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이제 3학년 올라가는 여중생인데 아빠 이후로 처음으로 같이 살아보는 남자가 우리 삼촌이야. 근데 아빠랑 조차도 몇 개월 살아보고 우리 집에 남자 한 명 들인 적이 없어
다들 아빠랑 같이 살고 남동생 있고 오빠나 그런 사람들이랑은 오랜 시간 같이 생활했잖아
나는 삼촌이랑 이제 1년 가까이 같이 살았어
엄마랑 아빠는 이혼하셨고 우리 집에는 나 엄마 할머니 외삼촌 세 명이서 생활 중인데
삼촌이 너무 불편해
우리 집은 엄청 가난해 급식비는 항상 밀리고 그래도 나 공부 한 번 시켜 주시겠다고 비싼 돈 들여서 학원 보내 주시는데 그것도 겨우 겨우 보내 주시고
반찬 살 돈도 없어서 일주일 내내 라면만 먹은 적도 있어
이런 우리 집이 예전에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갑부였대
1000평 짜리 밭만 몇 개였고 우리 집이 주택인데 주위에 있던 빌라 지어진 땅도 다 우리 땅이었는데 나랑 같이 살고 있는 삼촌이 사업하신다고 다 말아 드셨어
우리 집은 정말 순식간에 갈아 앉았고 삼촌 아들인 사촌 오빠야들은 우리 집이랑 연락 끊긴지 오래야
물론 삼촌도 그렇게 다 팔아 먹으시고 우리 볼 면목 없으시고 가족들 모이면 눈치 보시고 그러시는 게 너무 안타깝고 내가 다 죄송스러운 느낌이 들 정도로 좀 그래
그렇지만 삼촌이 불쌍하기도 하지만 정말로 불쌍한 건 우리 할머니랑 엄마인 것 같아
삼촌이 알코올 중독이셔서 하루에 만원인가 쨌든 일 이 만원 받아 가시면서 매일 술 사다 마시고 엄마한테는 항상 담배 부탁하고 자기 밥 챙겨 먹으려고 엄마한테 온갖 심부름 다 시켜
할머니가 약간 기억이 깜빡깜빡 하시고 이번에 갑자기 기침을 계속 하시고 몸이 안 좋아지셨는데 매일 할머니가 그래도 자기 아들이라고 삼촌한테 라면 사다주고 용돈 주시고
밥 안 챙겼나 물어보면 아까도 말했다시피 기억력이 안 좋으셔서 몇 번이나 물어보시면 버럭 화를 내고 뭐만 하면 화를 내셔
할머니도 정말 화 나셔서 내 방에서 빨리 죽고 싶다고 울고 항상 내 방으로 오셔서 위로 받고 나가셔
언제는 삼촌이 지신 빚 때문에 야밤에 어떤 아줌마가 다짜고짜 찾아와서 돈 갚으라고 화 내고 가고 우리 할머니 고소 당할 뻔 한 적도 있어
그럴 때마다 할머니가 할머니 보다 훨씬 어리신 아줌마한테 고개 숙여 가시면서 사과하시고 뒷정리는 항상 이모들이 하고
심지어 우리 집 팔릴 뻔 했어
난 삼촌 가식적인 면이 제일 싫어
그 전부터도 가끔 내 저녁을 챙겨 주시긴 했지만 눈에 띄게 잘해 주셨던 시기가 있는데 그 때가 언제냐면 담배값 오르고 삼촌이 한 동안 담배 안 피우셨는데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 하셔서 담배 한값 사다 드렸거든 그랬더니 삼촌이 완전 밝아지시면서 고맙다 그러고
맨날 큰방에서 티비 보시고 나올 생각도 안 하시는 분이 그 날 갑자기 나보고 방에서 티비 보라 그러고 삼촌은 날 딸처럼 생각한다고 저녁 차려 주시고
진짜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지더라고
또 돈도 안 벌어 오시면서 엄마가 내 저녁 하라고 사다놓은 음식들은 다 삼촌이 언제나 배고플 때 꺼내 먹는 간식이 돼
욕심인 거 알아
그래도 내가 8시에 공복으로 등교하고 1시에 점심 먹고 5시에 삼각김밥 하나 사먹고 학원 갔다 12시 가까이 돼서 집에 오면 허기져서 엄마한테 간식 좀 사다 달라고 한 거 없어져 있고
진짜 삼촌 오시고 나서 서러워서 매일 밤마다 울었어
어른들 돈 걱정하시는 거 항상 옆에서 들어왔고 다른 사촌들 중에서도 내가 막내 중에서 둘 째인데 가정사는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래서 마음 고생이 조금 심한 것 같기도 해
저번에는 엄마 가게 하시는 거 접고 삼촌이 다시 일하고 싶대서 겨우 빚 져서 짜장면 집 하나 차리셨는데 삼촌이 아프다고 꾀병 부리시고 귀찮다고 안 나가서 망했어
그러고 엄마 혼자서 다른 가게 하시는데 거기도 안 되고 이제와서 또 삼촌이 다시 하자더라
결정적으로 내 꿈이 가수야. 연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삼촌 우리 집 오시기 전에 항상 집에는 혼자였어서 편하게 노래 부르고 그랬는데 이제는 눈치가 보여서 못 부르겠더라
진짜 꿈을 위해서라도 좀 부르자 하고 삼촌 주무실 때 쯤에 1시간도 못 부르고 그만 둬
2주에 한 번씩 연습실 가서 노래 연습하는데 그 날만 목 빠지게 기다려
2시에 만나서 연습인데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서 7시에 나가서 연습한다
진짜 너무 힘들어... 요즘 가정 너무 어려워서 이 나이에 하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전단지 알바 하려고 하거든
엄마도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나한테서 나가는 돈이 제일 많은데 엄마한테 너무 죄송하고 그래서 목요일에 면접 잡아놨어
가끔 가다가 엄마 힘들어 하시는 거 보면 나라도 죽어서 조금이라도 힘 덜 들게 해 드리고 싶을 때도 있어
진짜 지금도 ㅅㄹ 중인데 ㅅㄹㄷ가 없어... 사러 가야 되는데 엄마한테 말씀 드리기도 너무 미안해 ㅜㅜ...
항상 마음 속에만 묻어두고 말할 사람 하나 없고 그랬는데 이런 곳에라도 풀게 돼서 너무 편안해
긴 글 읽어준 사람들 너무 고마워 2015년에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