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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가끔 무섭습니다. 스압

안녕하세요 평소 판을 즐겨보진 않지만 가끔 심심하면 들어와보는 18세 소녀입니다.

주로 보는 판은 나 억울해요, 세상에 이런일이, 10대 이야기 등입니다.

우선은 진지한 글들이 많더라구요, 고민 상담 같은거..

그런 글에 대부분 댓글 1순위가 자작나무, 자작냄새, 자작 티난다 등등 자작의심이 많더라구요.

물론 제가 봐도 자작인 게 티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에는 별말 안하겠구요..

저 또한, 저에겐 진짜 심각한 고민인데 괜히 조언 받으려고 썼다가

욕먹고, 자작의심받고 그러면 어쩌나 괜히 두려워져서 쓸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을 어디에다가 털어놓을 수가 없어 쓰게 되네요..

댓글이 없는 고민글들도 많던데 제가 또 그렇게 될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하여튼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려요. 말투가 안좋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제목에 적었듯이 전 아빠가 무섭습니다. 성추행, 성폭행, 이런 건 아니구요.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아빠는 저에 모든 것을 바르게 고치려고 애쓰셨습니다.

물론 가장 심했던 부분은 역시 공부였지요.

초등학교때 공부는 꽤 잘 해오던 저였습니다. 줄곧 일등을 놓치지 않았어요.

중학교 가서는 조금 나태해졌는지, 입학성적 10등 안으로 들어간 저는 계속 떨어지기 시작해

졸업은 30등에서 40등 사이의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성적이 나올 때마다 아빠께 많이 혼났구요.

아빠가 워낙 성격이 불같으시기도 하고, 또한 제 공부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시다 보니 더 혼내신 것 같습니다.

아빠는 절 믿으십니다. 믿으셔도 너무 믿으십니다.

내 딸이 공부를 제일 잘한다, 머리가 좋다, 못하는 게 없다 라는 말을 수없이 해오셨습니다.

하지만 전 그 기대에 미칠 만큼이 되지 못합니다.

공부는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와서 철도 조금 들고 그랬기에 인문계 고등학교 전교 20등 안에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너무 망쳤습니다. 저 혼자 기숙사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사실 기숙사에 온 이유도 아빠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여튼 금요일 밤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을 때 전 정말 불안해서 얼굴이 창백해지고 손톱은 물어뜯다못해 피가 철철나고, 괜히 배와 머리도 아프고 식은땀도 나고 손발이 덜덜 떨렸습니다.

집에 갔더니 제가 울었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아빠와 엄마는 절 위로해주셨습니다.

무려 아빠는 절 데리고 드라이브를 가서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격려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날이었습니다.

전 아빠가 기분이 풀리셨거나,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시지 않을까 라는 기대로 들떠 있었습니다.

아니, 들떠 있다기 보다는 안심하고 있었다는 말이 맞겠죠.

하지만 그 다음날, 아빠가 직장에서 돌아오셔서는 저를 불러놓고 성적을 물으셨습니다.

솔직히 말했습니다, 전 아빠를 믿었으니까요.

수학과 과학을 60점대를 맞았습니다. 3~4등급의 수준이죠.

다른 것들은 대부분 1~2등급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역시 만족하지 못하셨습니다. 갑자기 엄마께 술을 가져오라고 하시더군요.

전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빠는 침대에 앉으셔서 절 혼내기 시작하셨습니다.

중학생 때 부터 맞은 적이 많았기 때문에 맞는 것은 익숙했습니다.

큰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는 것은 기본 발로 배를 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익숙했습니다. 공부가 뭐라고 내가 맞아야하지?라는 의미없는 생각은 이미 전에 그만두었습니다. 아무리 해봤자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여튼 엄마가 술을 가져오셨습니다. 아마 제일 힘든 건 제가 아니라 엄마겠죠.

엄마는 아빠의, 저의 그리고 동생의 모든 짜증과 화풀이를 웃으며 받아주셔야 하니까요.

엄마가 술을 가져오시자 아빠는 바로 마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슬슬 취기가 돌자 아빠는 좀 더 난폭해졌고, 저에게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가장 무섭고도 난해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전 울었습니다.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있더라구요.

울면서 아빠께 띄엄띄엄 대답을 했더니 아빠 딴에는 만족스럽지 않으셨는지 또 때리시더라구요.

많이 맞지는 않았습니다. 큰 외상은 없었구요.

그러더니 한 번도 술을 입에 안 대본 저에게 술을 건네셨습니다.

술에 취하면 진심이 나온다, 너의 진심을 말해봐라 라고 하시면서요.

엄마가 옆에서 절대 마시지 말라고 말리셨으나, 전 너무 무서운 나머지 마셨습니다.

너무 긴장해 있던 탓인지 별로 취하거나 하진 않았구요, 겨우 한 잔이었기도 했구요.

아빠가 진심을 말해보라 하셨는데, 전 너무 비참한 제 모습과 우리 가정이 어쩌다 이렇게 됬을까 하는 마음에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러자 제가 우는 걸 세상에서 제일로 싫어하시는 아빠는 결단을 내리신 듯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그 때 마침 아빠의 사업이 잘 안되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 때 시각이 약 밤 12시 정도입니다. 아빠가 주변에 있는 계곡으로 바람쐬러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말만 바람쐬는 것입니다. 제가 그때 느낀 생각은, 아빠가 같이 죽자고 저러는 거구나. 이거였습니다.

제가 너무 성급하게 생각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 상황, 그 분위기에선 당연히 그런 의도였을겁니다.

바람을 쐬고 나서 제대로 이야기해보자 라는 말로 돌려서 말씀하시긴 했지만, 절대 그런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엄마는 울지 않으셨습니다. 줄곧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빠를 말리고, 저희를 다독여주셨습니다.

저는 가자고 했습니다, 아빠께. 엄마께 너무 죄송했지만 그 순간 든 생각은 진짜 죽어버릴까 였습니다.

힘들었습니다 너무너무. 제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난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지.

결국 저희는 옷을 챙겨입고 계곡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아빠가 앞장서서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앞장서서 갔습니다, 엄마는 아빠를 달래며 뒤에서 쫓아오고 계셨습니다.

전 길도 모르고 어딘지도 몰라서 앞으로 쭉 갔습니다. 그렇게 장작 2시간동안 걸었습니다.

춥진 않았습니다, 다만 너무 많이 울어 눈이 조금 아팠습니다.

그렇게 계곡에 도착한 후, 전 갑자기 무서워졌습니다. 엄마께 죄송했습니다.

아빠는 찬 계곡에서 정신만 차리고 오자라고 하셨습니다.

물이 깊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안 들어가겠다고 하자 아빠가 혼자 들어갔다 오겠다고 하셨습니다.

저와 엄마는 몸으로 필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아빠는 엄마를 내동댕이 치듯이 하고, 절 때리기도 하시며 어떻게든 물로 들어가시려 했습니다.

무서웠고 두려웠습니다.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엄마와 제게 두 팔이 잡혀 있는 아빠가 뭘 웃냐며 머리로 박치기를 하시더군요.

아프지 않았습니다. 상처는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엄마가 불쌍했고, 제가 불쌍했습니다.

아빠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그냥 아빠때문에 엄마가 불행해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아빠는 물에 들어가셨습니다. 물에 들어가셔서 밤하늘을 보시더니 아 시원하다 라는 말만 끊임없이 하셨습니다.

저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불안함의 몇분 후 경찰차와 구급차가 왔습니다.

아빠는 고집스럽게도 집까지 걸어가겠다고 했고, 큰 상처는 없었습니다.

몸싸움 때 잃어버린 슬리퍼 때문에 맨발로 두 시간 거리를, 물에 홀딱 젖은 모습으로 걸어가셨습니다.

중간에 경찰과 구급차는 갔습니다. 집에 가면 괜찮아질거라면서..

그 땐 조금 원망스러웠지만 이해는 갑니다. 물에 빠져 죽은것도 아니고, 단지 술 취해 진상부리는 것으로 보였겠지요.

힘들었고 괴로웠습니다. 모든 일들이 왜 나에게 일어나는 건지. 내가 이렇게 불행해야 하는 건지.

두 팔다리와 턱, 그리고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리더군요. 무서워서인지, 불안해서인지, 미안해서인지, 추워서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고, 전 다음 날 기숙사를 다시 들어갔습니다.

아빠가 원래 그런 성격은 아닙니다. 웃기기도 하고, 저희에게 많은 것을 해주려고 하십니다.

하지만 이중인격같다는 생각도 할 정도로, 갑자기 욱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해 약간의 애졍결핍이 있으신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저와 동생에게 잘 해주려고 하시는데, 그 방법이 틀리신 것 같습니다.

요즘은 또 괜찮습니다, 심각한 기분파이시기 때문에..

그렇지만 아직도 그 날 생각을 하면 잠을 설치고 괜히 눈물이 납니다.

제목엔 아빠가 싫다고 썼는데, 싫다기보다는 가끔 두려울 뿐입니다.

기분이 좋으실 때는 엄마께도 저와 동생에게도 굉장히 잘 해 주십니다.

가끔 돌변하는 아빠는 정말 무섭습니다.

저보다 불행하고 힘든 사람들이 많은 걸 압니다. 그것으로 위로를 삼고자 하지만,

그 날 일을 생각하면 세상에서 제가 제일 불행한 것 같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한건데, 아빠는 만족하지 못하십니다.

아빠의 기대가 너무 큽니다, 제 수준과 맞지 않게도.

지금 당장 힘든 건 아닙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하면 그럴 일도 없겠지요.

..그냥 속풀이 겸 아무한테나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했네요.

네이트판 여러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정의 눈초리를 받고 싶은 게 아니구요, 그냥 따뜻한 위로나 격려, 조언 같은 것 부탁드려요.

퍼 가거나 하시진 않겠지만, 그냥 읽으신 분들만 조용히 봐 주세요..

개인적인 일이니 퍼지는 것이 달갑지는 않습니다..ㅠ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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