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톡에 글써보곤 했는데 다 지워졌네요 ㅎㅎ
오랫만에 글을 써봅니다
전 27 신랑은 33 에 결혼을 했습니다물론 취업한지 얼마안되고 씀씀이도 헤퍼서 모아둔 돈이 얼마없어서염치없이 결혼해도 될까했고
첨엔 저희 부모님도 나이차이 많다며 탐탁찮아하시더니신랑 만나보시곤 상견례하고 2달만에 초스피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는 여태 연애를 횟수로는 열번이 넘게 하면서도헤어질 때마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나야지' 했었는데신랑 만나고나서는 '됐다. 더 나은 남자 만날 필요없다'생각이 들어서 1년 반 정도만나고 결혼으로 직행했습니다
신랑도 물론 단점이 있습니다
트리플A형이에요잘 삐집니다삐돌이 삥구 삐지기대장 어떤 수식어를 갖다붙여도 잘 어울립니다
근데 뭐랄까가정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요ㅋㅋㅋㅋ연애때도 제발 친구 좀 만나러 나가라고 부탁했지만친구가 있어도 좋은일에 축하해주고 가끔 안부를 묻고 돕지만집에서 가족과 보내고 누워있는게 힐링이라며 말하곤 했습니다
자기 생일때는 케이크 사서 들고 들어가서 부모님 앉혀놓고낳아주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면서 셀프생일축하합니다 ㅋㅋㅋ
신랑 자랑은 각설하고
제가 진짜 결혼을 결심하게 된 건시부모님을 뵙고부터입니다
신랑이 누굴 닮았나했더니아버님을 똑 닮았습니다
아버님 역시 신랑처럼 잔소리도 많으시고 지나치게 꼼꼼하신편이 아닌가 우려했지만그게 전부 가정에 대한 애정이시더라구요
신혼집 인테리어할 때도 인테리어는 저희가 다 고르고 디자인하게끔 해주시고매일 저희 대신 들러서 공사 부족한 곳없는지 잘 되는지 확인해주시고 못 절대 자신이 쳐주시겠다며 다 도와주셨습니다
어머님은 또 얼마나 귀여우신지(*=_=*러블리시어머님)
가끔 과하게 음식을 싸주시고 건강걱정하시지만평생 가정에 충실하셨고 자식들 키우는데 총력을 다하셨던 분이라 이해가 갑니다
시댁이랑 저희집이랑 차로 3분 거리인데
좀 놀러오셔도 될 법도 한데 며느리 부담스러우실까봐 절대 안오십니다언제 한 번은 제가 그릇배달이 집으로 온다니까 굳이 들어주신다면서 오셨는데신혼집이 꾸며졌는지, 어떤 그릇인지 궁금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들어오셔서 그릇보고 아 예쁘다우리 며느리는 그릇도 예쁜거 고르네 하면서환하게 웃으시다 서둘러 버스타고 간다면서 나가시던 모습보고혼자 '며느리보다 며느리입장 더 생각하시는 분이구나..'싶어서 눈물이 찡했습니다
가끔 생신이나 어버이날에 식사하면 선물같은거 사면 화내십니다
아직 너희 젊고 아기낳고나면 돈 들일이 많은데내가 너희보다 돈을 더 벌면 더 버는데 너희한테 손 벌리는건 아니다아무것도 하지마라(버럭) 하십니다
심지어 시누이 시누이하는데 저희 아가씨도 아버님 판박이ㅠㅠㅠㅠ저보다 2살 많으신 시누이도 저희 바로 옆 아파트사는데시누이하며 서방님하며 부처 몸퉁이 반토막 같습니다........
근데 주변에서 하도 그래도 시월드는 두고봐야한다하는데
물론, 살다보면 시댁에 서운할 일이 없지는 않겠죠가끔 의견이 안 맞으면 친정엄마한테 이랬다 저랬다 얘기하는데울 엄마 웃으면서
세상에 20년 넘게 따로 살았고 피가 안 섞였는데너도 나랑 가끔 죽일듯이 물어뜯고싶을 때가 있는데그 정도면 괜찮다
박서방보고 사람 괜찮다했는데너희 시부모님 참 좋으신분이다다 배운거다
부모님이 양보해주신만큼 너도 양보하고 살아라하십니다
제가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신랑이랑 월급 또이또이. 생활비 반토막신랑 미안해 담달은 용돈 만원 더 얹어주께^^*)결혼 후 하고싶은거 우리 며느리는 뭐든 다 잘할거라면서열심히 하게끔 응원도 해주시고
얼마 전 시험쳤는데 예쁘게 화장하고 나오셔서우리 며느리 고생했다고 밥사주고 또 얼른 들어가서 쉬라하십니다그 날 시이모님께서 저한테 부탁하실 일이 있어 전화하려고 하셨는데어머님이 오늘 우리 며느리 고생했다고 극구절대네버 쉬어야한다고전화못하게 하셔서 그 다음날 통화할 지경...
제 시험 발표가 났는지 직접 물어보시면제가 부담스러울까봐 신랑한테 몰래 물어보고저보다 더 걱정하고 기다리시나보네요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여태 남한테 나쁜 짓하지않고가끔은 바보같이 힘들게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그게 다 우리 시댁같은 좋은 곳에 시집가라고 미리 고생했나보네요~
결국 시월드
입장 차이때문에 싸움날 일도 있겠지만적어도 시부모님보고나선 신랑의 인격을 의심하지 않고많이 이해하고 양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받기만 해서는 안되겠죠저도 예쁜 며느리되려 열심히 노력하겠슴다 ㅋㅋ
오늘 아버님 생신이신데 미리 지난 주 식사하고오늘 전화드리니 통화안되는 이 쿨함어머님께 사랑해요~장문의 카톡을 보냈는데 와이파이켜진데서만 카톡을 보시는 어머님의 이 여유
ㅋㅋㅋ모두 사랑스럽고 감사합니다~
톡커여러분들도 공덕쌓으셔서 좋은 인연 만드셔요!(저 무교입니다. 단호)
굿하루~(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