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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나 어떠냐고 물어보려했는데..

하지만 묻는다

 

 

 

준면은 책을 덮었다. 먼지 쌓인 교내 도서관에서 찾은 음울한 색상의 커버가 씌어진 책은 흔히 나오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쓴 로맨스 픽션이었다. 다시 책을 덮자 커버에 쌓인 먼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훅, 하고 입 바람을 불자 언제 쌓였었냐는 듯 먼지들은 공기를 타고 나풀나풀 춤 추 듯 책의 커버에서 달아났다. 그래도 달아나지 않는 먼지들을 손으로 슥슥 닦아 털자 깨끗했던, 하지만 조금은 색이 바란 모습이 보였다. 다시 제 자리에 꽂아놓으려다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읽어볼까, 말까. 자리에 가만히 서서 고민하다 결국 대출 신청을 하곤 책을 들고 교내 도서관을 나섰다.

 

 

 

봉사활동 동아리로 도서부에 들어간 준면은 매주 한 번씩은 꼭 남아 같은 도서부원 친구와 함께 청소나 정리를 하곤 했는데, 오늘은 친구가 아파 학교를 결석해 결국 준면만 홀로 남아 도서관을 쓸고 닦고 책 정리까지 모두 마치고 이제야 학교를 나선 것이다. 여름인데도 이상하게도 오늘은 왠지 한기가 느껴질 만큼 쌀쌀한 날씨였다. 으, 피곤하다. 집이 얼마 남지 않아 느릿했던 걸음을 서둘렀다.

 

집에 가면서도 아까 그 도서관의 책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온통 머릿속에는 책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준면은 책을 좋아했고 호기심이 발동한 것에는 늘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나, 흔한 ‘뱀파이어’ 소재지만 그 중에서도 본 적 없던 ‘각인’ 이라는 소재가 아닌가? 잠시나마 진부한 흔한 소재라 생각했던 제가 바보 같았다. 준면은 집에 얼른 가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책을 얼른 다시 펼쳐보고 싶다는 마음에 더욱 더 걸음을 빨리 했다. 그러나 집은 얼마 남지 않았으나, 준면의 동그란 머리 위 하늘은 벌써 칠흑보다 검은 하늘이 존재했다. 그 위로는 자리잡은 한 치의 오차도 보이지 않는 유독 동그랗고 하얀 달 하나가 준면을 쫓고 있었다.



나는 내 생각엔 내가 너무 별로인 거 같아서 조금 고칠까 하는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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