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도 목숨도, 당신의 발아래 굴러도 별 대수롭지 않은 정도에 불과할 만큼. 당신은 내게 커다란 무엇이었다.
세상에서 당신만이 두려웠다. 그러나 당신도 나를 사랑해서, 두려울 게 없었다.
아, 당신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말하려고 했는데. 하지만 오산이었나 보다. 나는 아직도 당신의 의미를 정확히 짚을 수 없다. 어디를 어떻게 짚어도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말로는 할 수가 없다.
차라리 내 심장을 뜯어 바치는 게 낫겠다. 당신이 가져갈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손에 쥐여줄 텐데. 그리고 물어볼 텐데. 뭐 더 원하는 게 없나요, 고작 이거뿐인가요, 하고.
내 방황과 계산착오를,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를 지금부터 말할 것이다. 정작 당신은 별로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게 물어본 적도 없다. 말해봤자 별 거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 뒤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당신이 없던 시절도 말해주고 싶다. 그래야 당신이 얼마나 나를 완전하게 지배했는지 또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꿈을 꾸지 않았다. 그러니 여기가 현실이다. 당신은 죽었다. 내 손으로 당신을 보냈다. 그랬다.
....그랬지.
당신의 시체는 화장했다. 차가운 땅에 혼자 두기 싫어서였다. 장례식이 끝나고 내 품에는 손바닥만 한 작은 상자가 들려졌다.
아무리 당신이 작다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다들 당신이라 했다. 혼란스러웠다.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나는 당신을 꼭 안았다. 그제야 알 것 같았다. 당신이었다. 작고 하얗고 부드러운 당신이었다.
그 가루가 물에 녹을까봐 걱정스러웠다. 참으려고 하는데 자꾸 떨어져서. 물이. 자꾸만.
ㅠㅠㅠ
이거.. 슬픈 픽인데... 나는 지금까지 담담하게 서술해서 더 슬펐거든.. 그래서 그런 분위기를 지향하는데
슬픈 픽은 막 짠내에 절여질만큼 울고 짜는 것보다 담담하게 눈물조차 흘리지 않는게 더 슬픈 것 가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