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ㅋㅋㅋㅋ
원래 판에 글 같은거 잘 안올리다가 처음으로 올려봤는데 판에 올라올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댓글들을 쭉 읽어봤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제게 공감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제 대처가 100점짜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의나 매너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을 때 성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저에 대한 배려는 없이 막무가내로 자리를 요구하는 아주머니에게 쉽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컨디션까지 안 좋은 상태라면 말이죠.
모든 분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 이렇게 법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우리나라가 될 수 있기를 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그리고 저와 같은 일을 겪으셨을 때 도움받으실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서울메트로 고객센터(전화, 문자는 40자 이내로 가능) : 1577-1234
서울도시철도공사 고객센터 : 1577-5678
방학을 맞아 어학공부, 자기계발을 위해 인천 검암동에서 강남으로 자주 다니는 초등학교 교사에요.
저는 검암역에서 공항철도-9호선을 타고 강남으로 다니는데요.
공항철도는 예전에 비해 사람이 많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자리 잡는 데 여유가 있는 편인데
9호선은 다른 분들도 아시다시피 열차 1편에 4량뿐이라 다른 열차에 비해 작고 자리 사정도 훨씬 빡빡한 편이지요.
게다가 사람 많은 곳만 골라다니는 황금노선이라고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다른 시간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죠. 앉는 자리는 김포공항에서부터 다 차버리고, 가양~염창 정도만 지나도 열차 안은 금방 사람들로 미어 터집니다. 다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에서 어렵게 어렵게 자기 일터로 향하시는 거죠. 힘든건 어린아이나 젊은이들이나 어르신들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저도 전날밤에 잠을 설쳐서 꾸벅꾸벅 졸며 가고 있었고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자리를 잡자마자 일부러 자는 척이고 뭐고 할것없이 바로 곯아떨어졌지요.
그런데 가양쯤 지났을까, 어떤 아주머니가 타신 모양인데 제 앞쪽에서 큰 말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처음에는 설마 제 일도 아닌데 신경쓸게 있을까 싶어서 그대로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제 일이었어요.
한 50대쯤 빠글빠글 머리 볶은 아주머니께서 제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계시는 것이었어요..
"사지 멀쩡한 젊은 놈이, 어른이 탔는데 꿈쩍도 안 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조용한 지하철이 순식간에 웅성거렸습니다. 칸 전체의 시선이 순식간에 저를 향하더라고요.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평소에 네이트 판에서 무개념 어르신에 대한 글을 많이 봐왔고, 거기에 많이 분노했던 저여서 솔직히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전까지는 겪어본 적이 없는 일인데, 이제 저한테도 올것이 왔구나 싶더라고요.
저와 같은 상황에서 네이트 판에서 봤던 사례들을 보면, 대체로 우물쭈물거리다 자리를 빼앗기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고요. 덩달아 화가 나서 어르신들에게 따지는 분들도 본 것 같아요. 저도 솔직히 한 성격하는 스타일이라 그냥 지고 싶지는 않았어요. 마음 같아서는 확 맞받아 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피곤에 찌들어 있는 몸상태에 그렇게 맞받아칠 정신도, 힘도 없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처하자는 결론을 냈어요.
그래서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연락한 곳은 미리 알아둔 서울지방 철도특별사법경찰대라는 곳이었어요.
"여기 당산으로 향하는 9호선 9526호 열차인데요. 지금 안에서 행패를 부리는 아주머니가 계세요. 빠른 조치 부탁드립니다."
딱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신고하고 끝냈습니다.
그리고 슬쩍 잠을 청했어요. 아주머니가 진상을 부리든가 말든가..
아니나 다를까 여의도에서 사법경찰 두 분 정도가 들어와서 확인 들어가시더라고요.
조용히 "저기요" 하고 손을 들고 그 아주머니 쪽을 가리켰습니다. 아주머니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이 역력해서 다시 진상을 부렸지만 경찰관분들께서 조용히 데리고 역 밖으로 데리고 나가시더군요.
그렇게 아주머니의 진상은 상황 종료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대중교통수단 안에서 어르신들에게 양보하는 것은 선택이지 의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 몸이 불편해 보이시는 어르신들께 자리를 선뜻 양보해 드린다면 참 좋겠죠. 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훈훈한 그림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네이트 판에서도 저와 비슷한 글들을 많이 보셨겠지만, 어르신들 중에는 무조건 불편한 어르신들만 계시는 건 아니더라고요. 100세 시대라 그런가, 몸과 마음이 아직은 청년 같고 정정한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도 어르신이라고 젊은이들에게 대접(?)을 받으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진상 어르신 분들이 계시더라도 너무 끙끙거리거나 감정적으로 맞받지 마시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이라면 제가 이용한 철도사법경찰이라는 곳이 있고요. 해당 지하철공사 고객센터로 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1~4호선이면 서울메트로나 코레일, 5~8호선이면 서울도시철도공사, 9호선이면 서울9호선운영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더운 여름날 지치지 마시고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