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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 1부 : 꿈의 해석 (#03 : 계약)

J.B.G |2004.01.08 00:10
조회 363 |추천 0

그날 밤. 정혁필은 침대에 누워서 몹시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잠에 취해 있었다. 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으며, 땀에 온 몸이 흠뻑 젖어들고 있었다. 그러다가는 그는 침대에서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땀이 말라 한기가 느껴지면 다시 잠이 들고는 했다. 그는 그러기를 밤이 맞도록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불면의 밤을 계속 보내던 정혁필는 어두운 자신의 원롬 실내를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방 주위를 둘러 보았다. 한쪽 벽은 전체가 창으로 되어 있었지만, 창은 큰 커텐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리고 한쪽 벽은 먼지가 수북하 쌓인 낡은 책들이 가득한 책장으로 메워져 있었다. 방 중앙에는 텔레비젼. 바닥은 양탄자가 깔려 있고, 소파는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방 안의 유일한 빛은 컴퓨터 모니터가 발산하는 음산하고 침침한 검푸른 빛이었다. 한참 그렇게 자신의 방을 감시하던 그는 마침내 안도하듯 중얼거렸다.

‘틀림없는… 내 방이군…’

크게 한숨을 내쉬던 정혁필은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냉장고로 행했다. 그리고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병채로 입에 대고 마시기 시작했다. 찬 물의 냉기가 입에서 목을 타고 내려가 온 몸의 말초신경에 그 냉기를 전해 줄 때까지 그는 한 손으로 열린 냉장고 문을 부여잡고 잠시 생각에 잠겼 있었다. 그리고 어느 부분에 생각이 미쳐 무엇인가를 결정한 듯… 이내 냉장고 문을 닫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그리고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다시 잠이 빠져 들었다. 그의 행동은 마치 혼이 빠져 나간 사람 같아 보였다.

허름한 다락방에 한 소년이 있었다. 방은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 어지럽게 박스와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방의 천정은 낮고 삼각형모양의 목재 지붕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천장의 목조 구조물들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다. 밖으로 나 있는 작은 창을 통해서 햇빛이 가늘게 새어 들어 오고 있었다. 그나마 그 창도 내부에서 빛을 차단하기 위해 닫혀져 있었다. 그곳은 소년만의 밀실이었다.

빛이 없는데도 밀실 안은 밝았다. 소년의 맞은편에는 무엇인가 형채를 알 수 없는 몽환적인 빛을 내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며, 자욱한 안개를 밀실바닥에 품어대고 있었다. 그렇게 안개가 끼인 듯 형상들을 구분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빛을 발산하는 누군가가 아무런 표식이 없는 새하얀 백지 서류를 소년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그 서류를 떨리는 손으로 받아든 소년은 아주 조심스럽게… 그러나 쉼없이 서류에 서명을 했다. 소년이 마주선 희미한 형상이 소년에게 확인하듯 말했다.

‘명심해 나와 계약했다는 것을…’

소년은 중얼거렸다.

‘계약…?’

그 말을 되뇌이는 순간, 소년은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에 신음하며 방을 구르기 시작했다.

“아… 안돼!”

혁필은 꿈을 꾸면서… 계속 중얼거렸다.

“안돼!”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는 꿈에서 깨어났다. 땀과 열기로 얼굴이 벌겉게 달아오른 그는 숨을 헐떡거리며 중얼거렸다.

“젠장… 왜 요즘… 계속 어린시절 꿈을 꾸는거지…”

그때… 스피커에서 ‘God님이 대화에 초대했습니다’라는 기계음이 전해졌다. 그 소리가 마치 구세주나 된 듯… 그의 표정을 금방 밝아졌다. 그리고 곧 그는 컴퓨터 앞에 가서 앉았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그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God’와 대화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God’님”
“’Cain’님 또 꿈을 꾸셨나봐요?”
“그걸 어떻게 아셨죠?”
“’Cain’님 요즘 항상 그 애기잖아요?”
“제가… 그랬던가요…?”

적막하리 만치 조용했던 방에 요란스럽게 울리던 플라스틱이 바닥에 부디치는 소리가 잠시동안 멈춰섰다. 그러나 곧 다시 그의 타이핑을 종용하듯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늘은 어땟어요?”
“뭐가요?”
“새로 취직한 회사의 상사가 요즘 ‘Cain’님을 계속 못살게 군다면서요…”
“우울한 질문이군요... 실은… 그일 때문에…”
“저런… 그럼 죽여버려요”
“네?”

그는 어이없는 ‘God’의 농담섞인 도발에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러나 라인 저편에 있는 그의 ‘God’는 그에게 다시 말했다.

“상상속에서 뭘 못하겠어요?”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상상… 속이라…’

“하긴…”

잠시 동의하는 듯 했지만, 그는 다시 체념해 버렸다.

“그래도… 내일이면 또 다시 만날테고… 상상은 그저… 상상으로만 끝나니까요?”
“그래도 뭐 어때요… 꿈속에서라도… 속이 시원하면 됐죠. 뭐 ^^”
“그렇군요… 오늘은 꿈속에서 꼭 그자식을 만나야 겠는데요… 감사^^;”
“뭘요”
“그래도 ‘God’님이 제 유일한 말동무 입니다. 내일 또 만날 수 있겠죠?”
“’Cain’님이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바이…바이…”
“감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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