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8
가족여행으로 하와이를 간다는 대화를 시작으로 아침부터 대화 꽃을 피웠네. 조금이라도 부담스러운 이야기에는 몇 일이고 답을 안하기에 이렇게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걸 잘 알아 참 공들여가며 참 재밌게 이야기 한 것 같아. 가이드북에 체크해주라며 만날 약속을 잡게 된것도 참 좋았지. 사실 하와이로 정한건 너와 공감대를 더 갖고 싶어서라고 말은 안했어. 부담스럽겠지.
오후 수업이 다 끝나고 집에 가는 길. 너는 회사에서 한우 회식이 있다며 들떠있었고, 난 좋겠다고 부러워 했지. 근데 갑자기 변덕을 부리더니 삼겹살이 먹고싶다며 회식을 안가겠다는 너. 나도 참 잔머리가 좋은건지, 운대가 맞아서 인지 삼겹살 사준다며 급 만남을 질렀고(사실 같이 먹게 될 줄 몰랐어. 부담으로 느낄 것 같았거든.) 결국 같이 밥을 먹게됐지. 비싼 에스테틱 때문에 돈이 별로 없는 너라서 내가 쏜다하고 돈 보태겠다는 너의 말은 들리지 않았어. 사실 얼마가 들든 상관이 없었어. 10만원을 하든 100만원을 하든 너를 만날 수 있는게 난 중요하니까.
만나서 삼겹살을 먹는데 너 말대로 참 맛있었어. '너가 좋으면 나도 좋아'라는 말을 이제 알겠더라구. 내 연구실 이야기, 너의 일 이야기, 공대 개그 등등 듣다가 밥먹고 설빙을 가자는 너. 볼때마다 설빙이라 설빙 홍보대사 인가 싶었지만, 너와 더 있는다니 좋았어. 시험이 내일인건 잊고 잘 즐겼네.
이렇게 집에 갈때면 할 이야기가 막 떠오르는데 실제로 보면 왜 말을 못하고 듣기만 하게 되는 건지, 너를 보면서 계속 듣게 됐어. 강아지 이야기, 친구 이야기, 벌레 이야기, 하와이 이야기.. 가끔씩 오는 카톡. 남자친구임이 분명해서 신경이 쓰였지만 답장보내기 보다 나와 이야기 하는 모습이 나를 위한 매너로 느껴졌어.
너를 만날 줄은 상상도 못하고 어제 과제로 밤을 새서 머리도 엉망이고 옷도 대충 입고 있었던게 걱정이긴 하지만, 강아지마냥 좋아서 만났던 오늘 하루였네. 너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지만 부담스러운 말과 행동은 싫어하는걸 이제 좀 알게 되서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된거 정말 다행이야. 하지만, 친구처럼 지낸다고 내가 너를 포기 한게 아니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너는 내 마음을 알까? 알고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