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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둘] 꽃보다 둘기 2화

둘기는 결국 호흡곤란이라는 고질병까지 얻고야 말았다. 그와 제 사이에 단단한 벽이라도 세워진 것 같았다. 아무리 손을 뻗고 뻗어도 비둘기는 비둘기였다. 손을 뻗는다 생각했으나 날개가 먼저 나가는 바람에 시민들은 그를 악덕 둘기로 오인하여 도시 밖으로 추방했다. 어디로 갈까 생각하니 제가 평생 사랑으로 담아둘 그가 평소에 입버릇처럼 말하던 곳이 생각났다. 중국, 이었나. 처음 만났던 날. 나의 인생에 사랑을 심어주었던 그가 내게 페레로로쉐를 건네며 같이 중국으로 가지 않겠냐 물었던 날. 난 그날부터 중국으로 향할 운명이었는지도 몰라. 둘기는 애써 운명설을 받아들였다. 그와 나는 운명이야. 사람들의 치졸한 질투로 인해 비록 도시에서 쫓겨나게 되겠지만 그를 향한 내 사랑만큼은 변하지 않을거야. 절대로. 
  바람이 가는대로, 구름이 흘러가는 대로 순리에 맞춰 날개를 푸드덕 거리던 둘기는 종국에 중국에 당도하고야 말았다. 정말 기뻤다. 그가 부리에 인스턴트를 끼워넣어주며 말하던 풍경과 이곳이 일치했다. 찌라시들이 물어다주는 떡밥에 기뻐하며 변호사를 선임하던 그의 모습을 다시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둘기는 잠시 감회에 젖어 도로 한복판에서 구구구 하고 울어댔다. 중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과 달리 인정이 넘치는 사람들이구나. 모두 하나같이 페레로로쉐를 던지며 꺼지라는 것을 보니. 둘기는 기뻐했다. 그와 같이 정이 많은 사람들이야. 둘기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를 찾기 위함이었다. 발을 뻗는 그 순간부터 자꾸만 구렁텅이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으나 그래도 참았다. 그를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노력들이 힘차게 둘기를 밀었다. 열심히 발걸음을 옮기기를 어느 정도 했을까, 둘기는 드디어 병원 앞에 도착했다. 만일 중국에 갈 일이 생긴다면 꼭 이곳으로 오라며 손가락으로 지도를 그려주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했다. 자꾸만 울음이 터질 것 같이 부리가 떨렸다. 구구. 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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