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풍이 써준거 토대로 뒷부분만 써봣어 흐흐
도가 눈을 뜬 것은 정오가 다 되어서였다. 몇 달째보는 별장의 천장은 여전히 익숙하지가 않았다. 커튼을 넘어오는 것은 비단 햇빛뿐만이 아니었다. 피렌체의 물흐르는 거리만큼이나 낯선 클래식 선율이 들러왔다. 소리의 근원지는 할아버지의 방이었다.
할아버지께서 놀랄까 조심스레 옮긴 발걸음의 끝에는 춤을 추듯 움직이는 손가락이 있었다. 악표에 그려진 음표를 따라 걷는 듯 톡톡 튀기도 하고 유성우처럼 허공을 가르기도 하는 그 손놀림이 놀라웠다. 항상 세월의 무게를 정통으로 짊어진 사람처럼 끙끙대시던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 움직임을 마냥 서서 지켜보았다. 손이 움직이자 새로운 별이 탄생하고, 우주가 그려진다. 손가락 하나에 행성이, 그 움직임에 은하수가 흘러간다. 차가운 새벽을 실은 듯한 움직임. 허나 뜨거운 여름밤의 열기를 담은 몸짓. 선율에 따라 바뀌는 그 하나하나의 방향이 낯설지가 않았다. 도는 왜인지 아주 오래전이었던 것만 같던 그 여름이 떠올랐다.
「도, 이것봐. 춤을 출때는, 허공에 악보가 있다고 생각해봐. 너는 하나의 음표가 되는거야.」
「선율이 튀면 튀는대로, 흐르면 흐르는대로 움직이는 거지. 음악에 몸을 맡긴다는 말 그대로 하는거야.」
「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거야.」
한 때 머릿 속으로 그리고 그려 더이상 그릴 자리가 없어 그만큼을 눈물로 쏟아내야만 했던 그 사람. 그 목소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듯 도의 주변에서 울려퍼졌다.
"저기, 할아버지."
갑자기 들린 손자의 목소리에 그는 짐짓 놀라지 않은척 고개를 돌렸다. 얼굴 가득 당황스러움이 묻어나는 것을 손등으로 닦아낸 후 대답했다.
"도 왔구나."
"할아버지, 혹시. 혹시 예전에 말이에요."
"... ..."
"혹시, 춤. 춤추신 적, 있으세요."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곤 한쪽 눈을 위로 찡긋이며 웃었다. 아아. 종-인의 습관이었다. 가끔 엉뚱한 말을 하는 저를 볼 때마다 난감해 하며 저런 표정을 지었었지. 도는 눈물이 흐를 것같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지구가 멸망하고 우주가 내려 앉는대도 움직일 수 없을 것같았다.
"할아버지가, 예전엔 꽤 유명한 춤꾼이었지. 춤꾼이라고 하니까 왠 양아치를 소개하는 것같구나."
그러곤 허허, 하고 웃으셨다. 아니다, 너는 양아치 따위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혹시, 할아버지 이름이.."
"Ka-i. 내가 안 알려줬던가?"
마음이 다급해져 당장 터진대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도는 자꾸만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 한국에서 살으셨다면서요. 여기 이름말고, 그때, 쓴 이름. 그거 뭐냐구요."
"그걸 왜 궁금해 하는거냐? 올 때부터 특이한 아이라는 것은 알았어. 그런데도 뭔가 너를 데려오고 싶더구나. 넌.. 내가 그리던 누군가를 닮았어."
"할아버지. 제발요. 이름."
"종-인이었단다. 김-종-인."
한글자 한글자 말하는 그 입술이 슬로우모션처럼 느리게 벌어졌다 떼어졌다. 제 속에서 누군가 북보다 거대한 자명고라도 치는지 쉼없이 울렸다.
이렇게 컸구나, 네가. 내 걱정보다는 건강하게, 니 바람보다는 슬프게 자란 모습이었다. 종-인아, 너는 세월의 흐름조차도 춤추는 듯이 맞은 모양이다.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늙을 수 있다하면 소망이 없겠어. 그리고 나도 더이상 소망이 없다. 널 만났으니까.
--
꺅ㅋㅋ부끄럽군 누가 이뒤에나 앞에좀 써서 픽으로 내줬으면 좋겠다 너무 보고싶은데 의지가 없어서 맨날 쓰다가 포기해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