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다.
그림이 도화지 위에 긁어 흔적을 남겼다면. 그리움은 내 마음에 새겨 남은 자국이라 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리움인가. 나는 너를 새긴채 살아가고 있나.
눈을 떴다. 차갑게 가라앉은 공기 위로 부유하는 먼지가 느릿하게 움직였다. 손끝은, 정처없이 떠도는 그것을 따라 움직인다.
너를 만난 계절이 지났다. 열 여덟. 더운 여름은 지났다. 그토록 뜨거운 열기를 품고있었음에도 뱉어낼 수 없었던 시간이 지났다.
의식은 빠르게 과거로 돌아간다. 다시금 천천히 그 모습을 그려낸다. 가는 머리칼, 곧은 뼈. 아찔하게 뻗은 발목이 드러난다. 연한 머리칼이 부스러지듯 흩날렸다. 흥얼거리는 노래가 조용하게 방을 채운다. 허밍은 느리고 음울하다.
순간. 목이 콱 매어올 정도로 숨이 막혀왔다.
후회, 짧은 단어가 스친다.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을까.
마주한 얼굴이 미소를 띠었다. 가지런한 웃음은 해사했다.
한번만, 손을 뻗었다. 닿지 않았다. 나는 처절하게 울부짖었으나 너는 그저 그곳에 있다. 너의 곁에는 내가 있었으나 나는 너에게 닿을 수 없다.
울음을 터뜨릴 용기조차 남지 않아 눈을 감았다.
열 여덟 여름에는 네가 있었다.
그리고,
겨울이다. 잔혹한 계절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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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는 지나간 소년기야. 괜춘한가? 컾링은 정해져있기는 한데 마이너라 ㅎ 말은 안 할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