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곧 22이 되는 21살 여자입니다
며칠 전 부모님과 또 한바탕 한 뒤 답 없는 고민으로 속앓이를 하다 글 써봅니다
저는 교수 아버지와 의사 어머니 아래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 유치원, 원어민 어학원, 수학 과외 등 비싸고 좋은 학원 돌며
초중학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부모님이 지원을 해주시면 기대에 부응하는만큼은 해야 할텐데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머리가 안좋은건지 노력을 한다고 하는데도 저는 공부를 썩 잘하진 못했습니다
피크가 고등학교 때였는데 제가 다른 과목은 다 성적이 괜찮았지만 수학만은 유독 못했어요
그래서 좋은 학원이다, 과외다, 다 해봤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결국 그게 수능까지 이어져 수리영역은 물론 다른 과목도 평소 하는 것보다 성적이 안나왔어요
부모님은 화장실에서 3시간 동안 우는 저에게 딱 한마디 하시더군요
네가 너 자신에게 실망한만큼 나도 너에게 실망했다고
그 후 부모님의 뜻대로 약대 편입시험(피트시험)을 준비하기로 한 저는 지방 사립대학
자연계열과에 진학하였습니다 교양과목들로 이루어진 1학년 때는 그래도 학점이 4점대는
나왔는데 2학년 전공을 시작하니 성적이 안좋아져서 부모님께도 저를 많이 닦달하셨지요
이제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하고 1월부터 학원에 다니게 됩니다
제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고맙다, 사랑한다는 등의 애정표현은 물론 칭찬 한 마디 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만들어 드렸을 때도, 학교에서 상장을 받아왔을 때도, 운동회에서 달리기 1등을 했을 때도, 장학금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부모님은 두 분 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라 자수성가하여 성정이 냉정하고 매사에 철저하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많이 상처받았지만 그런 부모님을 이해할수는 있습니다
다만 이제 견디기 힘드네요 저는 약대에 진학하고 싶지도 않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도 않습니다
마음 같아선 집을 나와 컵라면만 먹고 살게 되더라도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그러기엔 두렵네요
한편으로는 부모님께 너무 못난 자식이라 정말 죄송합니다 부모님도 어디 가서 제 얘기는 안하신다고 하세요 제가 만약 차였다면 연비가 너무 낮아 당장 폐차감이었겠지요
중학교 때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탈모가 생겼고 흰머리가 났습니다 손목도 몇 번 그으려 한 적도
있고요 다들 이렇게 사는건지, 과연 이게 옳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린시절에는 이런 부모님이 잘못됐다고 누가 좀 말려 주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모릅니다
나이가 드니 부모님이 이해되고 나약한 제 자신에 대해 자괴감이 드네요
제가 만약 약대에 가지 못하면 부모님께서는 저를 자식 취급도 안하시겠지요
부모님이 해주시는 것만큼 돌려드리지 못하는 제가 문제인 걸까요?
부모님과 갈등을 겪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