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맞벌이에요. 남편은 아침 6시30분쯤 회사에 출근해서 10시 전후로 보통 퇴근합니다.
토요일은 거의 격주로 출근 중이에요.
저는 공부방을 하고 있어서 시간적으로 많이 여유가 있는데
요즘 방학이라 특강한다고 9시부터 9시까지 수업이 있어요. 월요일부터 토요일 밤까지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 10시부터 저는 출근을 했고, 남편은 간만에 쉬는 날이었어요.
(어제 출근 했거든요.)
일요일은 수업이 원래 없는데 휴가철이라 빠진 수업 보충하다보니, 10시부터 애들이랑 씨름하고 4시 넘어서 수업이 끝났습니다.
남편이 저를 데리러 왔어요. -차로 20분 거리
남편이 원래 본인 머리 자르는 걸 엄청 싫어하거든요. 거의 한달 반? 두달에 한번 저랑 엄청 싸워가면서 한번 자르는 타입이에요. -_-;
지난주부터 머리 자르라고 엄청 싸우고, 이번주에 머리 자른다고 계속 약속에 약속을 거듭해서
남편이 머리자를 겸 저 데리러 올겸 겸사겸사 공부방에 왔어요.
우리 남편은 집에 혼자 있으면 내도록 굶고 있어요.
그래서 저 오늘 수업하다 중간에 어플로 햄버거 세트도 배달시켜주고 그랬거든요. 그래야 겨우 먹어요. 안그럼 자기 혼자 내도록 굶다, 저 밤에 가면 그제서야 저를 닥달하니..
암튼 머리 자르러 갈때도 엄청 어르고 달래가며 머리를 잘랐어요. -_-;
그리고 국수 먹고 집에 들어오니 7시 30분 정도 됐네요.
특강이라고 저도 집에 신경을 못쓰다보니, 정말 집이 가관이에요. ;;
그래서 청소기를 돌리니까 신경질을 팍 내더라고요. 문을 쾅쾅 닫고, 아이씨, 이러면서..
자기 쉬는데 청소한다고 짜증내는거죠.
그래도 어떡해요. 청소하고 빨래는 하고 살아야죠. 저도 계속 집안일이 밀려 있어서 짬내서 겨우겨우 하는건데. 애는 시댁에서 맡아주고 계시지만 평소에 시간 되는대로 가서 애도 돌봐야하고, 애 보다가 부랴부랴 수업하면 벌써 10시, 11시거든요...
청소하고 빨래 너는데, 자기는 누워서 얄밉게 핸드폰 게임하고 티비보고 깔깔 거리더라고요.
저한테는 성질 팍팍내면서.
저도 좀 짜증나서, 슬쩍슬쩍 귀찮게 굴었어요.
사실 남편이 계속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빨래 널면서 귀찮게 굴었어요. 계속....얄미워서...;;;
그랬더니 갑자기 소리지르더니
물건을 팍 주먹으로 치면서 하지 말랬지 그러더니
옷 다 챙겨입고, 회사 갈 준비 다 해서 나가버렸어요.
갈 데가 어딨겠어요. 시댁갔겠죠.
원래 그러거든요. 완전 신혼 땐 안그랬는데, 나이먹더니 싸우면 씩씩거림서 시댁가네요.
시어머니가 챙겨주는게 좋은가봐요. 저는 그렇게 안해주니깐.
사실 그렇게 화가 날 정도로 장난친 건 아닌데. 그냥 애교있게 뽀뽀하고 뭐 요런...거였거든요.
뭐, 본인이 싫다고 계속 그랬으니 저도 할 말은 없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쾅 나가서 시댁가서 외박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몇번 싸우면 시댁으로 가더라고요. 그럼 제가 먼저 전화해서 갖은 애교에...전화로 오라고 꼬시고 꼬셔야 겨우 와요.
근데 오늘은 저도 어이가 없어서 잡지도 않았어요.
제가 남편보다 많이 벌어요. 거의 두 배는 버는데
왜 집안일도 거의다 나혼자 하고 있는지. 애 보는 것도 다 내 몫이고.
자기는 돈만 벌어오면서
내일 회사 가기 싫다고, 막 한숨 팍팍 쉬는것도 솔직히 전 이해가 안되거든요.
다들 그러고 살잖아요
근데 자기만 회사 다니는 것처럼, 본인만 세상 모든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사는 고뇌에 찬 가장인 양..
돈은 내가 더 많이 버는데!
이직 전에 다섯달 동안 우리 남편 백수였지만, 내색 않고 저 혼자 다 했건만.
본인은 정작 그런 생각을 전혀 안하나봐요.
고마워해달라고 생색 내는 건 아닌데, 뭔가 억울하네요...
아주 아주 자기만 힘들어 자기만.
후...
그래도 찌질하게 여기다 익명으로 써야 내 속이 후련하죠..
이런 얘기 친정엄마한테 절대 안하거든요..
우리 친정 엄마, 시댁어른들, 우리 남편 다섯달 동안 놀았던 거 아무도 모르세요.
우리 남편이 연봉이 얼마인지 아무도 몰라요. 그런 것도 저는 얘기 안해요.
저는 싸워도 친정에 절대 안얘기해요. 그게 다 흠이 되잖아요.
근데 우리 남편은요,
저랑 싸우면 시누한테도 얘기하고,
신경질 팍팍 내면서 시댁으로 가버리고.
이 남자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나이도 저보다 다섯살이나 많아요! 낼 모레 마흔인데!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다섯살 된 우리 아들이 차라리 더 나아요. 이럴 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