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살 여자사람입니다.
말 그대로 스킨십이 꺼려집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하자면 20살 까지 핸드폰에 남자번호라고는 아빠 오빠 밖에 없었고 남녀공학이었지만 남녀분반인 기숙학교라서 또래 남자랑은 말을 섞은 게 손에 꼽힐 정도에요. 그래서 좀 나이에 맞지 않게 순수한 면이 있습니다. 좋게 말해서 순수한 거지 완전 쑥맥이에요. 알건 다 아는데 그 실전이.... 현실에서 일어난다고 상상을 못한다고 해야 하나... 주변 환경도 좀 그런 분위기에요. 친구들도 거의 모쏠인데 대학 와서 탈출한 거라 아무도 첫 경험 한 사람도 없고 그런 일 있으면 막 다른 나라 이야기 같고...
그래도 남친은 생겼습니다. 썸 탄 경험도 있구요. 대학와서 남자 사람 친구도 많이 사귀어서 서로 같이 놀고 때리고 공부하고 밤샘과제도 하고. 그런데 그... 사귀면 오래가질 못했어요. 왜냐하면 제가..그.. 신체접촉 자체를 꺼려하기 때문에...
애교 하나도 없고 사랑한다고 말 하는 것도 싫어하고 그런 말 듣는 것도 싫어하고 그냥 느끼하거나 그런 분위기를 못 참아요. 이건 성격이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굳이 인터넷이나 페북에있는 연애담처럼 애교부리고 여성스러운 면 부각하고 그런 거 엄청 싫어해요. 굳이 그런 게 있어야 할 필요도 못 느끼겠고요. 털털하다고 해야 하나 중성적이라고 해야 하나. 이건 성격의 다름일 뿐이니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가...제가 좀 성적인 면에 트라우마가 있어서...남자가 제 몸에 손대는 걸 못 참습니다. 엄청 병적으로 심한 건 아니에요. 남자 사람 친구끼리 장난치는 건 괜찮은데 손목 잡히는 거랑 어께 잡히는 거, 머리에 손대는 거 엄청 싫어합니다. 특히 저를 성적 대상으로 본다는 게 소름끼쳐요. 그래서 첫 번째 사귄 남자친구랑은 2주 만에 헤어졌습니다. 뭐, 대충 위에 있는 문제 때문에요. 애교 없고 연락 안하고. 사귀기 전과 후의 차이를 모르겠다는게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연애를 시작했을 때는 많이 노력했습니다. 손 발 오그라들어서 당장이라도 박차고 나가고 싶은데 고백하는 걸 꿋꿋이 기다렸고 받아주었습니다. 먼저 선톡도 많이 하고 진짜 타자로 치는 것도 부끄럽고 손가락에 가시가 돋을 거 같은 거 참고 애칭도 불러주고 그...애..교..도 부리고.............저로서는 정말 노력 많이 했습니다. 그만큼 저도 썸탈 때 두근두근하고 호감이 많아서 좋아한다고 확신했으니까요. 남자친구가 어께에 손 올리는 것도 내버려두고 백허그까지도 아무 말 없이 받아줬습니다. 제가 먼저 손잡거나 뒤에서 안아주기도 했구요. 남자친구는 눈치 못 챘겠지만 저 정말 노력 많이 한 겁니다....
이쯤 되면 좋아하는 게 아니다, 가지고 놀지 말아라 이런 말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안 좋아 하는게 아니라니까요 ㅠㅠㅠㅠ 제가 억울한게 이겁니다. 남자친구가 싫은 게 아니에요, 막 불타는 사랑이랑은 다르지만 확실히 얼굴 보면 좋고 남자로서는 좋습니다. 그 스킨십이 싫다고요!!! 거기에 더해서 여자 취급 하는 거랑요!!! 아...지금 좀 말이 횡설수설한데요... 제가 스킨십에 예민해지는 건 아무래도 성관계의 가능성이 깔려있을 때입니다... 제가 격투기를 하는데 격투기 할 때 포지션 싸움하다보면 남성분들이랑 격한 스킨십이 많거든요. 뒤에서 끌어안고 앞에서 끌어안고 다리로 허리 감싸고 암바걸고 초킹하고... 그런데 웃긴 건 이런 스킨십은 해도 그건 괜찮아요. 그 상대방이 나랑 끝까지 갈 일은 하늘이 두쪽나도 없을 사람이란 걸아니까요.
반면 남자친구랑은 ... 스킨십의 강도가 세지고 세지다가... 끝은 그...그...그거로 이어지잖아요.. 요새 인식도 많이 바뀌어서 결혼할 사이 아니어도 많이 한다고들 하잖아요? 만약에 제 남자친구가 그런 걸 요구해오면, 그 이전에 뽀뽀...키스...이런 거라도 요구해 오면 전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요, 솔직히 말하면 전 스킨십이 연애의 필수요소라는 것부터가 이해가 안 됩니다. 성관계, 네 괜찮아요. 결혼 전에 하든 사랑을 확인 하든. 남들이 하는 건 괜찮은데 그 대상이 제가 되는 게 끔찍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 행위가 사랑의 확인이라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욕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그렇다구요..ㅠㅠㅠ 전 정신적 교감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이번 남자친구랑은 쉽게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진짜 괜찮은 애고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아서 익명으로 도움을 구합니다...
제일 궁금한 건 혹시 저 같으신 분들 있으신가요? 아니면 연애 초기에 좀 이러다가 나중에 바뀌신 분 있으신가요? 썸 탈때는 두근두근 카톡오면 떨려서 못 읽고 일부러 좋아하는 거 티 안내려고 몇 분 간격으로 읽으려다가 결국엔 칼답하고 정말 전형적인 연애노선 밟았습니다. 심지어 이번엔 제가 먼저 선톡해서 사귀게 된 거에요. 그런데 막상 사귀게 되면 부담스럽고 항상 같이 있어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내 시간은 내 시간이고 스킨십하면 어색하고 부끄럽고 싫고 심할 때는 살짝 소름 돋고... 연애 초기라 어색해서 이런 건가 싶다가 먼 훗날 나중에 결혼하면 성관계 가지는 거 생각하니까 정말 싫고 차라리 솔로로 사는 게 낫겠다 싶고... 나랑만 안하면 다른 여자한테 성욕 풀어도 용인할 수 있을 거 같고...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정말 병인 것 같기도 해요... 정말 저도 괴롭습니다... 다른 친구한테 털어놓았다가 진지하게 ‘네가 어떤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어도 난 이해한다.’ 라면서 커밍아웃을 유도당하기도 했어요... 아니라고! 나 남자 좋아한다고! 진짜 여자는 거들떠도 안본다고 ㅠㅠㅠㅠㅠㅠ 여러분 저 진짜 이성애자인데 스킨십만 싫어서 고민인 평범한 사람이니 동성애자일 수도 있다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마시고 연애 경험 좀 공유해주세요 ㅠㅠㅠㅠㅠ
말이 두서없어서 죄송합니다... 부디 둥글게 둥글게 조언&경험담 부탁드릴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