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초등학교 5학년때 성폭행 당했었어. 너네 걸스카우트 알지? 초등학교때 했던거 ㅋㅋ 내가 그거했었는데 4학년짜리 후배 동생이 가방을 잃어버려서 원래 3시쯤에 끝나서 집에 가야했는데 6시쯤에 집에갔거든.
근데 우리집가는길이 약간 길이 많아. 집자체는 골목길에 있는데 큰찻길이랑 그 사이에 골목길도 엄청많고... 아 설명하기 힘들다... 하여튼 그래서 맨날 다른길로 갔었어.그날 하필... 진짜 바보같이 제일 어둑어둑한 길로 갔었어. 지금 생각하면 미칠듯이 후회되는데... 혼자서 걷다가 그 골목이 끝날 때쯤 손으로 입을 막히고 건물 안으로 잡혀들어갔어.
그때 사람 아무도 없었고. 그 골목 자체가 원래 사람이 안다니는 골목이야.끌려간 건물은 빌라였고. 옥상까지 끌려갔어. 너무 충격적이여서 생생하게 기억나.6층이 옥상이였는데 옥상까지 끌려가는 중에 그 남자는 막 웃고 나는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어. 나 죽는걸까? 성폭행인가? 눈물이 막 나더라고.
끌려가자마자 나는 내쳐지고 그 사람은 옥상문을 잠궜어. 옥상에서 내려다봐도 이상하게도 큰길에도 사람이 없고 유난히 그 날은 사람이 없었어. 그리고 너네 그거 알지... 너무 무서우면 소리도 안나오는거. 내가 딱 그랬어. 구석에 무릎꿇고 제발 살려달라그랬어.
그랬더니 그 남자가 자기가 하라는대로만 하면 살려준데. 그래서 ... 당했지.
정말 끔찍하고 수치스럽고 눈물이 났어.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멍했어 눈물만 계속 났어. 근데 막 갑자기 엄마랑 아빠가 생각나고 동생들이 생각나는거야. 그 때 당시 동생들 4살, 5살이였거든. 그러다가 문득 잘하면 살 수도 있겠다 해서 만약에 내가 살아서 나가면 이 사람 꼭 잡아야지 하고 눈 부릅뜨고 얼굴 쳐다보니까 이 사람이 뭘 꼬라보냐면서 내 뺨을 쌔게 때렸어. 엄청 쌔게.
끝나고 나서 그 남자가 혼자 바지 주섬주섬 입더니 나보고 옷 입으라해서 내가 막 울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옷 입었어. 그러더니 문 열어주더라고. 나가라고. 그래서 막 뛰어갔어.
집에 딱 도착했는데 집에 아빠가 계신거야. 아빠가 주말에도 일나가셔서 평일에 하루 쉬시는데, 그날이 아빠 쉬는 날이였어. 문 열자마자 아빠가 화내는 시늉하면서 왜이렇게 늦었어 딸!! 이러는데 눈물이 막 났어. 내가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한테 안기면서 한참동안 울었어. 아빠는 당황해서 친구랑 싸웠냐고 물어보더라고. 차마 말하기 힘들어서 아빠를 꼭 안았어. 그러니까 아빠도 나를 꼭 안아주시면서 등을 두드려주더라.
한참 그러고 있다가 말했어. 성폭행 당했다고. 그러니까 아빠가 표정이 싹 굳었어. 진짜냐고 계속 물어보는데 내가 고개를 끄덕이니까 아빠가 한숨을 크게 쉬더니 전화기를 들고 와서 경찰에 신고했어.
5분 쯤 지나고 경찰차가 3대 정도 왔는데 경찰아저씨가 나보고 그 사람 인상착의를 말해달래서 그 사람을 생각해내려고 하는데 머릿속이 하얗고 생각하려고 하니까 자꾸 헛구역질이 나오고 속이 턱 막힌 것처럼 그랬어. 인상착의 알려주니까 그 현장에 직접가서 나보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달래.
내가 막 울면서 싫다그랬어 그사람 보면 어떡하냐고. 상상만 해도 끔찍했어 그 일들을 다 하나하나 생각해서 묘사해가면서 설명해달라는거야.
내가 막 싫다하니까 아빠가 나 업어서 데려갔어. 딱 그 건물 보이니까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토할것같고 입이 바짝 마르고 식은땀이 줄줄 흘렀어. 한참 그러다가 다 말해주고 경찰차 타고 원스톱센터가서 또 상황설명하고 기본적인 성폭행 교육 받고 그... 생식기 검사하고. 그랬어.
결론을 말하자면 범인은 못 잡았어. 진짜 신기하게 똑같이 생긴 사람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전과범이였거든. 현장에서 정액 체취되서 그 사람 DNA랑 정액 DNA분석했는데 불일치가 나왔더라고...
지금은 거기에서 아예 생판 다른 아주 먼 곳으로 이사 왔는데 연락이 아직까지 없어.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그냥... 저기에서도 좋은 친구들 많았고 여기도 좋은 친구들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아. 그런데 이 일을 꺼내기가 힘들더라고.나중에 내 남자친구나 내 남편이 내가 피해자란걸 알면 어떡할까... 내 친구가 알게되면 날 더럽게 생각할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당시에 그랬고 지금도 말하기는 좀 그렇잖아...
좋은 일은 아니지만 평생 내 속에 감춰두고 살아야 할 얘기 언젠가 누군가에게 털어놨으면 했었어. 익명이라 안 믿는 애들 많겠지만 익명이기에 내가 속 편히 말 할 수 있었거든.
뭐... 엑톡도 가끔 싸패나 악개들이 판을 치지만 나야 원래 벽반이였고 벽반에는 좋은 애들도 많고 고민상담해주는 애들도 있길래 그냥 올려봐.
그 이후 나는 2년동안 정신과 치료받았고 지금은 검정고시 준비하고있어. 아 물론 초졸은 했고 ㅋㅋ 내가 유전적으로 심장이 안 좋아서 자퇴하고 다음달 8월 6일에 검정고시 시험봐.
내가 뼈저리게 느낀 건 정말 경찰들 물론 수고하고 계시지만 범인을 잡기도 힘들고 잡아봤자 처벌도 엄청나게 약해. 정신과 치료 다니면서 또래 피해자 한명 만났는데 걔는 범인 잡았는데 초범이라고 징역 8년밖에 안 때렸데.
너희들은 이런 일 안 당하고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물론 너희들이 조심해야 할 점도 있겠지만 성폭행은 가해자가 또라이지 피해자가 또라이는 아니잖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네 ㅠㅠㅠㅠㅠㅠ 어떻게 끝내야할까 ... 음... 엑소 짱 ㅠㅠㅠ 이그조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