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스트를 만난건 2009년 데뷔 전이었어.
나는 스무살이었고 스무살의 청춘을 즐기고 있었다기보단
다른 애들 다 대학 들어가고 그랬을 때 나만 재수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우울했었어.
집안 형편은 안 그래도 찢어질듯 못 사는데 부모님은 내게 무관심 하셨기에
고등학교도 이모가 도와주셔서 겨우 다닐 수 있었는데 재수를 내가 할 수 있었을까?
결국 난 더 이상 이모께 손 벌리기 싫어서 그냥 몇 달을 온갖 알바를 다 뛰면서 지냈지.
여느때처럼 나는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었고 손님이 들어오길래 기계적으로 인사를 했어.
나는 아까도 말했지만 너무 찢어질듯 가난해서 사람들 보면 그렇게 적개심이 들더라.
나는 돈 벌어야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 사먹기도 꺼려지는데 편의점에 들리는 사람들은
적어도 나보단 돈 많을테니까. 적어도 이 시간에 알바를 뛰진 않을테니까.
계산 하려다 우연히 얼굴을 보게됐어.
진짜로 나 그때는 외국인인줄 알았다?
그래서 영어로 말해야되나? 이러면서 고민하고있는데
한국 사람이에요. 이러는 거야 ㅋㅋ
그래서 나는 퉁명스럽게도 연예인인줄 알았네. 얼마입니다.
이렇게 그냥 말했고 그 남자는 전 연습생이에요!이러면서 씩 웃었는데
난 어쨌든 얼굴은 잘생겼으니까 미래는 보장돼있겠지란 생각하니까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거야. 그래서 더 이상 얘기 하고 싶지않은 투로 아, 네 이랬더니 화나지도 않는지 또 웃으면서 인사하고 가더라? 모두 느낌상 알겠지만 그 남자가 바로 동운이야.
그러고 한달인가 한달반인가 정도후에 또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 찾아왔어.
알다시피 좀 이국적으로 생겼으니까 난 기억하곤 어? 이랬지.
동운이가 저 기억해요? 이러는거야. 그래서 머리가 살짝 색이 바뀐것같길래 데뷔했냐그러니까
데뷔했다면서 비스트 검색해보라고 그러고 과자 계산하고 인사하고 또 쓩갔어 ㅋㅋ
난 연예인은 태어나서 처음보니까 신기하잖아 그래서 검색해보고 수록곡까지 다 듣다가
오아시스 듣고 입덕했지. 가사가 너무 내 상황이랑 맞으니까.
그리고 팬이 되고 난 후에는 멀지 않은 곳에 큐브 엔터테인먼트가 있다는 것까지 알게됐지.
가까우니까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앞에서 기웃거리기도 했었어.
근데 그 편의점의 점장님은 정말 좋으신 분이셨고, 나도 물론 일을 잘 하긴 했지만 내 딱한 상황을 알아주셔서 진짜 웬만한 편의점 알바는 그렇게 오래 못 가는데 난 꽤나 오래했었어.
근데 내가 비스트 좋아한 후로 부터는 일도 집중 못하고 매장에 노래 크게 틀고 듣고 이러니까
어떤 고객분이 컴플레인 거셨나봐. 점장님이 미안하다면서 결국 날 자르셨지.
짜증나게도 나는 비스트 볼 시간 만드려고 다른 알바도 다 그만뒀는데 난 이제 할게 없잖아.
다른 알바를 구해야하는데 할것도 없고 그러니까 짜증나 죽겠는거지.
이게 다 비스트 탓인 것같았어. 괜히 내게 흔히들 말하는 갑의 횡포를 부리는 사람들과 달리 눈물 겨울정도의 친절함을 보여줬던 동운이가 미웠고, 내가 잘못한건 생각도 안 하고 다 나를
입덕하게한 비스트 탓이라면서 다 탓을 돌리기 바빴어.
2010년 여름정도에 나는 잘렸는데 알바도 안 하면서 이모댁으로 다시 가기는 죄송스럽고 우리집으로는 다시 들어가기엔 너무 무서운 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내 친구가 안쓰러운 마음에 자신의 좁디 좁은 자취방에 날 들여줬고 난 친구집에서 온갖 살림을 다 해주며 살았어.
지금 생각하면 친구도 엄청 싫었을거야. 3년이나 좁아 터진 곳에서 같이 살았으니.
나도 지금 생각하면 진짜 미안하기도하고. 근데 그런 친구가 해외로 유학을 가게됐고 난 또 다시 갈 곳이 없어졌어. 결국 다시 우리집으로 들어가야했지.
아버지는 변변한 직업하나 없는 스물 세살의 나를 하루도 빠짐없이 때리고, 욕하고, 저 년은 가치가 없는 년이라니 뭐라니 하며 내게 상처를 주셨어.
변명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난 돈이 없었기에 교육을 받고 그럴 수가 없었고 꿈도 없었고 희망도 없었어.
자살 시도도 수백번은 해봤고. 리스크컷 증후군보다 더 심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지금 내 손목엔
칼 자국이 수도 없이 많이 나있을 정도로 말이야.
그러던 어느날은 우연히 티비를 틀다가 동운이랑 요섭이, 기광이가 해피투게더에 나오는걸 보게됐어. 그 때 내 인생을 망쳐놓은 사람인데 왜 저렇게 인기가 많은가 하면서 증오의 눈빛으로
두고보자,하는 느낌으로 시청했지. 근데 나도 참 웃긴게. 손목에 낀 팔지가 예뻐보이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검색했더니 색깔별로 다른 국가의 다른 고통을 받고있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거더라고.
난 진짜로 나보다 못 사는 사람이 있을지 몰랐어.
나는 가난해도 물은 먹고사는데, 씻고는 사는데. 조그마한 어린아이들이, 사람들이 그렇게
기초적인 수급도 못 받고 사니까 뭔가 마음에서 파도가 치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
그 길로 무작정 나는 그런 아이들을 돕겠다고 마음먹고 이모께 찾아가서 마지막으로 절 도와달라고. 이제 나는 내가 가야할 길을 알았다고 말했어. 내 진심이 통했고 이모는 날 도와주셨지.
놀랍게도 난 지금 이름을 말하면 알 정도로 유명한 봉사 기구에서 일하고 있어.
가끔 아이들을 보며 난 생각하곤 해.
내가 그때 해피투게더를 보고 그 팔찌를 보고 이 아이들의 존재를 몰랐다면 난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돕게 될수 있었을까? 하면서.
팬질을 쓸데없는거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곤하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건,
어떤 사람, 예를 들면 나같은 경우는 가수를 통해 내 인생이 바뀌었다는 거야.
그래서 항상 고마워. 머글이 계를 탄다고, 비스트를 콘서트 말고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언젠가 만나면 내 인생을 바꿔놓아줘서, 불쌍한 아이들을 돕게 인도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싶어. 단순히 얼굴이 잘생겨서,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야. 물론 잘생기고 노래도 좋은건 사실이지만
내 인생을 바꿔준 만큼 고마울 일이 있을까? 날이 갈수록, 새로운 나라를 방문하며 봉사를 할 수록 비스트에 감사하고, 더 좋아져. 스물여섯살, 내가 이토록 많은 아이들을 도와주게해서 고마워.
자꾸 고맙다고만하는데, 진짜 고마움밖에 없어. 사랑하고 고맙고 좋고 오래보자 우리!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영원히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