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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시험시간

이지 |2008.09.08 05:00
조회 290 |추천 0

고3 마지막 생물 시험이었는데 정답이 '항문'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흔하게 쓰는 단어인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잖아요. 머리를 쥐어짜고 그건데 그건데 하다가 한 문제라도 맞춰보겠다는 욕심에 '똥구멍'이라고 썼지요. (그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정말 '항문'이라는 단어는 생각나지 않았어요)


시험이 끝나고 그제서야 친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항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뒤에서 뚱뚱한 제 친구가 뛰어오면서 "야, 썼냐? 주관식 10번 말야."


"못 썼어." "나도 생각이 안 나서 못 썼어."


그런데 저같은 친구들이 몇 명 되더군요.


생물 선생님께서는 '항문'이외에는 다 틀리게 한다고 발표를 했지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우는 척하면서 생물 선생님께 달려갔지요.


"선생님!! 똥구멍 맞게 해 주세요. '항문'은 한자어지만 '똥구멍'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잖아요. 맞게 해 주세요."


제 울음 공세, 그리고 우리나라 말을 사랑해야 한다고 박박 우기는 저한테 선생님은 반쯤은 넘어가 계셨고. 옆에서 국어 선생님께서도 거들어 주신 덕분에 "'똥구멍'까지는 맞게 해 주마!"라고 드디어 말씀하셨죠.


개선 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돌아온 내게 친구가 물었죠.


"맞게 해 줬어?"


"당연하지!!"


갑자기 친구 얼굴이 벌개지더니 내 손을 잡고 생물 선생님께 달려갔어요.


"선생님!! '똥구멍'도 맞다면서요?"


"그런데?"


"저도 맞게 해 주세요."


그 친구의 답안지를 봤더니 글쎄….


'똥꾸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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