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영화 찍고 나니 마트 노동자 다르게 보여” 영화 ‘카트’ 제작기

두 아이의 엄마인 선희는 모든 일에 항상 열심이다. 그녀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마트에서도 5년 동안 성실하게 일했다. 비정규직이지만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일했다. 급작스러운 야근도 “해야죠, 마트 일인데”라며 마다하지 않았다. 정규직 전환을 앞둔 그녀는 회사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는다. 이후 생애 처음으로 선희는 ‘반기’를 든다. 자신과 동료들의 평범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다. 선희는 말한다. “저 생활비 벌러 나와요, 반찬 값 아니고.” 영화 <카트>는 선희와 같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압구정CGV에서 영화 <카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영화의 연출을 맡은 부지영 감독과 출연 배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황정민, 천우희,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가 참석했다.

<카트> 출연 배우들은 대부분이 중년 여성들이다. 배우들은 “영화를 찍으며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마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영화 <카트>의 한 장면.

배우 염정아는 자신이 맡은 ‘선희 역’에 대해 “가정과 일밖에 모르면서 살았던 한 여자가 부당해고를 당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모습에 공감이 많이 가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배우 문정희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노조나 비정규직 등 내가 모르던 부분에 대해서 많이 알게 돼 (촬영 경험이) 굉장히 새로웠다”고 말했다. 또 “그런 것들이 삶으로 다가왔을 때 오는 충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영애는 자신이 맡은 ‘순례’ 역에 대해 “평생 동안 허리 구부리고 청소일만 하면서 살아오다가 처음으로 제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스에 계단 밑에서 허리 못 펴고 옷도 못 갈아입고 하면서 잠깐 동안 쉴 곳도 없이 일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영화 촬영하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뉴스로만 접하던 최저 생계비를 밑도는 분들의 삶을 처음으로 표현했는데, 제대로 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에게 이런 현실을 알려야겠다는 의무감, 사회적인 마음을 가지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마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영화 <카트>의 한 장면.

영화에서는 남편의 벌이가 변변치 않아 맞벌이를 해야만 두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선희, 혼자 아이를 기우는 싱글맘 혜미, 20년 동안 청소일을 하면서 살아온 순례 등 중년·노년의 비정규직 여성의 모습이 주로 그려진다. 이들 사이에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20대 미진(천우희)이 있다. 미진은 대학 졸업 후 취업난 속에 면접만 50번 넘게 떨어진 후 마트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천우희는 “미진은 현실에 있는 20대들을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취업 준비를 하는 제 주변 친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내가 정말 몰랐던 점이 많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마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영화 <카트>의 한 장면.

부지영 감독은 “(비정규직 여성에 대해 다룬) 이런 소재를 상업영화 안에서 만들고자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시도”라며 “지금 꼭, 이 시대에 만들어져야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