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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20대 중반에 만나 내 인생에 있어서 나름대로 제일 어른스러운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만났지.2년동안 참 많이도 싸웠고 그러면서 점점 확신도 줄어들었지만그래도 완벽한게 어딨겠냐며 변하겠지...변하겠지...하며 기다림의 반복을 참아왔어.우린 정말 많이 달랐지만 또 그만큼 닮았었으니,서로 충분히 노력한다면 어렵지 않을거라고도 생각했어.
그렇게 지나치게 억척스럽게 이제 생각하니 미련할 정도로 참고 기대하고 실망하고를 반복했어.의심한 적 없었거든.우린 서로 노력했으니 우리의 끝은 나쁘지는 않을거라는 바보같은 믿음.나만 그랬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확신은 오빠의 행동도 한 몫 했었을테니까.무작정 누군가를 믿을 만큼 난 어리지도 않았고 오빠를 오랜시간 지켜본것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안되는건 안되는 거더라.내가 다른 사람들의 모욕에 힘들었던 옛날 이야기를 하던 그날.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그날.지치고 지쳐 결국 헤어진 그날 말이야.
나 많이 힘들었어 그땐 그랬어 하면서 어리광을 부리던게 아니라고는 말 못해.그렇지만, 그런 나에게 그런 애들은 무시하는거라고 단칼에 잘라버리며 그런 일들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건 아니었어.
내가 함께 힘들어했던 우리 엄마 이야기를 꺼냈을 때만이라도'그건 네 어머니도 그러시면 안되' 라고 말하지않고 내가 그때 얼마나 속상했는지 귀기울여주며내 주위에 모두가 그랬던것 처럼 목청한번 올리고 그 나쁜 사람들 한번 욕해주면 되는거였어.
공감.
그래, 오빤 그거 하나 해주는걸 어려워 하더라.늘 논리적이길 원하고 객관적인 사람이 되기를 추구하길 바라는건 알아.하지만, 내가 울면서 난 아직도 아프다고 할때,그런 사람들은 무시하는게 상책이라고 내 눈물도 모른척 하는 오빠 보면서내 노력의 끈이, 내가 노력하는 이유가 단 번에 끈어지더라.
어제 6개월 만에 카톡 보냈지. 장문의 그 카톡, 나 그거 3줄도 안읽었어. 오빤 아직도 모르더라. 내가 왜 그날 오빠와 헤어지려고 마음 먹었는지,오빠는 내가 그날 오빠가 나에게 소리지런 것때문에 상처받고 떠난걸로 알고 있는거 같았어.그리고 끝까지, 그때까지도 자신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오빠를 보면서 남녀사이의 노력이라는게 무작정 한다고 되는게 아니구나 느꼈어.
사람이잖아.
난 매번 상처받으면서 일어날만큼 독하지도 못하고, 긍정적이지도 못해.매번 나의 생각과 나의 의견을 오빠에게 이해시켜야 하는것도 나에겐 벅찼고,내 상처를 보듬어 주지 않고 자신만의 잣대로 오히려 날 이해시키려고 하는 오빠의 그 태도에 난 이제 지쳤어.
난 나를 이해해줄 사람이 필요했어. 적어도 내가 힘들땐 말이야. 다들 그렇잖아. 가족 다음으로 그 어디를 가도 내 편이 되어주고 내 상처를 드러내도 내치지 않는 사람. 세상에 이리저리 치어서 만신창이가 된 나를 안아주고 치료해줄 수 있는. 내가 숨어 들어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사람.
2년을 끈질기게 우리 서로 노력했지만 오빤 그냥 그런 사람이 아니더라.사람은 정말... 참 안 변하는거 같아.돌아봐서 후회없을 만큼 난 열심히 사랑했어.그래서 이젠 미련도 후회도 사랑도 아무것도 안남았네. 
그날의 우리는 좋았지만,아직도 오빠가 좋진 않아.오빠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것 처럼 나도 오빠를 이해하지 못한거니,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고싶지도 않고.
그냥, 이만큼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오빠를 많이 닮은 사람 만나.
그리고 그냥 우린 여기까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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