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준비하며 짐을 정리하던 중, 엄마가 커다란 박스 하나를 가지고 오셨다.
그것은..놀랍게도 나와 동생들의 15년을 담은 타임캡슐이었다! 우리가 크면 주려고 차곡차곡 모아두셨단다. 무언가를 모아서 정리하기 시작한 게 중학교 때부터라 그 전의 것들은 다 버린 줄 알았는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어린시절을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마냥 신이 났다.
먼지가 소복히 쌓인 상자를 열자, '서울신월초등학교 1학년 1반 김**'이라고 쓰인 공책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Oh My God- 무려 17년 전의 일기장이라니. 초등학생이 끝날 때까지 매일매일 썼던 일기장이 무려 20여권에 달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유치원 시절에 썼던 그림 일기, 미술학원에 다닐 때 그렸던 그림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까지- 내 어린시절이 모두 그 상자 안에 담겨있었다. 그 안에서 나의 시간은 멈출 줄 모르고 뒤로 흘러갔다.
두 시간 쯤 지났을까, 드디어 상자의 바닥이 보였다. 물건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피고 분류하는 데에만 두 시간이 훨씬 넘게 걸렸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동안 나는 어린시절의 나를 과대평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림일기를 잠깐 펴봤는데, 글도 너무 못 쓰고 그림도 못 그렸길래 당연히 동생거라고 생각하고 빵~빵 터지면서 실컷 웃다가 일기장을 덮었는데...
맨 앞 장에 아주 자랑스럽게 쓰여있는 '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내 일기장이었구나....
부정도 못하게 유성매직으로 아주 진하게 이름까지 써 있고. 20년이나 지났는데 왜 지워지지도 않고 쓰여 있담..
근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어릴 때라지만 내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글을 썼다니.ㅋㅋㅋ아무리 봐도 뭘 말하고 싶은건지 알 수 없는 글들이 수두룩한 이 일기장이......내꺼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은 나는 일기장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제목: 늦잠
나는 오늘 9시에 잦다. 나는 원래 6섯시나 7곱시에 잔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난 어제는 어제처럼 늦잠을 잤다. 그런데도 나는 일찍 일어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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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얘기가 많은 사이트가 있어서 공유하고 싶었는데
사진 업로드가 잘 안되서 링크 걸어놨어요T.T
http://www.my-memoirs.com/minjungkim/365?l=ko
한 번 들어가서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