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방탈에 대해 사과드립니다.새벽에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우울한데 털어놓을데가 없어서 평소에 구경 많이 하던 결시친에 토로해봅니다. 아무래도 여기에 삶의 지혜를 잘 체득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요.
간단히 제 고민부터 얘기하자면, 작년초 남자친구가 생기고부터 책임감과 부담감이 굉장히 막중히 늘어나서 조금 힘들어요.그치만 분명히 제가 너무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아요.그래서 그냥 저 속풀이도 하고 댓글로 저한테 오버하지 말라고 일침도 놔주시면 감사할것 같아요.
저 - 20대 초반, 경제적으로 괜찮은 집안이었으나 10년전부터 기울어 극히 어려운 가정의 장녀,서울의 최상위권 대학의 취업에 나쁘지 않은 학과에 다니고 있지만 장학금을 못받으면 전부 빚으로 다녀야함
남친 - 30, 집안은 경제적으로 괜찮으나 다툼으로 의절하고 독립한지 오래, 누나 둘 막내, 지방대 졸, 취준(1년미만)
구체적인 나이차이는 적지 않아도 많이 난다는건 짐작하실수 있을거예요.사귄지는 1년 반 정도밖에 안됐지만 알고지낸건 10년 정도 돼요.제가 집이 기울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 옆에서 많이 위로해주고 힘이 되어준 사람입니다.
어릴때야 저를 여자로 보진 않았겠지만 호감이 있었던 사실이고제가 성인이 되고 나자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며 고백했고 저는 그 사람의 인성 하나만 보고 믿고 받아들였네요. 그 사람은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든 항상 예의를 다해 대하고 절대 함부로 하는 법이 없거든요. 그것을 보고 인성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오빠가 나이가 있다보니, 연애만 할 것이 아니라 이것이 오래가면 하게될 결혼에 대해서도 어쩔수 없이 고려를 하게 되고 그게 제 인생계획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더군요.
저는 원래 법조계쪽으로 관심이 있었고 사시가 로스쿨로 대체되고 있는 이상 빚이 많이 쌓이고 불안한 삶을 살지라도 그쪽으로 나가고 싶었어요. 학비가 학비지만 그래도 변호사가 되면 열심히 벌어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고 결혼도 늦게 하고 싶단 생각이 있어서 인생을 좀 길게 보려했죠.
그런데 애인이 생기니 자리를 빨리 잡고 싶더군요. 여자로서는 사회에서 활동도 한계가 있고 하니 공무원 쪽이 자연스레 떠오르고다니는 학교가 학교다보니 행시도 생각하게 되고 그래도 빨리 붙으려면 7급까진 생각하는데막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조금 답답하더라구요. 막말로 조금 좋은 대학다닌다고 행시 붙는것도 아니고 제가 아는 분들도 행시만 몇년하다가 무스펙으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되는거 많이봤죠. 그렇다고 7급 준비하자니 이 좋은 대학까지 와서 7급하려면 내가 왜 그고생을 해서 이 대학을 왔는지 모르겠더라구요...(로스쿨은 행시보단 훨씬 합격할 자신은 높은게 시험이나 여러 적성이 그쪽에 맞거든요.)
그리고 학교 내에서도 너무 공부와 경쟁이 치열해서 힘들어요.알바하면서 생활비 벌고 용돈은 그 생활비가 모자랄때만 도움을 받는데 그러다보니 저는 동기들과 놀거나 친목, 대외활동은 거의 못하고 그냥 공부만 하지만 그것조차도 학점 챙기기도 어렵더라구요. 대입 후에 교통사고가 난적도 있어서 몸이 체력이 좀 안따라주는데 그거때문도 있구요.
곧 있으면 복수전공 시험도 치러야 하는 기간도 오는데떨어지면 남들보다 뒤쳐지는것 같고, 전공 정하는것도 기업 취업까지 바라보고 그런거에 유리하지만 경쟁은 피터지는 학과에 지원할지, 좋아하는 것이지만 나중엔 도움이 안될것 같은 것을 지원할지, 어느쪽이든 지원했다 떨어질 경우를 상상했을때 그 박탈감이란...물론 이런 문제들이 남자친구랑 상관이 없어보이는 부분도 있지만미래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어서 남친이 없을때보단 더 압박감이 크네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남자친구가 아니더라도저희 집안 사정상 제가 자리를 잡고 돈을 빨리 버는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도 해서 더 그런것도 있구요. 학교에 다른 친구들은 잘 살아서 걱정없이 공부만 하면서 학교다니는거 보고 가끔 그러다 보면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가슴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올 때도 있어요. 그러면 저는 또 그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싫어지구요.
남자친구도 아주 편하게 기댈수 있는 곳은 아니어서요. 심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데이트 비용은 통장 만들어서 6:4에서 7:3정도로 제가 3~4정도를 부담하구요.알바비에서 충당하는데 사실 이 데이트 비용도 진짜 만만치 않게 압박이네요.그렇다고 남친한테 전가할수는 없구요. 취준인데...졸업을 늦게 해서 작년에 했는데, 그건 자기 돈으로 벌어서 학교다니느라1년 벌고 1년 다니고 다시 휴학하고 1년 벌고 그래서 남들보다 졸업이 훨씬 늦어졌네요.그리고 취업 후의 벌이도 막 그렇게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결혼식장에 손잡고 들어가기 전까지 이런 가정하는건 정말 무의미하지만 실제로 결혼하게 된다면 경제적 가장은 제가 되겠죠.
그냥... 사실 쓰다보니처음엔 연애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했는데삶에 대한 고민이었네요.. 요즘 많이 힘들고 지쳐서..그런데 주변에서는 전부 저에게 기대들을 많이 하고 아무래도 장녀인것도 있고 그나마 머리는 괜찮았으니까...
하지만 이런 제가 기대하거나 기댈수 있는 곳이 없다는게 저를 많이 힘들게 하고 우울하고 답답하게 만들어요.
가끔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자세하게가 아니라답답한 마음을 조금 비추면 아직 어린데 너무 걱정하지말고 조금 가볍게 생각해라 하는데위로해줘서 많이 고맙고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면 제가 마냥 어리게만 굴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책임감이 막중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답답해지는 것도 있구요.
부모님께는 힘들다고 얘기해도 이해를 못하셔요. 아무래도 본인들께서는 집도 없이고생하면서 학교 다니시고 그랬는데 부모님 눈에는 제가 아주 편해보인대요. 납득은 해요. 당연하죠. 예전엔 아주 힘든시기였잖아요. 저희 부모님은 저보다도 더 여러운 환경에서 자라신것도 맞구요.
그런데 가끔은 그냥 저 힘든것도 좀 알아주시고 저좀 위로해주시면 안될까 그런 원망도 해요.제가 힘들다는 식으로 토로해도 제 말에 전부 반박을 하시고 힘들다고 생각하는거 자체가 옳지 않다는 식으로 비난이 들어와버리니 대화를 하면 싸움이 되고 사실 저도 가족들과는 그냥 의절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래도 제가 집에서 대학 다니고 그럴수 있는건 다 부모님 은혜는 맞죠..
하지만 진짜 힘들기도 한데.. 학교 행사나 모임을 나가는것조차 불가능해서 동기도 폭넓게 사귀지 못하고 선후배관계도 꿈도 못꿔요.. 제가 이런걸 말씀드려도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그래도 좋은 사람들은 경제적 상황에 상관없이 사귈수 있는건 사실인게 한두명정도는 친한 사람들이 생기긴 생기더라구요. 남들보다 친하진 않지만..
힘들게 하는 원인 때문에 힘든거도 그렇지만 부모님이 저의 힘듦을 인정해주거나 알아주지 않은 다는 사실이 힘들다는걸 두세배로 늘리는거 같아요.. 억울함도 생기고...
그런 적도 있어요. 어머니가 딱 한번 그랬는데. 나는 네가 돈 벌어오면 그걸로 해외여행이나 다녀야겠다고... 근데 그냥 듣고 흘리면 되는 말일수도 있는데 너무 말이 안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지금은 예전처럼 대학 좀 나온다고 취업이 되는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수 있는 직종이 흔한 것도 아니고. 벌어도 당장 갚아야 할 제 개인 빚만 2~3000만원이고 저 결혼자금 모으려면 더 힘들게 모아야 할텐데 엄마는 제 힘든건 위로해주지 않으면서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원망이 정말 커지더라구요.
해외여행... 많은 동기들이 용돈에 따로 번 돈을 합쳐 해외여행을 자기들끼리 많이 다니는거 저는 국내여행조차 한번도 가본적 없이 그들을 부러워하고만 있는데 저의 그런 슬픈 마음을 조금만 부모님이 헤아려주길 바라는게 제가 너무 못된 딸일까요? 저는 집에서 기대할 수 있는게 없어서 교환학생 알아보고 그거 되려면 또 공부 열심히 해서 학점 잘 따야하는데 공부에만 집중할수 없는 환경이고 학원조차 하나 등록하기 힘든 그런 악순환 속에 있는데 엄마는 왜 굳이 그런말을 해서 절 더 힘들게 할까요.... 대입 합격후 한번 친구와 국내여행을 딱 한번만 보내달라고 그렇게 사정했었는데 결국엔 허락 안해주시더라구요 그 돈이 아까워서.... 전 수능 끝나고 대학 가기 전 그 사이 기간데 단 한번도 놀거나 그러지 못했어요 합격만 했지 놀거나 친구와의 추억은 쌓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 참담하고 우울한 시기였죠. 그렇게 저 며칠 국내여행 가는거에 보태줄 돈도 없으신 분들이 그런 말을 하니 제가 못난 딸이라 그런지 억울하더라구요.
저희 어머니는 저한테 이런저런 힘든 얘기를 하고 하소연도 하시지만 저는 한번도 그럴수 없었어요.. 상식적으로 제가 어머니한테 그게 뭐가 힘드냐 그러진 않잖아요? 한번만이라도 제 힘든걸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전 너무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데 이런걸 얘기하면 너만 고통스럽냐 우리도 다 힘들다면서 왜 너만 생각하냐고 하셔요. 근데 지금 집이 힘든건 부모님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렇게 된거고 따지면 그것은 본인들의 책임을 본인들이 지는거라고 할수 있는데 그러면 저는 무슨 죄가 있어서 그 고통을 같이 분담하고 있는건가요?
쓰다보니 제가 참 답답하고 못난 딸이고 사람인것 같아요. 저 참 사람 덜된거죠?그래도 한번쯤은 못난 얘기일지라도 털어놓고 싶었어요.말도 안되는 얘기라서 혼나더라도 한번쯤은요...어른들 눈에는 그런 웃긴 부분들이 보이시겠죠?원래는 조언을 구하려 했지만 저 좀 정신차리라고 질책 해주셔도 고마울것 같아요.위로... 조금만 위로해주시면 더 감사하구요.앞뒤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새벽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