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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거 없이 나쁜 시모,시누이 됐습니다.

|2015.06.29 13:11
조회 106,679 |추천 480

저희 아빠 돌아가신지 이제 5년 됐고

가족이래봤자 저희 엄마, 저, 남동생 달랑 셋입니다.

저희 엄마는 직장 다니세요.

전 사귀는 남친은 있고 결혼은 아직 남편 형이 결혼전이라

남친 부모님뜻도 그렇고

우리도 급할 거 없어 천천히 생각중이구요.

그러다 얼마전에 남동생이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왔어요.

사귀는 여자가 있는 건 알았지만 저나 엄마나 각자 직장생활에

집에서 셋이 마주칠 일도 거의 없고 해서 이것저것 들은 건 없어

어쨋든 처음 보는 거였어요.

남동생이랑 동갑이고 여자친구는 집에서 장녀라 이제 슬슬 결혼

생각이 들어 인사도 할 겸 구체적인 얘기 나누고 싶어 데려온다더라구요.

토욜 온다기에 그래도 남동생이 결혼할 여자를 초대하는데

아무 준비 없긴 그래서 저도 토욜 근무 빼고

엄마도 금욜은 오전근무만 하고 이것저것 장봐다가 요리하고

토욜 오전까지 요리해서 점심 한상 근사하게 차려놨습니다.

저랑 엄마는 평소 안입던 예쁜 옷도 꺼내입고

그래도 우리 남동생 누나와 엄마로서 예의는 차려야 할 것 같아

집 청소에, 커튼도 갈고(아직 겨울 커튼 하고 있었거든요)

나름 신경많이 썼습니다.

점심 때 왔는데 예쁘장하고 약간은 수줍음이 있는 아가씨더라구요.

저도 애교 있는 성격 아니고 낯 가리는 성격이라

인사도 소리 없이 고개만 끄덕거리고 말 한마디 안해도

얼마나 어렵고 부끄러우면 저럴까 하고 이해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잘해준대도 예비 시댁인데 어려운 자리 맞으니까요.

잡채 한 두줄 먹더니 안먹고 젓가락 놓을때도

긴장되서 그렇겠거니 웃으며 그냥 지나갔어요.

엄마가 고생한 걸 알기에 저랑 남동생만 평소 양 보다 좀 넘치게 가득 먹었어요.

그리고 제가 과일 깎으러 주방 가는데 엄마가 둘이 동생방에 들어가서

둘이서 방도 구경하고 앨범도 보고 편하게 놀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동생이 데리고 들어가고 엄마가 저한텐 과일 깎아서 방에 주라고 하더라구요.

입맛 없는것 같아 과일도 안 먹을 것 같고 해서 안깎으려 했는데

우리가 있어서 그렇다고 방에서 편하게 먹게 깎아주라 그래서 다시 깎았어요.

한참 깎고 나름 데코하고 예쁜 포크 꺼내 올려서 쟁반 들고 남동생 방 문

노크 하려고 앞에 서는데 안에서 싸우는 소리 들리더라구요.

모른체 하고 과일 다시 들고 주방 오려는데

니네 엄마가! 이소리 딱 들으니까 발이 안움직이더라구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들었어요.

여자애 말하는게 대강 내용이

빨리 나가서 밥 먹으러 가자. 속 쓰려 죽겠다.

전날 술 진탕 마셨는데 갈비찜이고 잡채고 속 쓰려서 느끼하게 어떻게 먹냐

나 다이어트 해서 고기랑 기름진 거 안먹는다고 니네 엄마한테 얘기 안했냐

등등 음식 타박부터 시작해서.

나는 못 먹는데 니네누나랑 너는 신났더라. 둘이서 먹으려고 다 차려놨냐

니네엄마 좀 무섭게 생겼다.

니네 누나도 좀 싸가지 없어 보인다. 나 시집 살이 시키는거 아니냐

나 그런거 절대 못 견딘다. 오늘도 니가 오자고 해서 그렇지

결혼해도 난 시댁 안올거다.

솔직히 우리 엄마가 홀어머니에 시집안간 시누이 있다고 니네 집 싫어한다.

여기까지 듣고 딱... 눈물 나더라구요.

저 그대로 기척 안내고 주방에 다시 과일 갔다놨어요.

엄마가 안주고 왜 가져왔냐길래

나오는 눈물 억지로 참으면서 방해될까봐 못 들어갔으니 엄마도 가지 말라고.

이 말만 겨우 하고 제 방 침대에 와서 이불 뒤집어 쓰고 펑펑 울었어요.

저랑 엄마가 뭘 잘못했다고 또 제 동생은 뭘 잘못했다고

저런 소리를 듣고.

저하고 엄마는 나름 아빠 안계셔도 괜찮은 가족인걸 보여주려고

이만큼 신경쓰고 준비했는데

고마워하길 바라는 건 아니었고 안심하고 기분좋게 놀다가길 바란거였는데.

도대체 왜 ...

결국 좀있다 남동생이랑 둘은 나갔고 한참 후 밤에 들어왔더라구요.

엄마는 남동생한테 들떠서는 뭐라고 하든?

불편해 했지? 배고팠을텐데 뭐 좀 사줬니? 하면서 묻고

남동생은 자기도 맘이 안 좋은지 우리 집 좋대. 좋았대.

음식 많이 못먹어서 미안하대. 하며 얼굴이 굳어서는 방에 들어가더라구요.

솔직히 남동생한테 이런 여자 사겨라. 헤어져라

이런 간섭자체를 해본 적도 없고 하고 싶은 맘도 없는데

만약 저 여자랑 결혼하면 엄마가 너무 불쌍할 것 같아요.

저야 시집가면 그 여자 소원대로 마주칠 일 없겠지만...

우리엄마는 ...

정말 보기 싫다...

정말 다시는 보고싶지 않아요.

아직도 그날 음식이 입에 안맞았나? 하며 걱정하는 엄마가 답답하고

미안하고 마음 아파요.

 

추천수480
반대수11
베플00|2015.06.29 13:19
동생 쪽도 그말 들었으면 있는 정도 다떨어졌을겁니다 부모님께 인사드리기 전날에 술 쳐마셨다는게 자랑인가?
베플ㅇㅇ|2015.06.29 13:33
오늘 왜 이리 자작같은게 많지? 아무리 개념이 없어도 저런 여자가 존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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