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눈팅만 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글 올려보는 21살 여대생입니다..
재미 없으실지라도 사람 하나 살리신다고 생각하시고 꼭 좀 도와주세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억압적인 가정에서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렇구요.
지금 제 상황을 설명드리려면 제 어렸을 때부터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공부에 굉장히 집착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두 살 위 오빠가 있는데, 오빠와 제 성적에만 광적이셨어요. 제 어렸을 적 기억에는 초 2때, 엄마가 내준 공부량을 채우지 못했을 때 집 밖으로 쫒겨나서 다 풀어올 떄까지 아파트 계단에서 훌쩍이며 문제집을 풀었던 이런 기억 뿐입니다. 이런 것 뿐만 아니라,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는 저희 남매를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셨던 것 같아요. 가정에 관심이 부족했던 아버지에게 난 화를 저희한테 푸는 형식으로요.. 조금만 말대꾸를 한다거나 틱틱대기라도 하면 쫒겨나거나 매를 맞기 일쑤였고, 저희는 항상 화를 억누르고 살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엄마가 가장 권위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아버지는 엄마에게 소위 '눌려산다'고 할 정도로 아무 힘이 없으실 정도로요. 두 분이 싸우시면 항상 내몰리듯이 집을 나가는 건 아빠였고, 엄마의 화가 풀릴 때까지 아예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도 허구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불행하게 자라는 제가 항상 불쌍하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때 까지만 해도 부모님에게 '나쁜' 감정을 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만 살았습니다.
중학생이 되어 한창 사춘기가 올 때에도 저는 엄마에게 반항 한 번, 의사표현 한 번 속 시원하게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랬다가는 매맞고 쫒겨날 일만 생기기 때문에요.. 중 2때 무슨 이유에선지 성적이 굉장히 많이 떨어지게 되었는데, 엄마는 저를 무시하고 한심하게만 여겼습니다. 오빠는 그 때 좋은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시점이라, 비교는 더 심했습니다. 공부 못하는 절 두고 엄마는 '저 x은 못생겨갖고, 저런 x은 공부 가르쳐봤자 지 밥벌이도 못하고 돈만 아까울 뿐이다' 라는 등 쌍욕과 함께 저런 말들을 하며 인신공격까지 했습니다. 매일매일을 그렇게 살아왔다는 거..지금 생각해도 소름돋을 정도로 싫습니다. 공부를 하다 졸기라도 하면, 미련하다는 이유로 공부가 필요없다며 책을 그자리에서 찢어버리거나 자기 기분이 안좋을 때면 핸드폰도 부시고, 학교 책가방이나 교복을 찢어 학교를 못 하게 하고(그래도 어떻게든 티셔츠를 입고라도 학교는 갔지만요), 책을 물에 다 담구어서 공부도 못 하게 했습니다. 이런 일을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엉엉 울면서 죄송하다고, 하지 말라고 말하기만 하면서 꾹꾹 견디면서, 엄마에 대한 분노가 말도 못하게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에 맞는 친구와 저녁까지 수다떨다 오는 날에는 싸대기를 맞고 쫒겨난 적도 있습니다.. 엄마는 집.학교를 반복하는 생활만 바람직하게 여겼고, 제가 친구들과 다른 곳을 놀러간다던지, 함께 하는 모습을 단지 '기집애들이 겉멋만 들어 몰려다닌다' 라고 표현하였고, 조용히 공부만하길 바랬습니다.
중3때 고등학교를 진학하려는 시점에서 엄마는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저를 전문계 고등학교에 넣고 싶다고 맘대로 말하셨습니다. 사실 저는 인문계를 생각하고 있었고, 그 정도로 성적은 유지를 했구요. 엄마는 기술이나 배워서 공장에 취직하라는 말과 함께 전문계로 진학하라고 압박했고, 저는 기회를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연합고사를 피눈물나게 준비하여 좋은 성적으로 인문계고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이 쯤 되니 엄마의 욕심이 더 심해졌던 것 같아요.. 고 1때는 피눈물나게 공부하고 정말 높은 성적을 유지하려고 애썻습니다. 살면서 저에겐 장래희망같은 건 생각해 볼 기운도 없었고, 꿈이라 할 것도 없었던 저에게 성적유지는 단지 엄마에게 혼나지 않으려는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고 2때 이과에 진학하면서 수학 과학이 힘들어 성적이 떨어지자, 엄마의 무시와 핍박은 정말 심했습니다.. 중2때 전 정말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고 2때는 정말 칼로 손목을 그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죽어서라도 집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때는.. 이 때도 공부에 대한 엄마의 간섭은 정말 심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엄마가 하루 공부량을 정해주고 풀어오는 페이지까지 지정해주면 제가 그만큼 학교에서 쉬는시간이고 점심시간이고 다 풀어와야 집에 편히 들어올 수 있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엄마한테 공부를 내가 스스로 짜고 하고 싶다고 몇번을 말해봐도 시끄럽다며 무시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제 스스로 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에서, 공부에 흥미는 점점 떨어져갔고 성적은 점점 떨어졌습니다. 더군다나 2살 차이인 오빠는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대학에 합격했으니, 엄마는 자신의 방식이 옳았다는 생각을 더더욱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고3이 되었고, 고3은 제 인생에서 가장 지우고 싶은 시절로 남을 정도로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오빠가 대학에 입학하고 성적관리를 하지 않아, 학고 직전까지 갈 정도로 성적이 안 좋았습니다. 오빠는 학부에서 이상한 과로 배정받고 나서 삼수를 하겠다고 선포했고, 저는 오빠와 또다시 성적비교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저도 힘든 상황에서 진심으로 오빠를 응원했습니다.
엄마는 벽 달력에 오빠와 저의 모의고사 성적을 일일이 적어놓고 비교하고, 오빠에게만 엄청난 기대를 가질 정도로 오빠에게 매달렸습니다. 저는 고3때 모의고사 성적이 많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엄마가 오빠에게 저에게 부족한 수학을 좀 알려주라고 해서 오빠와 함께 공부해나갔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태도에 오빠까지 저를 무시하는 태도가 점점 심해지더라구요.. 공부를 못하는 절 보며 멍청하다고 짜증내고, 공부하다 조는 절 보며 답답하니 차라리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하는 등 믿고 의지했던 오빠에게까지 무사당하면서 전 정말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생각에 매일 울면서 잠들곤 했습니다. 이 때도 엄마가 내주는 문제를 다풀지 못하면 쫒겨나고 맞고... 집을 나가라며 짐까지 싸서 내쫒긴 적도 많구요... 이쯤되면 제가 호구같겠지만, 저희 집 분위기상 반항이라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마의 권위는 말할 수조차 없습니다...
대학원서를 쓰는 기간에도 저는 대학 좋을 델 갈 수도 없을 뿐더러, 보내도 멍청해서 필요없다는 이유로 전 원서조차 쓸 수 없었습니다. 피말르는 기분으로 살다가 원서접수 마지막 날에, 오빠가 한심하다는 듯 컴퓨터 앞에 절 데려와서 '엄마와 이야기해봤는데 성적이 안좋으니 간호학과를 다 지원해라' 는 이야기와 함께 원서를 지원해주었고, 그나마 전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시로 손꼽히는 간호학과에 그나마 합격을 했고, 오빠는 수능을 잘 보지 못해 삼수에 실패하고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와서 엄마의 간섭이 좀 덜해졌습니다. 당연히 sky는 아닌 제 대학을 보며 항상 실망을 했고, 오빠와 비교하며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대학에 와서 스스로 공부하면서, 공부가 즐겁다는 생각을 해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정도로 억압받고 산 제 인생이 불쌍할 정도로요,
대학 와서 엄마는 전처럼은 저를 어찌하거나 때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권위적인 태도는 정말이지 그대로입니다.
대학생이다 보니 친구들과, 동아리 선배들과 술자리가 잦아졌는데, 엄마는 나가기만 하면 전화를 끊임없이 하길 바라더군요. 사랑받고 자란 친구들이 부모님께 전화하고 이런 것은 정말 좋아보이지만, 엄마에게 사랑 하나 받아봤다고 느끼지 못한 저는 엄마에게 안부전화 하는 것조차 정말 싫더라구요.. 그런 엄마는 절 보며 정없다, 싸가지 없다는 등 전화를 잘 하지 않는 저를 항상 욕하곤 합니다. 엄마에게 애정이 있으면 '늦는다, 빨리가겠다' 등 안부전화도 잘 할 것 같은데, 집에 미련이 없는 저에게는 이런 형식적인 안부전화조차 토나올정도로 싫더라구요.. 이런 연락문제 때문에도 엄마와 대학와서 갈등이 정말 많았습니다.
엄마는 옷이나 가방 같은 것도 엄마와 함께 가서, 엄마가 허락한 것만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대학생인데도요... 친구들과 쇼핑가고도 싶고, 혼자서 옷도 사보고 싶은데 엄마와 이런 건 함께해야 한단 엄마의 생각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옷 사러 가기 전날에는 엄마의 비위를 건들이지 않아야 다음날 쇼핑을 갈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신경을 건들이면 옷을 아예 안 사주는 등 저한테 불리한 일만 일어나니까요... 그리고 옷 사준 날에는 어찌나 생색을 그리 오래도 내는지...
대학 와서 친구들은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엄마와 친구가 된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저에겐 정말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요... 대학와서 엄마와 하는 이야기는 학점 이야기 뿐입니다.. 학교에서의 고민, 이성상담 등은 하려고 생각도 하지 않고, 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사이가 많이 틀어졌습니다..
제가 얼마 전 엄마와 졸업 후 취직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엄마는 제가 간호사로 바로 취직하면 한 달에 백만원씩 생활비를 꼬박꼬박 줄 걸로 벌써 생각을 해놓으셨더라구요.. 물론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제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벌써부터... 단호한 엄마의 태도에 벌써부터 졸업이 두렵기만 합니다. 엄마아빠 여행도 보내줄 것 아니냐고 말하는 엄마의 태도에, 제가 그동안 당했던 게 겹쳐져 왠지 해주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 말고 다른 사람들의 학창 시절이 어땠는지 전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만 들어봐도 저처럼 엄마에게 얽매여 사는 아이는 없더라구요.. 제가 엄마에게 정말 불공평한 처사를 당하며 산 건지, 아님 다른 엄마들도 자식 사랑하는 마음에 저렇게 하는지도 전 항상 궁금했습니다... 제가 한 아이의 엄마라면 절대로 그렇게 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요.
이렇게 살다 보니 엄마에 대한 존경심은 하나도 들지 않습니다. 엄마가 뭐 한마디만 해도 대학생인데 반항심만 들고, 아예 마음이 붕 뜬 것처럼 집에 미련이 하나도 없습니다..
엄마는 언젠가 한 번 저에게, '본인도 할머니에게 그렇게 혼나고 살았다. 할머니가 힘든 것을 자기에게 다 화풀이해도 자기는 엄마가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하는 생각에 엄마가 오히려 불쌍했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제가 정말 나쁜 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엄마가 저에게 그렇게 대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었고, 원망만 쌓였는데 말이죠...
제가 이렇게 엄마를 존중할 수 없는 게 제 스스로의 문제인 걸까요, 아님 엄마의 방식이 잘못된 것일까요... 요즘 정말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회의감이 정말 많이 듭니다.. 저도 이제 성인인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