가셨어요. 그전까지는 돌아올 때 늦고 엄마가 운전면허도 없고 등등 여러 이유로 엄마가 가려할 때 마다 싸우셔서 그냥 안가셨거든요. 뭐 이런 식으로 동창회에 갈 때마다 아무래도 집에 도착하면 9시~10시 정도되는데 그러면 싸움이 시작되요. 왜 전화를 늦게 받느냐. 뭐하느라 이렇게 늦느냐 등등. 제가 '그럼 아빠는 왜 새벽까지 술먹고 다녀?' 이렇게 말을 했더니 남자랑 여자는 다르다면서, 아무래도 밤에 여자가 더 위험해서 그런 거라고 하십니다. 제가 보기엔 그냥 단지 엄마가 집을 떠나서 밤에 밖에서 돌아온다는게 싫어서 그런 것 같지만요.
뭐 이런 점들 말고도 화가나면 이성을 잃으셔요.
지금까지 화 나서 부셔버린 리모콘이랑 폰만도 몇개인지...
막 진짜 때리거나 그러시지는 않는데, 회초리가 아니라 테니스채나 다리미판을 가져와서
위협이라고 해야 하나;; 때리는 시늉 같은 걸 해요.
나중에 그런 얘길 하면, 당연히 때리는 척만 하는 거지 이러지만 진짜 이해가 안가요.
옛날에 동생한테 그러는 거 보고 깜짝 놀라서 진짜 그걸로 때리면 가정폭력으로 신고할꺼다 이렇게 말했더니 저한테도 막 위협을 가하셨습니다. 네 일도 아닌데 왜 끼어드냐면서;;
물론 남동생이 정말 큰일을 잘못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빠가 원래 별것도 아닌데 혼자서 욱하고 화내고 그러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던 얘기는 가족모두가 이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예민하게 구는 저를 오히려 이상하고 까다롭게 구는 아이라고 바라보는 것 같아서 입니다.
저는 아빠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저렇게 흥분한다거나 그러면 솔직히 그냥 참고 견디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같이 싸우죠. '도대체 왜 이렇게 흥분하냐'뭐 이런식으로요. 어떨때는 차근히 얘기를 드려보기도 하고요. 물론 자신의 잘못이라는 걸 절대 인정안하시지만.
그런데 동생들은 그냥 묵묵히 듣고 있다가 며칠 뒤 (아빠는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하시고 얼마 후면 화가 거의 다 풀리시는 스타일입니다. 그리곤 아무렇지도 않게 말걸고 그러세요) 다시 친절하고 애정있게 대하면 다시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고 그러더라고요.
엄마도 옛날엔 아빠가 그러시면 같이 싸우시더니, 이제는 그냥 혼자 참고 다시 아빠가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말 걸어오면 엄마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하십니다.
하루는 엄마에게 왜 그러느냐가 물어봤더니, 자기도 화나지만 너희 아빠는 돈버느라 바쁘고 (아빠의 유일한 장점이랄까요. 정말 성실하시고 책임감이 강하세요. 저희 세 명 학비 벌어야 한다면서 회사에서 야간도 하시고 부업도 하십니다.) 안그래도 힘들어하고 있으니까 그냥 내가 참고 살아야지 뭐.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십니다. 게다가 이게 무슨 현명한 대안처럼 그렇게 여기고 계시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그냥 아빠의 그런 행위를 합리화라기 위해서 스스로 자위하시는 것 같은데;;
아빠가 가족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시는 것은 당연히 감사드리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의 일 아닌가요? 열심히 돈을 번다고 아빠의 이런 행동을 다 참고 견뎌야 한다는 거 정말 이해가 안가요...
이런 가족 구성원 속에서 아빠의 그런 행위를 그냥 참고 있지 못하는 저는 자연스레 이상한 사람이 되었어요. 하루는 밥을 먹다가 아빠가 밥을 다 먹곤 엄마에게 빈 밥 공기를 넘겨주시더라고요. 이건 밥을 한 공기 더 퍼달라는 얘깁니다. 제가 아주 어릴적부터 성인이 다 된 지금까지 이런 행동을 하십니다. 아니, 분명히 아빠는 밥을 다 먹었고 엄마는 밥을 먹고 있는 중이고 엄마가 더 부엌보다 먼 자린데 왜 당연하게 빈 밥그릇을 엄마한테 주면서 시키냐고 물었더니, 이게 편해서 라고 하십니다. 반대로 엄마는 아빠에게 그런 걸 안 시키죠. 저는 그런 모습을 보기 싫어서라도 일부러 제가 밥을 퍼 먹어요.(아니 이게 당연한건데...) 그래도 아빠는 뭐 하나 느낀 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빠가 이러니 남동생도 집에서 손하나 까딱을 안해요. 물, 쥬스, 리모콘, 문제집 등등. 다 엄마한테 가져와라고 시킵니다.
그런데 정말 황당한 건 저희 엄마입니다. 제가 그날 밥상에서 '왜 아빠는 아빠가 직접 퍼 먹으면 되지 밥 먹고 있는 사람한테 그러냐'는 식으로 말을 하니 아빠는 저를 과민반응하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엄마또한 저를 이상하게 보시더군요. 왜 밥을 했다고 해서 밥 시중까지 엄마가 들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냥 부인의 도리, 이런게 아니라 남편이니까 고생하고 왔으니까 밥도 한 공기 더 퍼주고 이런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저희집에선 그게 아니고, 당연히 엄마가 해야하는 거라고 아빠가 생각하고 엄마도 그걸 당연한 거라고 여기니까 그게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엄마를 생각해서 해 준 말을 그 당사자인 엄마가 절 예민하다는 식으로 바라보며 '이게 바로 세대차이다. 우리땐 이게 당연한 건데 너희 땐 보고 자란게 다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이렇게 말하는 거보고 진짜 헐... 완전 화나더군요. 다시는 엄마 생각해서 입 함부러 안 놀려야지 그냥 내 일만 신경써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뭐 이것말고도 참 많아요. 아빠는 여전히 본인의 감정대로 수시때때로 벌컥 화를 내시고, 하루 후면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말 걸고, 제가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으면 왜 너는 아빠가 왔는데 인사도 안하냐! 이러면서 뭐라 하시고.... 그러면서 저를 딸에게 잘해주는 아빠를 못된 아빠로 만드는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시네요. 그리고 엄마는 예전엔 아빠가 본인에게 그런 행동을 하면 화를 내시기라도 하더니 요즘은 그냥 아예 해탈하신듯 아빠랑 짝짜꿍하면서 잘 지내시네요ㅎㅎ
아빠의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엄마한테도 옮아갔는지...
그리고 저는 어릴때 조금만 잘못해도 참 많이 혼나면서 컸는데(중고딩때), 남동생은 엄마한테 짜증을 부리고 저한테 틱틱거려도 요즘 공부때문에 저러는거다. 이해해줘야지 뭐 이런식으로 얘기하시네요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서운하네요.
이런 점 말고도 남동생만 너무 대하는 기준이 너그러운 것 같아요.
진짜 집에 있으면 제가 정신병자가 되는 것 같네요.
제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언 좀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물론 저도 수차례씩이나 여러 대화를 해봤지만 달라지는 것도 없고 서로 상처뿐인 다툼이라...
솔직히 이젠 대화하기도 지치네요.
저, 그리고 분명 제가 잘못한 것도 있을 것이고 고쳐야 할 점도 있을거에요.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무작정 비꼬거나 욕설을 올리시기보다는 따끔한 지적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다른 글들에 보니 가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막 적은 댓글들이 있던데 제가 보기엔 그건 정말 글쓴이에게 이 말이 전해졌으면 좋겠다하는 조언설 댓글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걸로밖에 안보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