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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아버지가 아닌 아버지

Garnetgirl |2015.04.10 16:36
조회 1,396 |추천 0

아.. 글 재주가 없는지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 지 막막하네요.

 

올해로 전 25의 여성입니다.

호적 상 부모님께서는 제 나이 11살에 아버지의 바람으로 이혼을 하셨고

어머니께서는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저를 포함 자식 셋을 홀로 키우셨습니다.

 

하지만 당신 홀로 애 셋을 키우기엔 힘드셨고,

거기에 바람난 못난 아버지께서는 어머니께 빚이라는 큰 짐마저 안기고 떠나셨습니다.

 

그렇게 생활고에 시달리다 저희 4가족은 외가댁으로 들어가 지냈고

젊고 예쁜 당신의 자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외할머니의 속은 까맣게 변해

어렸었던 저희 남매에게 모진 말과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저것들 다 고아원에 쳐 넣어버리고 넌 새출발 해라!'

 

당시 전 중학교 2학년으로 철없고 반항기 넘치는 사춘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 시절 역시 풍족하지 못한 형편으로 집과 점점 멀어져 일탈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그만 두겠다. 대신 검정고시를 보아 졸업을 하겠다.'

 

선전포고를 하고 어머니와 함께 학교에 가서 자퇴를 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긴 침묵속에 집에 도착했고, 어머니에게 주방가위로 긴 머리를 잘렸습니다.

(당시 자퇴가 아닌 다른 표현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아 자퇴란 표현을 사용하겠습니다.)

 

화가 난 저는 큰 소리로 어머니께 대들었고,

그 때 어머니께서는 '넌 왜 그렇게 ㅇㅇ(호적상 아버지)처럼 행동하는거냐!'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흥분할대로 흥분한 상태의 저는 '당연히 자식이니깐 그런거지!'라고 반박을 했고

저만큼이나 흥분하신 어머니께서 '넌 ㅇㅇ자식 아니야!'라고 소리쳤습니다.

 

알고보니 어머니께서는 제 생물학적 친부에게서 저를 품게 되셨는데,

당시 풍족한 어머니 집안에 비해 친부의 가정형편이 많이 비루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반대가 심했고 그렇게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전 미혼모의 자식으로 태어나 호적에도 기재되지 못했고,

2년 뒤 호적상 아버지를 만나게 된 어머니께서 제 동생(둘째)을 호적에 기재하면서

그제서야 저도 제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벌금만 있을 뿐 문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고, 친부도 호적상 아버지도 잊혀질 즈음..

작년 이맘때로군요.

 

어머니께서 갑자기 옛 오랜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저를 보고싶어 한다며 왔으면 좋겠다 부탁을 하셨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서 친구를 만나는 것을 본 적이 없던 전 흔쾌히 승락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절 낳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살아오셔서 여유없는 삶을 사신 어머니십니다.)

 

그렇게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남자 두분과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유독 한사람에게 눈길이 갔고, 묘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고 어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와 첫 마디를 건냈습니다.

 

'혹시 그분이 아빠야?'

참 소름끼치게도 전 단번에 혈연을 느꼈고, 수긍하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현재 생부께서는 가정이 있는 상태로 저보다 4살 어린 외아들이 있습니다.

아들은 최근 입대를 했고, 생부는 사업을 운영하시는데 아내분과 함께 일궈온 듯 합니다.

 

그런데 생부께서 현 부부관계가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였고,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헤어질 생각을 이미 갖고 있었고 아내분과 이야기가 끝났다 말씀하십니다.

 

이야기인 즉슨 현 가정을 깨고 저희 어머니와 재결합을 하시겠단 말인데,

전 이게 너무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제 밑엔 두명의 동생이 있으며, 그 동생들은 호적상 아버지의 아이들입니다.

그렇다고 이 동생들이 제 생부에게 거부감을 느끼는건 아닙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생부는 당신을 꼭 빼다 박은 저를 포기할 수 없다 말씀하십니다.

(현 자식은 아내분을 닮고 당신을 하나도 닮지 않아 섭섭했다 말씀하십니다.)

 

처음엔 저도 느끼지 못했던 '부정(父情)'에 행복감을 느꼈으나 점점 두려워졌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군입대한 그 친구에게도 너무너무 미안하고,

아내분에게는 더할 수 없는 죄책감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래서 생부에게 모진말을 하며 연락도 단절시켜봤지만,

제 뜻처럼 일이 해결되진 않았습니다. (현 이혼진행중이라 어머니께 들었습니다.)

 

주절주절 두서없이 적었는데 내용이 이해가 되실진 모르겠습니다.

어느 누구에게 한풀이 할 곳이 없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답답한 가슴을 아무리 내리쳐도 속이 풀리질 않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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