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선생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
은희는 무언(無言)의 저항을 했다.
상담 선생이 무슨 질문을 해도 대답하지 않았고,
아무런 말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번 상담 시간에 막말 섞인 훈계를 들은 데 대한
소극적인 반항의 행동이었다.
상담 선생은 그런 은희를 잠시 지켜보더니
이런 말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며칠 전에 너 같은 이기적인 년 하나가
나한테 인터넷으로 상담요청을 하더라.
자기 나이가 스물 다섯인데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출을 해서 술집 여자로 일을 했대.
그러면서 나한테 뭐라는 줄 알아?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과거로 돌리고 싶다고.
자기 이래서는 결혼도 못 할 것 같고,
애도 못 낳고 살 것 같다고.
자기 같은 과거 가진 여자랑 누가 결혼을 하겠느냐고.
이럴 바에는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년한테 뭐라고 했는지 아니?"
그 술집 여자의 사연은 은희의 호기심을 무척 자아냈다.
상담 교사는 찬찬히 입을 떼어서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뭐라고 했냐 하면,
'네년 나이가 스물 다섯이니
사람의 한평생이 팔십 년이라고 한다면
네게는 아직도 60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어.
네게는 아직 잘못 가고 있는 길을 수정할
수많은 시간과 기회가 남아있는 거야.
근데 넌 고작 네 인생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시간을
잘 못 보낸 걸 가지고 나머지 10분의 9까지 포기하려는
무책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건지 알고는 있는 거니?'
그렇게 말해주었지."
왠지 상담 교사의 그 말은
그 술집 여자가 아니라 은희에게 하고 싶은 말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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