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25이구요, 저보다 세 살 어린 연하의 애인이 있습니다.
3살 어린 애인이라면 주위 사람들 다 재주좋다고 말하지만,
전 나름 심각한 고민이 있어 글 한 번 남겨봅니다.
사실 저희 둘은 어릴 때부터 같은 교회를 다녀서
잘 알고 지내던 누나, 동생 사이였거든요.
그러다가 제 남친이 군대를 가면서부터 서로를 이성으로 보게 됐어요.
군대서 끈덕지게 보내오는 연애편지에 제 마음의 벽도 무너졌고,
이런 애라면 한 번 사귀어봐도 괜찮겠다 싶어서 사귀게 되었어요.
전 전문대졸이라 일찍 사회생활을 하게 됐고, 남친은 군인이라
자주는 못 봐도 마음은 애틋함 그 자체였습니다.
근데 어느날부터 남친이랑 통화하기가 부담스러워졌어요.
"요즘은 어디 운동화 많이 신는다더라, 나 어디 티셔츠 갖고 싶은데 사주라."
반 장난 반 진담식으로 계속 무언가 사달라고 요구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냥 장난이겠지 생각했는데 휴가나와서도 저더러 백화점 가자고 꼬셔선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사달라 그러는 거예요.-_-;;;;
처음 한 두번은 그냥 사줬어요. 근데 슬슬 저도 짜증도 나고 싫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주위 친구들이 사회초년생인 니가 그런데 쓸 돈이 어딨냐고 지금은 연하만날 때가
아닌 것 같으니 헤어지라고 권하자 저도 인연이 여기까진가보다 하고 헤어졌습니다.
헤어졌어도 가끔 연락은 하고 지내는 편한 누나, 동생으로 돌아갔는데,
남친이 제대하면서부터, 이제부터 정말 잘한다. 너밖에 없다. 전과는 다르다. 는 등의 말로
다시 남친이 절 흔들기 시작했고, 끝까지 흔들리지 않으려했던 저의 결심도 무너져
결국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에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한 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또 너무 좋기도해서
정말 잘해주려고 애썼습니다. 데이트 비용을 내가 내도
"얘는 학생이니까...버는 내가 쓰는 게 당연하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런데 가면 갈 수록 너무 하더라구요.
하루종일 데이트하면 식사 두 끼에, 영화 한 편에, 차 한 잔 한다고 해도
5~6만원이 기본으로 지출되는 겁니다.
저도 사실 벌긴 하지만 야간대 다니면서 월급은 엄마께 맡기고 한달 30만원씩
용돈받아 쓰는 처지거든요ㅠ 근데 얘는 내가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아주아주 당연한 듯이 나중엔 지갑조차 안 가지고 나와서 버스비까지 받아가는 거예요.
전 여자지만 22살때 직딩이랑 연애할 때도 오빠가 영화를 보여주면 커피값이라도
제가 내는 게 당연하다 생각 했었는데, 아예 지갑을 집에 두고 오는 그 뻔뻔함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더 서운한 건 나말고 다른 교회 후배나 친구들을 만날 때는
밥을 사기도 하고 술을 사기도 하고 하다못해 더치페이라도 꼭 한다는 걸 알게 됐을 때였습니다.
친구들한텐 돈도 펑펑 쓰면서, 나한테는 아까운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와 만날 땐 아예 돈 쓸 마음이 없는 걔가 섭섭하네요. 버겁기도 하구요.
제가 22살때 동기애들은 다들 여친이랑 데이트 비용 다 장만해서 만나러 나가고,
심지어 여자가 돈 내려니깐 자존심 상한다며 화내는 애들도 있었는데....
남들처럼 선물까진 바라지 않지만 밥을 사면 커피라도 지가 쏘는 센스를 보여주면 좋으련만...
게다가 이제 사귀기 시작한 지 한 달 좀 넘었는데,
둘이 있으면 계속 만지고, 치대고 귀찮을 정도로 비비적대요.
첨엔 혈기왕성할 때고 사랑하니깐 관심의 표현이려니 생각했는데, 남친이 그러더군요.
자제가 잘 안돼서 둘이 있으면 계속 덮치고 싶고 그런 생각만 든다고.
전 아직까지 그럴 생각이 없거든요. 이기적일 생각일 수도 있지만 언제가 그런맘이 들때까지
제 남친이 기다려줬음 좋겠다고 좋은 말로 타일러도 보고, 화도 내보고,
남친한테 다짐까지 받아냈지만 그 때뿐이고 만나면 또 그러고 , 또 미안하다그러고....
한 날 제가 참지 못하고, "넌 변했다고 말하지만 예전이랑 변한게 전혀 없는 것 같다. 너무 어린 것 같고 내 생각은 전혀 안해주는 것 같다. 내가 하지말라는 데 정말 내 생각 해준다면 배려해줄 수도 있는거 아니니?" 하고 터뜨려버렸습니다.
그치만 넘 치사스러운 것 같아서 중요한 돈 문제는 입도 못 떼겠더군요.
돈 얘기 하는 건 내가 넘 쪼잔해보이고 걔한테도 상처가 될 것 같아서....
남친이랑 데이트 할 걸 생각하면 막 설레다가도, 오늘은 또 얼마나 써야할지,
둘만 있는 공간에 가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두렵습니다.ㅠㅠ
정말 사랑하는데도 이런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속물이 되는 제가 싫어지기도 하구요.
남친은 나도 노력하고 있다. 어른스럽게 행동하려고 한다.고 말은 하는데,
말 뿐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여지는 건 없어서 점점 실망만 커가요.
게다가 돈 문제는 아예 신경을 안 쓰려고 그러는건지, 자각을 못하고 있어서 답답해요.
급기야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내 남친은 날 완전 물주이자 ㅅㅅ파트너로 보는 것 같다'
친구들은 쉽게쉽게 그냥 헤어져버리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차마 못헤어질 것 같구요,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갈 방법이 없을까요?
직접적으로 돈 문제로 서로 상처 안 받고, 살짝 돌려서 깨닫게 해 줄 방법은 없을까요?
헤어지는 것 말고는 정말 답이 없는건지.....
정말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연애하기엔 너무 힘든 세상입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