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미스테리-판도라

엽기적인소녀 |2014.11.25 11:32
조회 7,237 |추천 0

내 고향에 전해져 온 [禁后] 에 관한 이야기.


저 글을 어떻게 발음하는지는 끝까지 알아내지 못했지만, 우리 사이에서는 [판도라]라고 불리웠었다.


 


 


내가 태어난곳은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아무 특징도 없는 평범한 마을 이었지만, 한가지, 눈길을 끄는곳이 있었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논밭이 계속되는 길위에 따로 혼자 서있는 폐가.


긴 시간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던것처럼 몹시 지저분하고, 케케묵은 시골마을에서도 특히 낡은 집이었다.


 


 


그것 뿐이라면 그냥 낡아빠진 빈집일 뿐이지만, 특히 이 집이 흥미를 돋구는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는, 부모님이나 마을 어른들의 과민한 반응.


 


 


그 빈집 이야기라도 꺼내려 하면 누구든 엄하게 꾸짖고, 어떤때는 때린적도 있었다.


물론 나도 똑같이 그렇게 자라왔다.


또 하나는, 그 집에는 현관이 없다는것.


창문은 있지만, 출입구인 현관이 아예 없었다.


 


 


누군가가 살았더라면 어떻게 나가고 들어왔을까?


그런 수수께끼 같은 요소가 흥미를 불러서, 언젠가부터 붙여진 [판도라]라는 이름과 함께


동네 아이들의 뜨거운 화젯거리중 하나 이었다.


(이 시점에서는 [禁后] 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태반의 마을 아이들은, 안에 뭐가 있는지 밝히고야 말겠다며 들어가보려 했던 적도 많았지만,


평소에 그 이야기만 꺼내도 어른들께 혼났던것이 몸에 베여서, 좀처럼 실천하진 못했다.


그 장소 자체는 너무 멀지도 않고 인적도 드물어서 마음만 먹으면 애들끼리도 충분히 갈 수 있었다.


아마도, 누구라도 한번쯤은 그 집앞에 와본적은 있을테지만 


몇분정도 그 분위기만 즐기고, 들어가진 못했을 것이다.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고 몇개월이 지난 후,


어떤 남자애가 판도라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이름을 A군이라 칭한다.


A군의 집은, 원래 A군 어머님께서 이 마을 출신으로, 다른 지방에 시집을 갔지만,


이혼을 하게 되어, 외가가 있는 어머님의 고향으로 오게 됬다는것.


 


A군 자신은 여기에 살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판도라의 이야기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A군은 그 당시 저와 사이가 좋았던 B군, C군, D양 중에


B군, C군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다.


다섯명이서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당연하다는듯 판도라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A가 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었다.


 


 


"우리 엄마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는데, 나도 그 이야기 하면 혼날까?"


 


 


"혼나기만 할까? 우리 엄마 아버지는 진짜로 때리는데?"


 


 


"우리집도! 너무하지 않냐?"


 


 


A군에게 판도라의 설명을 하면서, 돌아가면서 부모님을 원망 하기 시작했다.


판도라에 대해 거의 모든 설명이 끝나고, 우리는 가장 의문점 이었던


그 [빈집에 과연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거기 뭐가 있는지 아무도 몰라?"


 


 


"몰라, 들어가 본적도 없고, 이야기만 해도 부모님께 혼나잖아. 어른들만 알껄?"


 


 


"그럼 뭘 숨기고 있는지 우리들이 알아내자!"


 


 


부모님께 혼날 생각에 우리 넷은 처음엔 망설였지만,


A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린것과, 지금까지 못 해왔던 일이라서 결국 모두 찬성해 버렸다.


그 다음번에 모여서 이야기를 해 보니, D양의 여동생도


가고싶다고 해서 여섯명이서 일요일 점심때 실행하기로 했다.


 


 


당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폐가 앞에 모이는데, 각자 배낭에


과자까지 싸 오는등, 몹시 들떠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위에 기술 했던 것처럼 그 빈집은 논밭에 둘러 쌓여 있고, 현관이 없다.


그리고, 일층과 이층에 창문이 하나씩 달려 있다.


문이 없으므로 창문을 깨는 방법밖엔 없었는데, 보고있던 A군이


 


 


"유리창 하나 물어주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라며 창문을 깨더니 혼자 안으로 넘어 들어가 버렸다.


창문까지 깼으니 아무것도 없더라도 엄청 혼나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들도 뒤를 쫒았다.


 


 


거실이었다.


 


 


왼쪽으로는 부엌이 있었고 앞의 복도에 나가서 왼쪽 끝에 화장실,


오른쪽으로는 이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본래 현관이 있어야할 자리로 생각되는 부자연스러운 공간이 있었다.


낮이라서 밝았지만, 현관이 없어서인지, 복도는 어두컴컴 했다.


 


 


다 쓰러져가는 외관에 비해, 안은 생각보다 깨끗... 하다기 보단 


아무것도 없었다.


가구따윈 보이지도 않고,


누군가 살았던것같은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잖아."


 


 


아무것도 없는 거실을 두리번 거리면서, 남자애들 셋은


재미없다는듯이 말하며 가지고 온 과자를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비밀은 이층에 있겠네.


 


 


 


나와 D양과 D양의여동생(이하 E)의 손을 잡고 이층에 올라가 보려고 계단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계단이 있는 복도에 걸어나온 순간, 저와 D양은 심장이 멎는것 같았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복도 끝에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과 우리가 서있는곳 중간쯤에 경대가 하나 놓여 있고,


경대 바로 앞에, 봉 하나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봉위에는... 긴 머리카락이 씌워져 있었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가발을 씌운 것 같은데, 뒤에서 보면


 


 


마치 긴 머리의 여자가 경대 앞에 앉아있는것 같았다.


 


 


 


위치적으로도 평균적인 신장이면 꼭 거기에 머리가 있을 자리까지


봉이 세워져 있었고, 어떤 의미인지,  [여자가 경대 앞에 앉아있는 것]을 재연 해 놓은 광경.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이게 뭐야!?" 라며 어쩔줄 몰라하는 나와 D양.


 


 


우리 목소리에 뭔가 하고 나왔던 남자애들 셋은,


이 의미불명한 상황에 아연했다.


D의 동생 E만이 저게 뭘까? 하는 식으로 갸우뚱 거리는 정도였다.


 


 


"저거 진짜 머리카락일까?"


 


 


"몰라, 만져봐."


 


 


A군과B군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나와C군은 있는힘을 다해 말렸다.


 


 


"무서우니까 손대지마!! 기분나쁜데다가 절대 뭔가 있다니까!?"


 


 


"그래, 그냥 하지마!!"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하게 밖에 보이지 않는 그 광경을 보고 우리는 일단 거실로 돌아갔다.


거실에서 그 경대가 보이진 않지만, 복도쪽을 보는것만으로도 으슬으슬한 기분이었다.


 


 


"어쩌지? 복도로 안나가면 이층으론 못가는데."


 


 


"난 싫어, 기분이 이상해."


 


 


"응, 나도 뭔가 큰일날것 같은 기분이야."


 


 


C군과 D양, 나는 너무나도 예상밖의 것을 보고나니 완전히 의욕을 잃었다.


 


 


"그쪽만 안보고 지나가면 괜찮다니까!


이층에가서 무슨일이 있어도 계단만 내려오면 금방 도망갈 수 있잖아?


게다가 아직 낮이고."


 


 


A군과 B군은 어떻게 해서든 꼭 가보고 싶은 모양으로,


그만 두고 싶어하는 우리 셋을 부추겼다.


 


 


"그래도..."


 


 


라고 하며 모두의 얼굴을 보다가 순간 깨달았다.


 


 


 


 


"E가 없다!?!?"


 


 


 


 


E양이 없어진 것이었다.


모두 지금은 들어왔던 창문 근처에 모여 있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갔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거실도 부엌도 그 자리에서 다 보이지만 어디에도 E는 보이질 않았다.


 


 


필사적으로 E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동생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혹시 이층에 간거 아니야?"


 


 


그 한마디에 우리 모두는 복도로 눈을 돌렸다.


 


 


벌써 D양은 울고 있었다.


 


 


http://www.tenpet.kr/bbs/board.php?bo_table=tp_horror&wr_id=205
추천수0
반대수4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