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진지 1년이 지난지가 벌써 몇 개월 전인데. 아직도 가끔 왜 네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내 주변에 모든 사람들은 너를 만난게 내 인생 최고의 실수고 너와의 관계를 끝낸 것이 신의 한 수라고 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덜 차려서 나는 잘 모르겠다.
이제는 아니라고 부정을 하면 한심한 시선을 받을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래 맞아 하고 웃고 넘겨버린다.
우리의 마지막은 깨끗하지 못했고, 너는 우리 관계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지만.
뭐 깨끗한 이별이 어디있겠냐싶다. 중요한건 나와의 만남을 정리하기 전에 내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먼저 건네줬다는거지..
그때는 참 화가 많이 나서 다른 것들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뒤 차분하게 돌아보니 그래 뭐 그럴 수도 있겠더라.
니가 마음을 건넨건지, 상대가 건넨 마음을 받아준건진 모르겠지만 폭죽같던 너희 사이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에 종결되었고.
너는 나에게 다시 연락을 했잖아?
나는 너에게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지만 너의 연락으로, 우리 사이가 그 여자때문에 끝난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봄 꽃이 져버리듯이 인연도 그렇게 지고 핌을 반복하는 것이라는 걸.
우리 관계가 져버릴때가 왔을 뿐이었다고 생각한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참 귀가 얇은편인데, 4년 전부터 너에 대해 내내 안 좋은 시선이던 주변 사람들 속에서도 꿋꿋하게 너의 좋은 점을 더 많이 기억한다.
기억력도 안 좋은 내가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의 상황이나 장소, 첫 데이트하던 날의 날씨와 피부로 느껴지던 습도까지도 모조리 기억을 하고 있다.
어색했던 우리 사이와 네가 날 보며 했던 말과 웃음까지도 생각이 난다.
솔직히 연애하는 동안 힘든 일이 너무도 많았다.
우리 집, 너희 집. 작고 컸던 가족 문제들과 인간관계, 경제문제로 서로 지쳤을텐데도 힘이 되어줬던 돈독함이 그립다.
나였으면 버텨내지 못했을 일인데 꿋꿋하게 버텨낸 네가 너무 존경스럽고, 힘들어하던 네가 생각나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그땐 어려서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 그때 내 행동들을 돌아보면,
아마 내 친구들이 널 쓰레기라고 하는 것처럼 너의 친구들은 날 쓰레기라고 부를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와 만나던 그 시간동안 나는 원하던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 성공의 순간엔 항상 네가 있었고, 성공을 준비하는 기간은 늘 네가 나를 기다려주었다.
아직도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간절하고 긴장되었던 그 순간, 네가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으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기도 아찔하기도 하다.
분명히 지금 이 순간의 나의 모습을 만든 사람 중에 너는 상당히 중요한 존재다.
그래서 더 너를 미워만 할 수가 없다.
나는 너에게 해준 것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만 같은데 너는 나에게 큰 존재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너때문에 힘든 나보다, 너때문에 행복했던 내가 더 큰가보다.
우리가 연애했던 시간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서로 답을 한 적이 있었지.
나는 같이 좋은 것을 보고 함께 했을때나 여행 갔던 순간을 이야기한 반면에,
너는 첫번째 두번째 심지어 세번째까지도. 내가 이룬 성공의 순간을 이야기했다.
나의 합격 등.. 나의 성공이 너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는 너의 대답은 아직도 센세이션하다.
네가 그런 사람이라서 나는 너를 참 많이 좋아했다.
서로 첫 연애 상대가 아니면서도 참 많은 것들을 처음으로 같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미숙했고 그래서 많이 싸웠다.
나는 있지, 원래 연애는 그렇게 하루에도 몇번씩 싸우는 건줄 알았다.
그게 아니고 우리만 그랬던거였나보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서야 알았다.
참 신기하게도 다시는 안 볼 것처럼 그렇게 싸우면서도 불타오르게 사랑을 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법도 한데, 점점 더 네가 좋았고 서로 얼굴만 봐도 행복했다.
나를 사랑스럽게 보는 너의 물고기같던 눈이 참 좋았다.
춥거나 더울땐 나와의 대화를 줄여야 싸움이 일어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며 말하는 네가 고마웠고.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하고싶은 말은 해야하는 나의 모습을 예쁘게 봐주던 네가 예뻐보였다.
못 먹는 음식이 많고 무서운 것은 견디지 못하는 나를 생각해주는 니가 늘 든든했다.
그래서 너와의 헤어짐을 받아들이기가 더 어려웠다. 나를 보던 너의 눈 속에 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담기게 된다는걸 인정할 수 없었으니까.
너와 헤어지고 꽤 오랜 시간동안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나는 나 스스로를 너무 특별하게 생각한다고 넌 나에게 자주 말했었다.
그렇게 평생을 단 한순간도 내가 특별하지 않은 순간이 없던 나였는데..
그런 나를 떠나서 나보다 덜 예쁜 여자를 만난 네가 원망스러웠다. (아마 나보다 더 예뻤다면 더 화가 났을 수도 있다ㅋㅋㅋㅋㅋㅋ)
원망스러웠지만 앞으로 평생 나보다 예쁜 여자는 안 만났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눈물이 많은 나는, 사람이 이렇게 하루종일 울면서 수분 섭취를 하지 않아도 생존에 필요한 수분이 신체 내에 기본으로 저장되있는 시스템에 참 놀랐다.
영원할 것 같던 관계가 끝나는 순간은 정말이지 끔찍하다. 그리고 그 끔찍한 순간은 영원할 것만 같다.
그런데 우리의 관계가 끝난 것처럼 그 끔찍한 순간도 끝이 나더라.
정신차려보니 다시 내가 할 일을 하며, 취미생활을 하고 다시 내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더라.
한동안 정지시켜놨던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네 얘기가 아닌 다른 얘기들을 하고 있더라.
너와의 이별로 인해 땅바닥을 쳤던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많은 이벤트들도 생겨나더라.
제일 중요한건, 나는 네 눈에만 예뻤던 것이 아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꽤 오랜 시간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한심하게 여겨도, 네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의 관계를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누군가와의 좀 더 친밀한 관계는 나한테 너무 부담이었고, 믿음이 깊어져야 하는 순간에선 언제나 머뭇거렸다.
참 바보같다.
다시 누군가와 헤어짐을 겪고싶지가 않았다. 어차피 헤어질건데 굳이 시작을 할 필요가 없잖아?
친구들은 이런 나에게 너 그러면 어차피 죽을건데 왜 사냐고 그냥 지금 나가 죽으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친구들한테도 너무 고맙다 술만 마시면 똑같은 소리 반복하는 나에게 화는 내긴했어도 늘 힘이 되어줬으니.
사람들은 왜 저렇게 언젠가 끝날 사이에 많은 것을 거는 걸까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나랑 똑같은 생각을 가진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도 연애가 하기 싫다더라.
근데 웃기지? 연애가 하기싫다면서 나는 만나보고 싶다는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오늘도 끊임없이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이 사람은 다를거라고 믿어도 괜찮고, 만약에 이 사람마저 다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설렘은 어차피 언젠간 끝나기 마련이고 인연은 지기 마련이니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러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데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혼자서 많은 것을 배울 기회를 준 너에게 고맙다.
아직도 너의 생각을 하면 씁쓸하고 텁텁한 기분이지만. 늦게나마 우리의 인연이 끝난 것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솔직히 이제 더이상 니가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더이상 너와 내가 엮이는 순간이 오지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다시 만나도 온전히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을게 뻔하니까.
서로의 환경이 너무나도 달랐는데 맞춰주려 노력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서로에게 지나치게 오랜시간 가까웠던 기억때문에. 그래서 앞으로 가끔 정말 가끔 그 기억으로 인해 굳게 먹은 마음 약해지는 순간이 올 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너도 만약 내가 약해진 모습을 보인다면 단호한 모습 보여주기 바란다.
내가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은 너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네 덕분에 바람을 피는것이 상대방에게 얼만큼의 상처를 주는건지 너무 잘 알아버려서 나는 누구에게도 그런 상처를 못 줄 것 같거든.
나한테 준 상처만큼의 벌은 꼭 받길 바란다.
안녕. 앞으로 단 한번이라도 마주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