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글쓰는 건 처음이네요.
하지만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이라 딱딱해도 그냥 이렇게 쓰겠습니다.
전 20대 후반의 아저씨가 되어가는 남자고
일때문에 영국에서 IT회사를 다니며 몇년동안 살다가 지금은 한국에 잠시 들어와 있습니다.
영국에 있으면서 4살 어린 여자친구를 만나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사랑할땐 똑같이 느끼겠지만, 당연히 그 땐 저도 서로 변함없이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여자친구는 학업에 열중하고 있었고, 저는 열심히 회사에 다니면서
서로를 많이 챙겨주고 배려하며 예쁘게 만나왔습니다.
제가 남자라 둔감해서 언제부터인지 알아채진 못했지만
어느순간부터인가 그녀는 행동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별게 아니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핸드폰도 숨기고 비밀번호도 걸어놓고
시간적 여유가 생길때에도 스케쥴이 맞다면 절 만나려고만 하던 그녀가
친구들을 만난다며 약속을 미루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귀가시간도 점점 늦어졌습니다.
물론 대다수는 그 정도에 벌써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 때 전 그녀를 너무 믿고 있었고, 혹은 아니더라도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그렇게 간절히 부정해도 크게 바뀌는 건 없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같이 있다 본 핸드폰엔
다른남자와 다정하게 주고받은 메세지와 음성, 사진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에게 가족핑계를 대며 약속을 미뤘던 날 저녁엔 그 남자의 집에 있었습니다.
잔소리는 많아도 마음약해서 늘 예스맨이었던 제가
아마 처음으로 크게 싸웠던 날인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믿었던 사람이 벌인 일이기에 전 정말 많이 마음 아팠지만
눈물흘리며 제게 용서를 구하던 모습에 전 그녀를 한번 더 믿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또 한동안 행복한 시간이 지속될 줄 알았지만
그 후에도 몇번씩이나 낯선남자와 연락을 지속하고
메신저뿐만 아니라 소개팅어플까지 사용해가며 점점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잘못했다며 용서를 구하며 눈물흘리던 그녀도
반복될수록 되려 제게 큰소리치게 되고 불편한(불리한)상황이 되면 절 회피하게 되었습니다.
"난 원래 이런 애다." , "그럼 가서 말 잘듣는 다른 여자 만나라." , "그럴꺼면 헤어지자."
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던 그녀는
어느덧 절 가장 아프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순간 너무 화가나서 분을 참지 못하고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벽을 치는 일도 생겼고
점점 더 과격해졌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녀에게 던지거나 때리지 않았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바보인걸까요?
제 사랑이고 제 사람이라고 믿었기에 자존심같은 건 챙길 생각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랑에 자존심 챙기는 게 더 바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늘 용서해야했고, 거꾸로 용서를 구해야 했던 적도 생겼기에
자존심뿐 아니라 자존감조차도 버려야 했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 그녀는 다른남자와의 만남이나 연락이 들통나면 저와 헤어지려고만 했기에
사실 전 그런 정황이 느껴져도 제발 아니길 기도하며 오히려 제가 떨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용서해주며 그녀는 아직 어리기때문에
철들어 마음을 가다듬는 날이 올 거라고 믿고 확신해왔습니다.
그런 날이 왔을까요?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차례 반복되었고
한 번은 제가 또 분을 참지 못하고 과격한 행동을 하다가 그녀의 머리를 살짝 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때렸다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문짝에 노크하는 것보다도 살짝 치게된 겁니다.
꺼져라, 가서 니가 생각하는 똑바른 여자 만나라, 지긋지긋하다 이런 얘기 듣다보면
너무 화가나서 순간 정신이 핑 도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고 하지만,
절대 고의로 그녀를 때릴 일도 없는데다, 그럴 성격또한 못됩니다.
이쯤되면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전 바보천치같이 또 그녈 용서했고 또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녀를 만나며 여기엔 쓸 수 없지만 그 외에도 저에게 숨기던 상상도 못할 일들도 알게되었고
충격도 받았지만 제가 받은 충격만큼 어린 그녀도 많이 아팠고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 아픔 제가 다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그 뒤론 별 일이 없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또 반복되었고 오히려 저에게 화내는 일이 많아지며
그 때마다 너무 열받아서 머리를 살짝 쳤던 일때문에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는 평생 변하지 않는다고
저와는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늘 헤어지자는 식으로 유도하곤 합니다.
서두에 적었던 것처럼 전 얼마전 한국에 돌아와 한국회사에 근무중입니다.
그녀는 여전히 영국에 있습니다.
한국계지만 영국에서 태어난 영국인이고 많은 영국인들이 그렇듯
부모님도움없이 학비를 스스로 마련하고 스스로 생활비를 벌기에
지금은 학업을 잠시 멈추고 돈을 벌고 있습니다.
혼자살고 있는데다 학자금상환이니 자동차할부금이니 보험료다 뭐다.
또 어린 여학생이니 사고싶은 것도 많고 먹고싶은 것도 많고
뭘해도 턱없이 부족할 때인데다,
어린 그녀가 허드렛일 알바하면서 고생하는게 마음 아파,
제가 먹고싶은 것 덜 먹고, 사고싶은 거 덜 사면서
제 월급중에서 제가 쓰는 생활비 빼고 월 70~80만원씩은 꼬박 부칩니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제 결혼할 상대라고 생각했기에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그런 지금은 잘 지낼까요?
사실 요즘도 이상한 생각이 드는 때가 잦습니다.
친구들 만나는 횟수로 다시 늘고, 놀고 들어오는 시간도 늦어지고,
늦은 시간까지 연락이 안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싸울 때마다 헤어지자는 쪽으로 얘길해서 뭐 한마디 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제가 지금껏 잘못 대처해서 버릇이 된 걸수도 있겠죠.
시차는 물론 멀리 있다보니 제대로된 대화할 시간도 없고
하루하루 멀어져가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사실 위에 쓴 내용보다 더 깊고 복잡한 사건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지만 어쨋거나 전 그녀때문에 상처받고 싶지 않고 상처주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서로 아픔없이 늘 의지하고 사랑하며 함께하고 싶은것뿐인데
왜 제겐 이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요?
상대방위해 희생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면 늘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제가 너무 바보처럼 미련하게만 살아온 걸까요?
사실 우리 얘기를 남들이 듣고 그들 잣대로 판단하게 두면
저뿐 아니라 그녀에게도 상처가 될까봐
SNS에도 아쉬운 소리 한번 안올렸었는데
이렇게나마 어딘가에 제 마음 털어놓으니 한결 가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