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20대인 여자입니다.
엄연히 따지면 제 결혼에 관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 방에서 가정 문제로 가장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을거 같아서 이 곳에 글 남깁니다. 할말이 많고 지금 좀 혼란스러워서 글이 두서가 없을수도 있지만 양해부탁드립니다.
저희 가족은 아빠는 목사이셨고 엄마는 가정주부 이신데요, 몇년전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사실 전 어렸을때라 두분 사이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정확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아빠가 이상한 교회에 발을 들이는 바람에 저희 가족이 한국에 있었을때 너무너무 가난하게 살았다는 건 압니다 (그 교회 담임목사가 사기꾼이었어요). 엄마는 적당히 부유한 외가에 살다가 졸지에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며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사셔야 했습니다. 제 기억엔 없지만 그 당시 아빠는 미친놈마냥 밥과 김치만 먹으며 살수 있지 않냐 뭐 이런식이었구요, 엄마를 때리거나 물건을 집어던진 적도 있었습니다. 친가, 그러니까 엄마의 시댁에선 할머니대로 할아버지대로 엄마를 시집살이 시켰죠. 엄마가 일을 하신다고해도 못하게 하시면서 정말 한달에 분유값도 안나오는 돈으로 생활을 하게 하셨습니다.
아빠가 교회일을 하면서 엄마랑 가장 자주 싸운것 중 하나는 엄마의 의부증 문제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봐도 심각할정도로 아무 여자나 갖다 붙여서 이상한 상상을 해요. 제가 아빠에게 싫어하는 점이 정말 많아도 여자를 좋아해서 바람을 피거나 할 타입은 아니거든요? 여자가 좋아할 타입도 아니기도 하구요. 근데 엄마는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빠를 호색꾼 취급하고 툭하면 나 죽으면 젊은 부인하고 당신 원하는 대로 살아라~ 그러고 싸울때만 되면 그때 당신이랑 누구누구랑~ 이러면서 계속 우려먹어요.
엄마는 쓸데없는 것에도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모든 상황에서 자신이 피해자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전혀 안 믿고 저와 오빠는 있는대로 구속하려고 해요. 아빠는 평소에는 정신적으로 미숙한건지 너무 유치하고 맘에 안 드는 일 있거나 짜증나거나 화날때면 (분노조절장애가 있습니다) 폭력적이고 말이 전혀 안 통합니다. 나중에 진정된 후에도 자기가 먼저 사과는 절대 안하고 엄마가 굽히고 들어올때까지 뻔뻔하게 굴어요. 남을 깎아내리는걸 즐기는 건지 약점잡고 말하는걸 굉장히 자주 하구요, 자기가 하는 말과 행동은 사실 여부가 어쨌든 맞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나는 게 너무 많은데 말을 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을까봐 이 정도에서 줄입니다. 미국에 오고 나서 몇년 되니까 싸우는 빈도라던가 그런건 줄었는데, 한번 터지면 끝도 없습니다. 어렸을때는 잘 못 느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저런것들이 저한테도 영향을 미쳐서 방에 혼자 있다가도 둘이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얼른 거실로 뛰쳐나갔는데 아무도 없다거나 둘이 좀만 언성을 높여도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거나 합니다 (엄마의 유전으로 부정맥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싸우면 그냥 불안하게 옆에서 지켜본다던가 한명씩 붙잡고 달래던가 엉엉 울어버리거나 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그것도 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만 싸우겠거니 했는데 나아지지도 않고 해서 이제는 둘이 싸우면 저도 껴서 싸우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일단 엄마편을 들었는데 (엄마의 과거가 불쌍해서) 지금은 그냥 둘다 잘못하는게 보이고 둘다 정신병자 같아요. 중간에 낀 전 노이로제 걸릴것 같습니다. 한번은 정말 너무너무 흥분했을때 진짜 사람이 피가 거꾸로 쏫는다고 하죠? 그랬을때 아빠에게 야라고 반말을 한적도 있습니다. 그건 진짜 폐륜아나 하는 짓아닌가 싶다가 그 상황에서 그 인간이랑 대면하면 누구나 그랬을거다 싶기도 하고... 모르겠습니다. 저도 점점 정신병자가 되는 것 같아요.
오빠는 저랑 자주 싸운다거나 사춘기 시절에 엄마에게 좀 반항을 하거나 하긴 했지만 그나마 저희 중에선 제일 정상인것 같습니다. 지금은 나가서 살고 있는데 오빠를 위해서는 그게 좋은 것 같습니다. 엄마는 어떻게든 오빠를 옆에 두고 싶어했는데 제 생각에 엄마 옆에 있으면 가족외 다른 사람과의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불가능입니다.
오늘도 싸웠어요. 어제 저녁 먹고 저한테 설거지를 하라고 시켰는데 싱크대가 막혀서 뚫리는 용액을 부어놔서 오늘 아침에 하려고 그냥 잤습니다. 근데 아침에 엄마가 일어나서 (항상 새벽에 일어나십니다) 온갖 짜증을 내며 설거지를 하신거에요. 근데 또 그 아래 분쇄기가 뭐가 걸렸는지 고장이 나서 아빠가 그걸 보고 당신이 맨날 뭘 거기에 집어넣고 돌리니까 맨날 고장나는게 아니냐고 OO이가 당신 닮아서 맨날 밤에 설거지 안하고 잔다고 말하니까 또 엄마가 폭발해서 싸우셨어요. 참고로 엄마는 살림을 잘 못하고 아빠는 집안일 하는걸 못한다는 빌미로 안 합니다. 한구에서는 손 하나 까딱 안했고 요즘에야 청소기라던가 빨래정도를 하구요. 전 한국에 있을땐 부모님이 교회일로 바빠서 밥 알아서 차려먹고 집안 설거지도 항상 맡아서 하고 기억나는 한 어렸을때부터 제방 청소는 스스로 했네요. 엄마가 뭘 해주거나 한적이 거의 없습니다. 중학생 정도부터는 항상 가족 식사를 제가 차렸고 지금까지도 요리와 설거지는 전담이고 청소 빨래도 일주일에 세번정도는 제 몫입니다. 그나마 오빠가 청소같은건 해줬는데 나가서 사니까 다 제가 맡게 되었죠. 아무튼 아홉번을 잘해도 한번 제가 뭘 저렇게 넘어가면 둘이서 난리를 치고 거기서 정말 이해안되고 쓸데없이 싸움을 시작합니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도 수도 없이 싸워요. 아무튼 저러고 둘이 싸우다가 절 잡아서 혼내고 언성 높이고... 진짜 미칠것 같습니다.
쓰고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두서가 없는 글이네요. 결시친 여러분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알려주세요... 정신과 상담도 두분이 몇번 받으신적 있는걸로 아는데 결과적으론 별로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희 가족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가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요?
--------------------추가-----------------------
빨리 독립하라는 의견을 주셨는데... 제가아직 학생이라 경제적으로도 혼자 나가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솔직히 제가 나간 다음 둘이서 너무 크게 싸웠다가 무슨 일이 날까봐 걱정이라 못 나가는 것도 있거든요... 아빠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고나서부터 남성 혐오증이 생겨서 몇몇 친구들은 절 레즈비언 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왠만하면 결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자는 지켜줘야 되는 존재라고 인식이 되서 그런지, 엄마가 어떻게 될까봐 걱정이 되서 아직 떨어질수가 없을거 같은데.. 독립만이 답인가요? 가족문제는 못 고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