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면 씨. 우리 아이 가질까?”
갖자, 도 아니고 가질까, 였다. 준.면이 아니, 라고 한다면 거절이 될 터였다. 도희는 준.면을 옴싹달싹 못하게 하는 법을 잘 알았다.
준.면은 처음으로, 경.수와 제가 몸을 섞은 것을 아내가 오래전부터 알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 그래야지.”
그러자, 도 아니고 그래야지, 였다. 도희는 준.면이 가끔 안쓰럽기도 했다. 무엇 때문에 저렇게 강박적으로 스스로를 꽁꽁 묶고 살까. 온 힘을 다해 행복을 거부하는 사람 같았다.
“이제 안 할게.”
침대보를 정리하는 도희에게 준.면이 불쑥 말했다.
무엇을?
도경.수와 돌발행동처럼 입술을 부딪치는 것을? 사무실에 쌓인 이면지를 들고 와 급히 처리해야 할 서류인 척하는 것을? 휴일에도 출근해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있는 것을? 모든 감정이 무(無)가 되는 것을?
대학 입학 이후 단 하루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는 박찬.열을?
“그래. 하지 마. 아이를 낳으면 달라질 거야.”
도희가 침대에 누워 묶었던 머리를 풀며 말했다.
아니야. 달라지지 않을 거야. 내 속에는 아무것도 없어. 우리 아이가 언젠가 크면, 심각하게 고민할 거야.
내 아버지는 왜 웃지도 울지도 않을까. 저 자는 왜 살까? 나 때문에 사는 것도 아니고 엄마 때문에 사는 건 더더욱 아닌 것 같은데.
그런 고민으로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의 속이 얼마나 공허할지 생각해 본 적 있나. 당신 인생이 아니니까 상관없어?
준.면도 도희의 곁에 누웠다. 도희가 남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준.면은 그녀를 꽉 안았다.
이렇게 안기고 싶은 기분을, 과거의 김준.면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므로.
사.개월님 면.도 빨리.해 아무랑.이나 맨 끝 구절인데 진짜.....
대박..문체 너무 깔끔하시고 이 구절은 평생 못 잊을 듯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