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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시한 출산후기 (순산바이러스를 나눠드립니다^^)

출산그까이꺼 |2015.02.16 18:31
조회 44,590 |추천 71

안녕하세요.

이제 백일된 아기랑 전쟁중인 직장맘입니다.

진작(출산 다음날) 출산후기 쓸려고 했는데 저번에 어느 톡에서 누가 출산후기를 왜 쓰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하시던 분이 있어서;; 망설이다 이제 쓰네요.

 

출산후기를 왜쓰느냐, 고 물으신다면 그닥 이유는 없는데, 굳이 꼽자면

임신 막달에 저만큼이나 긴장했던 여러 임산부님들께 용기를 주고자!

저 같은 사람도 있다고 힘을 주고자!

졸필이지만, 악플은 노땡큐입니다 ㅎㅎㅎ

(이리 써도 욕하고 , 저리 써도 욕하는 악플러들에 상처 많이 받는 스타일 임)

음슴체로 갈께요^^

 

2014년 10월 31일 장군이 탄생 스토리 ( 장군이는 여아입니다.....;;;;)

 

나는 어린이때부터 통증에 굉장히 겁이 많은 아이였음.

감기에 걸려 아픈건 참아도 주사 맞는건 무서운 아이였음.

지금도 주사, 침이 무서워  왠만하면 병원에 안감.

결혼한 이후부터는 심심하면 출산후기를 찾아보며 혼자 고통을 느낌.

출산의 고통이란, 지금껏 태어나서 자기가 제~~~일 아팠을때보다 100배는 더 아픈거라는

글을 봄 ㅠ

나는 서너달에 한번씩 아주 심한 생리통을 치룸.

손발 마비가 와서 한 손가락당 3방씩 바늘로 따고, 온 침대를 뒹굴고

온몸은 식은땀 범벅에 기절직전까지 가곤 함. 하체를 절단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만큼

힘든 시간을 겪음. 출산의 고통이 이 고통보다 100배는 더 아프다고 하니..

임신은 정말 하기 싫었음.

 

예정일 11월 5일.

막달부터 허리가 너~~~무 아픈거임.

침대에 누워서 다리하나 움직여도 눈물이 찍 날만큼 너무 아파서 의사에게 말했더니

제왕절개를 권유함.

며칠동안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자연분만과는 병원비가 많이 차이나는 관계로

일단은 참아보기로 함^^;;

마지막 검진 갔던 10월 30일, 내진하던 의사 왈,

애기가 조금도 안내려왔으니 11월 4일에 유도분만을 하자고 함.

 

인터넷으로 출산후기를 많이 접했던 나는,

출산하기 직전에 많이 먹어둬야한다는 말에 5만 3천원짜리 부페를 갈 계획을 세움.

그리고 당분간은 부엌을 돌보지 못할 것 같아서  밤 늦게까지 부엌일을 미리 해둠.

 

새벽1시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다리 사이로 물 한줄기가 줄......내려오는 거임.

순간, 임신막달이면 요실금이 생기는가 싶었음.(이상하다고는 생각못함)

신나게 설겆이를 계속 하는데 물이 계속 흐르는거임. 점점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함.

일단 생리대를 하고 자리에 누움.

 

설마설마 하며 오만 잡생각이 다 들던중  잠잠하더니 다시 울컥 나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화장실 변기에 앉아 물색깔을 확인.

소변색이 아님을 알고 경악.

출산서적을 찾아보니 양수가 터지면 24시간 안에 분만을 해야한다고 함.

그때부터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 출산가방을 혼자 싸기 시작함. 신랑은 쿨쿨 수면중.

인터넷에 보니 출산가방 리스트도 있던데 이 때에는 생각날리가 없음.

 

새벽4시.

내가 덜 급했나 봄.

이 와중에도 응급 들어가지 말고 병원 문여는 9시까지 기다렸다가

담당의사에게 갈까, 생각도 잠시 했으나 줄줄 새는 양수를 보고는 겁이나서 신랑을 깨워

결국 병원으로 감.

 

새벽 4시반

분만대기실은 참으로 삭막했음. 화장실이 딸린 침대하나,이상한 기계 하나가 다였음.

양수가 터진것 같다고 하니 간호사가 3대 굴욕중 하나인 내진을 함.

앞으로 다가올 출산의 고통을 생각하면 내진따윈 아프지 않았음.

내진할땐 보통 비명을 지른다는데 난 끽 소리도 안낸다고 간호사가 칭찬을 해줌.

남은 굴욕 2개.

제모- 당연한거라 생각하니 굴욕없이 패스

관장- 10분까지 참으라는데 2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음.

전날 변을 한번 보긴 했지만 그후에 음식을 조금 먹었는데??읭??

이런 사람도 있냐고 간호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봄. 있을수도 있다고 함;;

혹시 출산중에 응가가 나오면 어떡하냐고 물어봄. 다 치워줄테니 걱정말라고 함.

(간호사님 고맙 ㅠ)

 

새벽5시반

링거를 꽂음. 세상에 태어나서 여지껏 본적없는 굵은 바늘이 내 살에 쑥 박힘

내진도 참아낸 나는 허억 소리를 냄. (1차고통)

그리고 양수가 터진 상태라 항생제 테스트를 한다고  세상에 태어나서 여지껏 본적없는

얇은 바늘로 내 팔목 살을 회뜨듯 뜨는거임 ㅠ (2차 고통)

 

양수가 터졌으니 슬슬 진통이 시작될꺼라고 간호사가 말해줌.

9시에 담당의사가 오면 유도분만을 할테니 그때까지 좀 자두라고 함.

잠이 올리가 있음?  너무너무 무섭고 도망가고 싶었음 ㅠ

 

아침 8시50분

다시 간호사가 들어와서 무통관을 가지고 들어왔음(무통, 당연히 신청함)

무통주사를 맞기전에 의사가 국부마취를 한다고 함. 무통관 시술조차도 얼마나 아프길래

마취를 하는가 싶어 더 공포스러웠음. 무거운 배와 아픈 허리를 겨우 움직여 새우자세로

등을 돌림. 무통 꽂고 나면 절대 움직이면 안된다고 함.

 

인터넷 글로 출산을 많이 해본 나로서는 자궁이 3~4센치 열려야 무통을 준다는 지식이 있었음.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무통관만 넣은거고 주사를 한건 아니라고 했음.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프면 2번째 무통을 놔줄테니 말하라고 함.

(첫번째 무통을 언제 놔준건지 기억이 안남)

 

아침 9시

드디어 유도촉진제를 맞음 ㅠㅠㅠㅠ

슬슬 진통이 시작될거라고 간호사가 말해줌.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생각하니 무서워서 미칠것 같았음.

장군이를 만난다는 설레임 따윈 없었음.

나는 내 스스로의 공포때문에 돌아버릴것 같았음

모든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었음.

네. 저 애기 지금부터 낳겠습니다, 말하지 않았는데

지들끼리 바늘 꽂고 싸인받고 기계 달고 다함 ㅠㅠㅠㅠ

 

9시 20분 첫 내진을 함.

자궁이 2.5센치 열렸다고 함.

내진도 아프지 않았고, 진통도 없었음

아직은 아픈단계가 아닌가보다고 생각함.

슬슬 지루해진 신랑은 (-_-) 옆 분만실을 돌아다님. 내 옆실 임산부는

벽을 치고 있다고 함. 그 옆실 임산부는 괴물소리를 내고 있다고 함

 

그에 맞춰 나도 살살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함. 약한 수준의 생리통 정도인데

또 하나의 심장이 배쪽에서

쿵쿵... 쏴~~~ 쿵쿵... 쏴~~~쿵쿵... 쏴~~를 반복하기 시작함.

조금씩 강도가 쎄짐.

하지만 나의 평소 생리통과는 비교할바가 아니었기에 참았음.

 

10시 40분

식은땀이 살살 나는 정도에서 간호사를 불러 무통 2차를 맞음.

통증없어짐

 

11시 20분

두번째 내진을 함.

자궁 다 열렸네요~ 분만준비하겠습니다.

어뭣? 정말? 난 별로 아프지 않았는데?

그리곤 상추를 입은듯한 대여섯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우르르 들어옴.

한명의 간호사가 내 배를 누르더니,

이렇게 누를겁니다. 이것보다 훨씬 세게 누를겁니다. 이건 장난 수준이에요^^

하는거임.

 

(아, 중간에 소변빼는 시간이 있었는데 분만시작 직전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전, 3개굴욕보다 소변빼는게 제일 굴욕적이었어요. 소변이 어마어마하게 나왔거든요;;)

 

 

그리곤 그 간호사 한명이 내 배위에 올라타더니 배를 누르기 시작함.

분만실 간호사들은 왜 다들 덩치가 좋은건지 그때 처음 알았음 ㅠ

온몸의 체중을 다 실어 내 배를 누르기 시작하는데

진통이 진통이 아니라 이게 진통이었음.

너무 아파서 죽고싶었음.

오장육부가 다 터지는 느낌...이러다가 내가 죽겠구나 싶은 느낌이었음.

 

 

배에 힘을 주는게 아니라 똥꼬에 힘을 주라는

인터넷에서 본 출산 지식이 생각남.

오만 인상을 다 쓰며 힘을 줌. 사실 배가 아파서 힘을 주는게 아니었음

의사와 간호사들이 잘한다~잘한다~ 엄마 좀만 더~ 좀만더~ 하니까

신나서;;; 힘을 팍팍 줌.

 

애기 머리가 보인다고 함.

의사가 한번 보고  싹둑, 

또 한번 보고 싹둑,

또 보고 싹둑.... (회음부 절개)

나는 이것도 아팠음 ㅠㅠ

 

에라이 빨리 낳고 치워버리자 싶은맘에  대여섯번 힘을 빡 주니까

숨풍........하고는 따뜻한 무언가가 빠져나왔음 ㅠ

 

순간.

 

뭐지.. 끝난건가...

 

고작 이정도인가...

 

진짜 이게 끝이라면...

 

이 정도라면 열명은 낳겠다.... 진짜 장군이가 나온거야??? 싶었음.

 

그리고는

간호사가 장군이를 내 가슴위에 얹어 줌.

난, 감동과 눈물의 만남을 기대했음.

우리엄마도 날 이렇게 낳았겠구나..엉엉..

내가 널 낳았단다 장군아 .. 엉엉..

이런걸 기대했음.

 

 

근데 사실 내 가슴에 올라온 장군이는 그닥 벅차지 않았음.

피와 이물이 그득 묻은 뜨뜻하고 작은 생명체가 꼬물거리는데

순간 윽~하고 손사래...까진 아니고 ;;;; 하여간 좀 그랬음(미안하다 장군아 ㅠ)

간호사왈, 엄마가 왜이래욧!!! 핀잔 받았음 .

 

암튼 그렇게 인상적인 만남을 하는 동안

밑에서는 후처치가 들어가고 있었는데 난 진짜 이게 참을수 없을만큼 아팠음

끝도 없이 깁고 있었음. 한 30분을 기운것 같음.

회음부 깁는 바늘이 점점 엉덩이 살로 이동하고 있었음.

그렇게 마취가 점점 풀려가고 있었음.

 

그렇게 정리정돈을(?) 다 한후,

내생에 첫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이동.

 

그때부터 난 회음부 꼬맨곳 통증때문에

그렇게 겁 많던 내가  스스로 사흘동안 간호사에게 진통제를 놔달라고 했음ㅠㅠ

 

여기까지입니다.

의외로 시시하죠?

전 정작 출산때의 고통은 별로 없었지만

배 누르기, 회음부 절개와 깁기...이 두가지가 제일 아팠네요.

참을만 했었지만 ㅎㅎㅎ

그래서 전 우리나라에서 제가 제일 쉽게 애를 낳았다고 말할수 있을 정도였네요 ㅋㅋㅋ

 

물론 첫아이입니다.

우리엄마가 저를 낳을때 24시간을 틀었다고 해서

입덧 안한 우리엄마 닮은 저, 입덧없이 지나갔기에 애기 낳는것도 닮으려나 싶어

무진장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양수가 터졌다는 신랑 연락받고 우리엄마, 옛날말로 마른애를 낳게 생겼다고

고생하겠다고 걱정했다는데 전화연락받고 2시간만에 애 사진을 전송받으니

어디서 다른 사람이 낳은 애를 들고 사진을 찍었나 싶었다네요 ㅋㅋㅋ

 

그냥 저 같은 사람도 있다구요..

오늘 내일 날짜 세고 있는 예비 엄마들, 너무 걱정 마세요^^

저 같이 무통빨 잘 받으면 애기 나오는지도 모르고 지나갈수도 있어요 ㅋㅋ

 

장군이가 배 안에 있을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얼른 낳고 치워야지..하는 저에게 다들 그래도 배안에 있을때가 낫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네요. 육아는 전쟁이네요.. 보통일이 아니네요 ㅠ

이런 저에게 그래도 애가 누워있을때가 낫다...뒤집기하면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하는데

또 어떤 전투가 기다리고 있을지 ㅠㅠ

 

하루하루 육아에 지쳐가는 저를 보고

백일 지난 우리 장군이는 요새 빵긋 빵긋 이쁜짓을 합니다.

백일의 기적이 찾아오고 있네요^^

(오늘로써 응가를 닷새째 못해서 온갖 짜증은 다부리지만 )

 

예비 엄마들 ! 화이팅입니다 !

출산 그까이꺼 ! 힘내세욧!!!

 

감사합니다.

 

 

추신 : 요즘 병원에서 오만 희한한 일들이 많이 있어서  애기 낳으러 가서 저는 옆에 있는 신랑한테

몇시에 뭘하고 , 몇시에 뭘하고.. 다 기록해 놓으라고 했어요. 만약을 위해서.

그래서 조금은 자세히 쓸수 있었답니다^^

 

 

 

 

 

 

 

 

 

 

 

 

 

추천수71
반대수9
베플쿵심|2015.02.17 21:57
한시간뒤면.. 유도하러 분만실들어가네여... ㅠㅠㅠ 순산기운받아가요 흐윽 ㅠㅠㅠ
베플으어|2015.02.17 17:27
아직 출산이 한참남은 예비맘인데, 출산글 볼때마다 겁이 덜컥덜컥 나네요ㅠㅠ 자연분만 하고 싶은데 겁이 많아같고, ㅠㅠㅠㅠ저도 제발 순산 할 수 있길 바라면서 ㅠㅠ 모든 예비맘들 순산하세요!
찬반ㄴㄹ|2015.02.17 18:12 전체보기
27살 미혼녀인데요...글만 봐도 임신하기 조차 싫으네요 ㅠㅠ 전 못할듯 자신없네요..차라리 결혼 안하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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