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녀 갱생 프로젝트 후아
안녕 언니들, 오늘 내 인생 썰 좀 풀어보려고 해.
그렇다고 엄청 오래 산 건 아니고, 이제 새해 밝았으니 23년이 됐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색녀야.
이 나이 치곤 좀 성욕이 왕성한 거 같긴 한데,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니고
나도 나름 이렇게 된 계기가 있었어. 말하자면 길지만 일단 차근차근 말해볼게.
판에서는 담담하게 말하지만, 나름 굴곡진 인생이었고,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거 같아서 적으면서도 좀 씁쓸하긴하다ㅠㅠ휴..
우리 집은 그렇게 잘 사는 편이 아니었어. 중하위?라고 해야하나.
외식은 거의 전무하고, 엄마랑 아빠는 맞벌이었는데 집에 있기만 하면 자주 싸우곤 했어.
오빠는 원체 말이 없는 성격이긴 했는데, 집에 질려서 그런지 집보단 거의 독서실에 있었고,
나랑도 거의 교류가 없고 그랬어. 정말 같은 집에 사는 룸메이트 느낌?
오빠가 공부를 잘했거든. 나는 공부와는 영 아니었으니 오빠입장에서는 한심하기도 했었던 것 같애
내 외모도 딱 봤을 때, 진짜 걍 흔흔녀 있잖아ㅋ 아 인정하기 싫지만 완전 별로도 아닌 그냥 딱 평범..? 피부는 좋았는데 무쌍에 별로 높지도 않은 코랑 둥그런 얼굴.
그래도 꼴에 꾸며보겠다고 파우치에 쌍액은 꼭 넣고 다녔다. 근데 그게 그거더라.
중2 때까지도 그냥 평범하게 살았던 것 같아.
집에서 부모님들끼리는 싸워도 나한데 딱히 못살게 구는 것도 아니었고,
친구관계도 그냥 친한 친구 몇 있고, 이쁘고 인기 많고 노는 애들 부럽긴 했는데,
꾸미거나 이런거에 익숙하지도 않고, 나 같은 찌질이가 갑자기 꾸미면 까이잖아? ㅋㅋㅋㅋㅋㅋ아 그러고 보니까 그때 소위 일진들ㅋㅋㅋㅋㅋ어떻게 사는지 궁금해ㅋㅋㅋㅋㅋㅋ막 반에 찾아와서 샤기 컷하거나 치마 튿거나 조끼 둥그렇게 파면 괜히 와서 시비걸고 때리고 그랬는뎈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지만, 그래도 걔네 벌 받았으면 좋겠다. 뭐 어쨌든 소심한 나년은 일진들도 무섭고. 그냥 동방신기랑 주인호 같은 얼짱들 사진이나 찾아보고 그렇게 살았지만…
근데 조카 웃긴게 뭔지 알아?ㅋㅋㅋㅋ아 인터넷 소설같다고 까도 상관없어 진짜 실화거든
안 믿어도 어쩔 수 없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딩부터 내 인생이 완전 바뀐거야.
우리 동네에 고등학교가 새로 생겼었거든, 시설도 새 것이고 교복도 체크무늬라서 겁나 이쁘기도 하고, 막 그런거 있잖아ㅋㅋㅋㅋ인문계 고등학교 가봐야 성적이 거기서 거기니
새로 생긴 고등학교가면 내신 따기도 쉬울 거 같고, 뭐 사실 다 핑계고 어차피 원래 가려고 했던고등학교는 같은 중 애들이 그대로 올라갈게 뻔한데 뭔가 뉴페이스들을 보고 싶기도 하고..
뭐 뺑뺑이로 학교 가는 거였으니 운명에 맡겨야 하지만ㅋㅋㅋ다행인지 불행인지 새로 온 고등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었다.
이쁜 교복에 학교도 새거니까 다 새롭더라고, 게다가 항상 동네에서만 보던 얘들이 아닌 각 지역에서 모인 애들을 보니까 신선하기도 하고, 괜히 설렜어.
그러다 보니까 내 삶이 되게 너무 건조하고 미지근한..?뭐 어쨋든 난 잘난 구석이 하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쁜 것도 아니니까. 새로 온 고등학교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뭐 그냥 다 까놓고 솔까 찌질해 보이는 내 자신이 싫었어.
이 때가 슬슬 내 삶에 대해 불만이란 게 생겼던 때인 거 같아.
나도 인기 있어지고 싶고, 이뻐지고 싶고, 나 같은 찌질이랑 저런 애들이랑은 알게 모르게
학교에서도 대우가 다르잖아. 급식도 먼저 받고 싶고ㅋㅋㅋㅋㅋ 청소시간도 적당히
설렁설렁 보내고 싶고.. 남자애들도 먼저 관심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사춘기 였나봐 암튼 그랬어.
그래서 앞머리도 내고, 에뛰드에서 비비크림도 사고, 틴트랑 그ㅋㅋㅋㅋ지금 나이에는 번져서 쓰지도 않는 가장 싼 3000원 짜리 아이라이너랑 교복 치마 주름도 튿고ㅋㅋㅋ
엄마한데 신세한탄도 하면서 신발이랑 가방도 사달라고 했었던 것 같아.
아직도 기억나 MCM구제가방 사고싶다겈ㅋㅋㅋㅋㅋ
울 오빠랑 나랑 4살 차이 나는데, 이때 재수 성공해서 나름 명문대 들어가서 그런지
좀 우리집안에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꿈에 부풀기 시작했을 때라서 뭐 사달라고 했는데도
그렇게 화내지 않더라고ㅋㅋㅋㅋㅋ
그래서 조금씩 외모부터 바꿔 나가기 시작했어. 물론 나 같은 흔흔녀가 그렇게 한다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지만..하 슬프닼ㅋㅋㅋㅋㅋㅋㅋ
뭐 어쨌든 우리학교는 남녀공학이었고, 점심시간이나 등하교 시간에 새로운 남자애들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 사실 얘네 의식해서 꾸민거 맞아ㅋㅋㅋㅋ
새학기 들어와서 이제 다들 신이나서 노는 그룹을 형성하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냥 중딩때 같은 반 몇번 해봤던 친구랑 같이 놀고 그랬는데, 내가 외모에 신경을 쓰고 막 노는 애들 따라 하려고 하니까 잘 나가는 여자애들이 처음에 슬슬 간?을 본다고 해야하나. 괜히 말 걸어보고 그러는 거 있잖아. 비비 빌려달라 그러곸ㅋㅋㅋㅋ사귀는 오빠 사진 보여주고
여기서 찌질하게 보이면 말 그대로 노는 척 하고 싶어하는 찌질이가 되는 거니까,
적당히 난 꾸미기를 좋아하는 내숭없는 컨셉으로 밀고 나갔어. 그러다 보니까 같이 매점도 가고 화장실도 가게 되고 얘네가 남자애들이랑 노래방 가거나 운동장에서 놀 때 자연스럽게 끼게 되더라. 와 근데 진심 조카 신세계였음.
왜 이런걸 모르고 살았지? 하고 이전에 있었던 내 인생은 마치 존재하지도 않았던 거 같은?
진짜 다시 태어난 거 같았엌ㅋㅋㅋㅋ 저 나이때 질풍노도의 청소년들끼리 얼마나 설렜겠냐고.
아침에 학교 30분 일찍와서 에어컨 콘센트 뒤쪽에 고데기 꼽아놓고 앞머리 말고
남자 교복 와이셔츠 크게 입고, 비비 서클 아 그리고 토마토 틴트ㅋ 바르고, 치마는 사물함에는 줄여놓은거 하나 예비로 넣어놓고 때마다 갈아입고 난리였짘ㅋㅋㅋㅋ
물론 나는 원래는 찌질이었기 때문엨ㅋㅋㅋㅋㅋㅋ나름 좀 청순한 매력을 어필하려고 애썼음ㅋㅋㅋㅋㅋㅋ괜히 핸드크림 책상위에 올려놓고 바르곸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회상해보니까 졸라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신이 나를 도우셨는지 같이 놀던 남자애들 중에서 나한데 관심을 보이는 애가 있더라구.
아직도 또렷히 기억나는게 내가 살면서 누구한데 외모로 ‘칭찬’을 받아 본적이 거의 없었어.
그냥 여자들끼리 예의상 누구 이쁘지, 누구 귀엽지 이런거 빼고는
근데 그 남자애가 하 점심시간에 점심먹고 여자애들이랑 남자애들이랑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막 치고ㅋㅋㅋㅋㅋ깔깔거리고 있었는데 나보고 “00야 너 계속 보니까 좀 괜찮게 생긴듯ㅋ”하면서 씩 웃는 거야. 막 변태라던지 꾼이라던지 뭐 찌질하게 웃는게 아니라 진짜 설레게 웃는거 있잖아ㅋㅋㅋㅋ가뜩이나 청춘이고 나 모솔이었는데 졸라 심장 터질거 같더라.
뭐 옆에 있는 애들은 꺅꺅거리면서 “야 걍 사겨”이렇게 막 밀어주곸ㅋㅋㅋ 청춘드라마인 줄.
그게 아무튼 걔랑 시작이었다.
내가 울 오빠 대학간거 보고 좀 삘 받기도 했고, 학원 안가거나 예체능 아닌 애들은 야자하잖아.
얘도 야자한다는 걸 알기에 맨날 야자 남아서 공부 좀 하려고 애썼어.
그 때 이쁘다 발언 이후로 뭐 번호를 따간다던가 친한 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걍 만나서 인사하고 애들 놀 때 같이 놀고 이런정도 였는데, 이쁘다는 칭찬이후로 야자를 할 때마다 얘 조카 의식하게 되는 거. 야자하는 시간 맨날 기다려지고 설레서 솔까 공부 안돼곸ㅋㅋㅋㅋㅋㅋ거울이나 보고, 언제 쟤랑 말을 붙여볼 수 있을까 기회만 엿봤짘ㅋㅋ..하…
그러다가. 어느날 얘가 야자 끝나고 집 갈 때 같이 가자는거야.
난 졸라 좋았짘ㅋㅋㅋ동시에 떨리기도 겁나 떨리고 하… 뭐 어쨌든 집갈 때 마다 얘랑 같이 가니까 나중에는 야자시간이 졸라 기다려지더라. 집 가면서 서로에 대해 얘기도 많이 하고.
얘기하다 보니까 얘가 좀 괜찮더라곸ㅋㅋㅋ일단 얼굴이 쩌는 얼굴은 아니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훈남이고 어깨랑 키도 좀 있곸ㅋㅋㅋ성격이 막 까부는 성격인 줄 알았는데 적당히 조용한? 생각도 깊은 거 같고 내가 이런 애랑 이렇게 야자끝나고 집가면서 서로에 대해서 뭔가를 공유하는게 엄청 설레더라고…
그래서 가까워지다보니 학교에서도 나름 아는 척 하고 이러니깐 애들이 좀 알아보기 시작했어 나름 선남선녀커플이라고 해주면서 분위기 만들어주는데 결코, 절대, 싫지 않은거지 서로 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한 한달정도 썸탔나 그날도 역시 같이 집 갈 생각에 부풀어서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드디어! 야자 끝나고 같이 집가는 길이 었어. 우리 집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기다리는데 갑자기 조카 진지하고 먼가 일어날 거 같은 분위기였어. 눈을 졸라 지그시 막 진지하게 뜨면서 나를 보더니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아, 넌 어떻게 생각해?’ 하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때까지 모솔이었던 내가 뭘 알겠어 그냥 인소에서 글로 배운 것이 전부… 그래서 나도 …나도 너 좋아한다고 했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모솔 탈출을 했어요.
근데 그때 나는 몰랐지 얘랑 했던 이 연애가 내 삶의 가치관을 바꿔 놓을 줄이야
휴...아 힘들다
과거를 회상하고 기록하는일이 이런 노력이 필요한지 몰랐어..
그치만 언니들 혹은 나보다 어린 판녀들이
부디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며..ㅜ 흑
곧 다시 다음 이야기로 찾아올게쒀!
너무 날카로운 댓글은...참아줘여... 세상은 참 별일이 다 있는게 사실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