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우민톡에 이런 글 쓰는거 사과할게. 친구들한테도 말하기가 좀 그렇고 털어놓을 곳이 이곳밖에 없어서 여기에 적을게.
나 너무 무서워.
며칠 전부터 아빠가 내 성적문제로 화가 나셨거든.
내가 기대에 못미쳐서 많이 실망하셨어. 그런데 우리 아빠는 좀 옛날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가부장적이시고 자기중심적이셔.
아빠는 내 성적이랑 내가 열심히 공부 안하는 게 다 엄마 탓이라고 생각해.
그럴때면 아빠는 엄마한테 화 내면서 잔소리를 하셔.
그냥 잔소리가 아니라 엄마를 비하하고 인신공격을 하면서.
그러면 엄마도 스트레스를 받으셔서 또 나랑 내 동생한테 화를 내셔.
이게 어제까지의 일이고, 이건 자주 있는 일이라 난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어.
언제나 늘 그렇듯 두분 다 금새 그런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내실줄 알았거든.
두 분은 맞벌이 부부신데, 오늘 엄마가 휴가를 내셨어.
그런데 아빠가 엄마한테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애들 밥차려줄 생각은 안하고 애들한테 모범을 보이진 못할망정 일 안나간다고 늦잠이나 퍼질러 자고있냐고 하면서 아침 6시부터 엄마를 깨운거야.
둘이 몇분정도 말싸움을 하다가
엄마는 화가 나셔서 내가 죽어야한다고, 내가 죽겠다고, 차라리 이혼하자면서 소리지르시고 아빠는 아빠 나름 화나셔서 쌩하니 회사 가버리시고.
너무 무서웠어 나는.
두분 다 이렇게 싸우시는 건 처음이고 너무 예상치못하게 갑작스럽게 두분이서 아침부터 목소리 높여 싸우시고 무엇보다 엄마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게 충격이었어.
두 분은 거실에서 싸우시고
동생은 차마 말리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며 바라보고 나는 너무 무섭고 충격적이어서 내 방에 들어가서 귀를 막고 울었어.
듣고싶지 않은데 자꾸 엄마가 죽겠다고 소리지르고 이혼하자고 하고..
정말 듣고싶지 않았어 너무 무서웠어 정말로 엄마가 자살할거같았어.
그리고 아빠는 밤 열시가 되서 술을 드시고 들어왔어.
오자마자 거실에 있는 엄마한테 안방으로 가라고 소리지르고 나한테도 공부 때려치우라고,
이제 나는 신경 안쓸테니 전부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어.
그러고는 잘준비를 하려고 셔츠를 벗어 화장실에 집어 던지고 분이 안풀리셨는지 거실 의자를 쿵소리 나게 넘어트리고 안방에도 들어가 뭘 크게 넘어트린 것 같아.
난 그때 내 방에서 공부하고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그냥 굳어있었어.
난 아빠도 무섭고 엄마도 무서워.
아빠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엄마나 나나 동생을 때리실 것 같아. 더 심한 상상으로는 아예 칼로 찌르실거같아 우릴. 그러지 않으실걸 알지만 아빠가 소리지르며 화내실땐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
엄마는 정말로 죽어버리실까봐, 가출하실까봐, 이혼하실까봐 두려워. 이태껏 아빠한테서 받은 스트레스가 쌓여서 폭발한것 같아. 난 엄마가 욕이란 걸 할줄 아는지 몰랐는데, 엄마가 처음으로 ㅅㅂㅅㄲ라고 욕을 했다고 동생이 그랬어. 그만큼 많이 스트레스 받고 마음고생하시는 것 같아.
애초에 싸움의 원인이 나인것 같고 내가 공부만 더 열심히 했으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 엄마께 너무 미안해. 죄스러워.
난 두분이서 화해하셔서 다시 화목한 가정에 있고싶은데 아무래도 힘들어보여. 일단 아빠 성격을 바꿀수만 있다면 좋은데 그건 어려울테고 이대로라면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실거 같고..
만약 다시 화해를 하신대도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아빠가 엄마한테 한마디도 안지실려고 하거든.
오직 자기 생각만이 맞는 거고 다른 사람들을 자기 기준에 맞추려고 해.
나는 아빠가 잘못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엄마가 불쌍해.
내가 뭘 어떻게 해야될까. 내가 장녀고 누나고 딸인데.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더이상 엄마아빠가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서없는 글 읽어줘서 고맙고 이렇게라도 글쓰니까 조금은 홀가분하다. 웅녀들 모두 좋은 밤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