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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빌라에서 생긴 일 (필력 장난아님)

빌라 |2015.07.10 14:48
조회 5,940 |추천 12

퍼온글입니다.

그러나 실화입니다.

빌라에서 생긴 일
..........................
정치를 논하기 전에
각자 마을이나 아파트의 일이라도
먼저 경험해 보길 권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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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풍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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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현재 사는 빌라로 이사를 왔다.

 

2012년 3월경인가 복도를 나서다가

반상회 공지를 보게 되었다.

 

"같이 꼭 가보자"

다짐받으려는 와이프의 요청에...

 

"그런덴 여자만 가는 거 아니야?"

 

"그런게 어디 있어.

마을에 관심 있는 사람은 다 가는 거지"

 

"그래도 다 아줌마들만 있는데

나 혼자 가는 건 이상할 것 같은데..."

 

계속되는 채근에 참석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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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인상...

..........................

 

드디어 반상회 날이 되었고...

 

반장으로 있는 XX건설

회장사모님 댁을 방문하게 되었다.

 

낯선 시선을 느끼며 들어선 실내에는

다른 한 명의 남자와 6명 정도의

아주머니들이 앉아 있었으며...

 

가운데엔 풍채 좋은 장군스타일의

회장사모님이 앉아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니...

 

다음 반장을 뽑는 것을 이야기한다.

 

교수님이라는 아주머니는

차기 반장을 맡겠다고 하는 것 같다.

 

장부 하나를 넘겨 주려고 하니

새로 반장을 하기로 승낙한 분은...

 

이렇게 하지 말고

날짜를 정해 공식적으로

서류와 통장을 넘겨 달라고 한다.

 

별것도 아닌 조그만 빌라 반장 인수인계에

참으로도 까탈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빌라 정원과

단지가 잘 가꾸어있는 게...

 

전부 반장으로 있는 xx건설 회장사모님이

자신들이 살 집이라 꼼꼼하게 지었고

애착을 갖고 잘 관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

3. 첫걸음

..........................

 

2011년 4월 퇴근해서 집에 오니 와이프가 묻는다.

“당신 엑셀 잘해”

 

“엑셀도 잘하고…브레이크도 잘하고,,,

메크로도 하고…비쥬얼 베이직도 잘하고...

그런데 갑자기 왜?”

넉살을 떨며 물었다.

 

“동네 산책하다가 새로 반장하기로 한 분을 만났는데…

혹시 남편 분이 엑셀 같은 것 잘 하면…

조금만 도와 달라고 부탁해서…”

 

“그러지 모”

 

아내가 신임 반장에게 도와 줄 의사를 전달했고

토요일에 당신의 집에 방문하면

해야 할 일들을 설명해 준다 했단다.

 

토요일이 되었다.

별로 내키진 않지만 약속했기에 찾아갔다.

 

예전 동네 구멍가게에서 많이 봤던

검은 먹지 커버로 된 장부를 주며

내역을 검토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겠다”고 하고 장부를 들고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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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스로에게 하는 자랑질…

..........................

 

우유값, 경비실 전화비,

빗자루 구입비, 명절 떡값 등등…

2004년부터의 지출내역이 적혀 있었다.

 

군대 있을 때 심심해서

주택관리사 자격을 딴 형을 떠올리며…

 

나도 그런 것 따 놓았으면

써 먹을 데가 있었을 텐데…

혼자 씨익~ 웃는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공동주택 회계 항목들을 찾아냈다.

 

그리곤 주로 쓰이는 계정 과목들을 이용해

일자별 내역을 대중소

회계 항목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회사 일이 바빠 퇴근 후

10시 경부터 해야 하기에…

8년 간의 내역을 정리하기 위해

새벽까지 소모해야 했고…삼 일이 걸렸다.

 

물론 이 작업을 하면서…

 

나나 되니까 이렇게 빨리…

그리고 처음 해보면서도

정확한 회계 계정을 이해하고 정리하지…하며

혼자만의 만족도 느꼈다

 

피벗을 돌려 연도별 항목별로 요약된

깔끔한 표를 보며 내 실력에 놀랄

상대방의 모습을 상상도 하며 말이다.

 

..........................

5. 전문가스런 개수작

..........................

 

8년치 장부를 정리하다

잘못된 두 군데를 발견했다.

 

 

수작업으로 작성한 장부이다 보니…

당연히 이런 실수는 있을 수 있다.

 

합계가 잘못된 상태로 넘어가

내역 없이 건너뛴 금액은

약 70만원 정도이다.

 

예전에는 손으로 했기에 못 찾았겠지만…

 

난 엑셀을 통해 장부를 검증했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엑셀이 저장된 USB와 장부를 전달하며…

이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전문가스러운 너그러움을 보여야 하기에…

 

“8년치 장부를 수작업으로 관리했는데

이렇게 두 군데 밖에 오류가 없다면…

정말 잘 한 겁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말이다.

 

전문가스런 개수작은 쓰나미를 나았을까?

 

전임 반장과 총무를 만나 장부와 통장

그리고 앞으로 고지서 작성을 누가 할 것인지 문제를

상의하고 온 신임 반장은 약간 격앙되어 있었다.

 

장부 오류 당시의 반장과 총무가

부족한 돈을 채워 넣기로 했단다.

 

난 그저 잘난 체 조금 하려고 한 건데

이런 파장을 일으켰다고 자책했다.

 

이 당시의 상황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때 까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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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상한 스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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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들을 정리하며 의문이 든 부분은…

 

내가 정리한 장부는

정말 작은 금액들로만 가득 차 있으며…

 

정작 큰 금액들은 총무 통장이란

곳으로 이체되고 있었다.

 

그 내역을 볼 수 있냐고 물으니…

클리어 파일을 하나 건네 주었다.

 

삼천만원 짜리 페인트 공사,

몇 천만원 짜리 건물외벽 공사,

몇 천만원 짜리 지붕공사

매년 천 만원씩 되는 조경 공사 등등…

 

이상한 점은…

지출 금액과 공사 이름들이 정리된 종이와

공사 대금 입금증은 파일 속에 있으나…

 

정작 공사에 대한 견적서나 계약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 계약서가 어디에 있냐고

신임 반장에게 물으니

곧 계 모임이 있으니 거기 나가서

총무와 전임반장에게 요청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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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통장을 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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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경이 되어서야

추가로 주어진 정보를 통해…

 

첫 반상회 당시의 약간 썰렁했던 분위기...

 

그리고 8년간 70만원 정도 빈 금액에 대해

왜 그렇게 민감한 반응이

일어났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되었다.

 

20년 가까이 된 이 빌라는…

초기 입주자 끼리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었고…

 

전체 반상회가 아닌…

몇몇이 모인 계 모임을 통해

거의 모든 사안이 결정되고 있었다.

 

회계 처리는 전 XX건설

경리였다고 하는 사람이 맡아…

 

입출금과 고지서 발급을 하며

매월 15만원씩을 받고 있었으며…

 

새로운 반장이 선임되어도

통장은 절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XX 건설 사모님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관리비를 제외하고…

수선유지비만 보면 세대당 6만원

36세대에게 평수에 상관없이 부과해

매달 216만원 연 2592만원을 모아…

 

천만원 상당은 조경비용으로 지출하고

나머지 천오백만원 정도는 모아 놓는다.

 

XX 건설 사모님은 자신이

지속적으로 반장을 맏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반장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이 기간에는 우연히도

큰 공사는 이루어지지 않으며…

 

돈이 삼천만원 정도 이상 모인 시점에

XX 건설 사모님이 반장을 다시 맡으며

공사 대금이 대규모로 빠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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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방통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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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점은 한둘이 아니었으나…

눈을 질끈 감고자 했다.

흔히 야합이라고 표현하는…

 

주민들 전체가 알게 될 경우

화합이 깨질 수 있으며…

 

그 간의 노고가 있으시니

조용하게 하나씩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고 신임 반장에게 조언했다.

 

그러면서 난 스스로

이것이 얼마나 너그럽고

현명한 조언이냐고 자부했다.

 

그나마 내가 나이도 좀 먹고

세상 경험을 했고

두루두루 볼 입장이 됐으니

이런 멘트가 나가지…

 

섣부른 판단력을 가졌으면…

 

옳고 그름을 따지며

조용한 동네에 풍파를 일으켰을 거라고 말이다.

 

이런 말을 꺼내는 나를 바라보며…

혼자 그저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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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미 건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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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난 방통일 수 없었다.

 

이미 강을 건넌 상황이라는 걸

 인지 못했으니 말이다.

 

사실 신임반장이 내 아내를 만나

엑셀 작업을 도와 줄 사람을 찾기 전…

이미 강을 건너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최초 계 모임에서 신임반장은

오래 전 반장을 했던 분의

은밀한 조언을 받아…

통장을 인계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xx 건설 사모님의 심기를 자극했고

고성과 함께 많은 이야기가 상황이었던 것이다.

 

신임 반장은 반장 활동비를 요구했고

계모임 멤버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 묵살했으며…

 

신임 반장에게 통장은 전달하되…

그 통장은 xx 건설 사모님의 측근인

총무가 보관하기로 되었고…

 

고지서 발급 및 회계 업무는 신임 반장 자신이

직접 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리곤 그날 엑셀을 못하는 신임반장이

고심을 하며 산책 하던 중

내 아내를 만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신임반장은 이 스토리를

나에게 언급조차 않았으며….

 

나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장부 상의 이상한 내역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조언했던 것이다.

 

방통이 아니라 밥통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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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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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4월 당시 까진

난 이런 전후 사정은 몰랐으며…

 

사실 그때 신임 반장은 나에게

엑셀로 고지서 발급 정도만을

요청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아무튼 장부 정리 작업을 통해 난

너무 많은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는…

 

초기 분양 당시 헬스시설이었던

50평 남짓의 지하 공간은…

 

장X 총리와 친분이 있던 이전 주민 민XX와

XX건설 사모님과의 합의에 따라

월 30만원에 임대되고 있었으며…

 

이분은 이 지하 공간을 약 삼천만원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하곤 거주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수 백만원 상당의 헬스기구들은  

창고로 치워져 썩어가고 있었다.

 

헬스장 샤워시설도 변경해 놓았기에

옆 보일러실에 있는

수백만원 짜리 보일러는

터져 물이 새고 있었으며…

 

이를 뜯어 내버리려면

또 몇 백만원이 지출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 공간은 애초 주거시설이 아니라

공동전기를 사용하며…계량기가 따로 없기에

주민들이 공동으로 전기세를 내주고 있었으며…

 

수도도 공동 시설이기에

수도세도 주민들이 나눠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분에게는 관리비도 부과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구청이 이를 적발하면

수천만원 들여 원상 회복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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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더 이상한 건…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주민들은

무허가 용도변경이 발생한 경우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 문제를 제기해도

36가구 중 어느 누구도

내 의견에 동조를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 동네 주민들은

의사도 몇 명 있고

고위 공직자 출신

금융인 그리고 일류 대학 출신도 많다.

 

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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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라진 퇴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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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아저씨 4분과 미화원 한 분이 계셨다.

이 분들의 퇴직적립금만 해도

6천만원 가까이 되어야 한다.

 

하나 2012년 4월 신임반장이 넘겨 받은 통장엔 채

삼천만원이 채 안 되는 돈이 들어 있었다.

 

대략 삼천만원 정도가 부족한 상태인 것이다.

 

주민들은 매월 퇴직적립금으로 이미 납부했지만

전임 반장에 의해 공사로 쓰여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임반장은 걱정을 안 한다.

 

퇴직금에 대해서는

퇴직 당시의 대표가 지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애당초 본인은 일년만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XX건설 사모님이 경비들에게

2009년 12월 까지는 경비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받았다는 각서를

받았기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고용노동부와 노무사와 확인해 보니…

그런 각서는 아무 효력이 없으며…

 

통장에 퇴직금 명목으로 별도의 입금이 되었거나

급여 계산서에 별도로 표시된 금액이 있는 등…

객관적 증빙이 없으면…

 

이 각서는 강압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간주되며…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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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혼자만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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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민들에게 부족분을 걷어야 한다.

 

용역 서비스를 제공 받다가

최근에 이사간 사람도 있으며…

 

당연히 최근에 이사온…

영문 모르고 돈을 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해야만 분란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 당시 이걸 왜 내가 고민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많은 똑똑한 주민들 중...

이 사실을 알려도 묵묵부답...무관심...

 

왜 지지한다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는지…

 

암튼 그게 내가 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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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얕은 재능 뽐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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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내가 두 번째로 반상회에 참가하기 전인

2012년 4월 말 까지는 장부와

기초 조사를 통한 상황 파악 단계였다.

 

자료들을 정리해선 PPT를 만들었다.

무언가 다른 곳보다는 수준 있어 보이고

나의 PPT 작성 능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였기에…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좀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한 뜻도 있었다.

 

PPT 내용이 과격하다고 신임반장은 거부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돌변했다.

내가 만든 PPT를 사용하겠단다.

 

물론 민감한 내용인…

퇴직금, 무허가 용도 변경 문제 등이 담긴

슬라이드는 뺴고…

 

수입 비용 구조가 들어 있는 도표

주민 화합 행사 계획 등만 가지고 말이다.

 

암튼 시간 보내 만든 자료가

사용도 안되고 사라지지 않게 됐다는 기쁨에

흔쾌히 동의하곤…

얼른 민감한 내용이 들어있는 페이지는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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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보람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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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반장은 반상회 전날 전화를 걸어

조경업체 선정에 대해 도움을 구했다.

 

XX건설의 하청업체인 YY조경이

매번 견적서 계약서도 없이 작업을 해 왔는데…

 

이번엔 3-4 군데 정도 견적서를 받아 봤다.

물론 YY조경에도 물어 봤는데…

 

그들은 자존심이 상해서 견적서를

못 내겠다고 했단다.

 

예전 사례로 볼 때 YY조경이 아닌

다른 곳으로 조경 업체를 선정하면

XX건설 사모님에게 일년 내내 시달린단다.

 

가격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업체를

정하게 목소리를 내달라.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반상회가 열리는 날 저녁

신임 반장의 집을 방문했다.

 

과일과 차를 앞에 두고

주민 30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늦게 들어온 XX건설 사모님

 

호랑이의 자태다.

 

늦게 들어 와선 가운데 쇼파에 걸터 앉으며

한 사람 한 사람 천천히 둘러 보며 눈빛으로 제압한다.

 

그리곤 종일 신임반장

반대편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신임 반장도 만만치 않다.

TV 모니터에 에 PC를 연결하고

PPT를 넘기며 차분히 설명한다.

 

누가 만들었는지…잘 만들었다.

나는 사람들이 눈빛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흐뭇한 보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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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폭주 기관차…

..........................

 

본격적인 주제로 넘어가기 전…

한 차례의 칼 바람이 지나간다.

 

신임반장이 말한다.

“직함 호칭에 대해 고민해 봤는데…

반장이 아니라 대표라고 불러 주세요”

 

갑자기 사모님이 반응하였다.

“자기가 불러 달라고

맘대로 부르는 게 아니라…

우리들이 검토해 보고

상의해서 불러야 되는 거고…”

 

그 멘트 참 유치하다.

 

하지만 긴장된 분위기로 변한 건…

그 목소리가 호랑이의 으르렁거림

같았기 때문일까?

 

긴장된 분위기를 가른 건 사모님이다.

 

“조경도 아무데나 맡기면 안되고…”로 시작해

5분 정도 혼자 말하기 시작한다.

 

말을 끊어야 한다.

 

“새롭게 반장이 뽑혔는데…

전임반장님이 예의를 갖추시고

지지를 해주셔야지…

지금 모습은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모님은 말을 멈췄고…

 

신임반장은 세 업체의 견적서를 제시했고

주민들은 거수로 그 중 한 군데를 골랐다.

 

사모님은 격앙되었다.

업체 선정 후 본격적으로

사모님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내가 이렇게 잘해 왔는데 빌라를 다 망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란

내 멘트에 묻는다.

 

“내가 몰 잘못했는데?”

 

경비 퇴직금 문제, 무허가 용도변경 문제,

수선 유지비 문제 등등을 조목조목 이야기 하였다.

 

횡령이란 단어나 비슷한 뉘앙스를 주는

단어가 언급되지도 않았음에도…

 

대화 중 그녀는

“누가 돈을 횡령했다고 그래”하면서

노여움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그녀 편에서 같이 떠들던

일곱 명 정도의 무리가 그녀를 뒤따랐다.

 

..........................

16. 괴전화

..........................

 

반상회가 있었던 다음날…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누군가가 전화해서 남편 연락처를

알려 달라며 욕설을 해댔고...

 

전화를 끊었더니 이십 통이 넘는

부재 중 전화를 남겼고,…

 

그래도 안 받으니 전화 받으라는 등

협박성 문자가 오고 있다고 말이다. .

 

무서워서 밖에 못 나가고 있다고 말이다

 

아내는 페닉 상태가 되어 있었다.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고…

자신이 사는 곳에서 싸우는

멍청한 놈이 어디 있냐고 말이다.

 

황당한 상황이다.

퇴근하자마자 전화를 달라고 해서…

그 번호로 전화했다.

 

어제 반상회에도 참가했으며

사모님을 쫓아 중간에 나갔던 사람 중 한 명이다.

 

한 시간 동안 통화하며…

조목조목 반박해 주곤 다신

전화 안 하겠다는 다짐을 받곤…

통화를 종료했다.

 

흥분을 가라앉히려 밖으로 나왔다.

 

경비 아저씨가 다가온다.

 

본인들의 퇴직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반상회에서 주민들에게 잘 말해 달라고

부탁했었기에…회의 결과가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저씨가 얘기해 준다.

 

반상회가 열린 곳에서 나온 일곱 명은

사모님 댁으로 들어가서

새벽 한 시까지 있었다고 말이다.

 

그리곤 이런 이상한 전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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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대 나온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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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회에서의 발언

그리고 이은 괴전화…

 

“이끼”를 연상시키는 이상한 마을이다.

 

아내의 잔소리는 계속 되었다.

 

당신은 나를 보호해야지

정의나 그런 나부랭이를

쫓을 때가 아니라고 말이다

 

며칠 지나지 않아 출근 길에

지저분한 주차장 바닥을 보게 되었다.

 

작년에 칠했던 주차장 바닥 페인트..

 

녹색 방수 페인트 위에

회색을 새로 칠했는데…

 

이쪽 저쪽 벗겨져

화색과 녹색으로 흉물스럽게 변한다.

 

장부 상 보면…

2년 마다 삼 천만원 씩 들여

XX 산업에게 공사를 맡겼었다.

 

퇴근 후 신임반장에게 전화를 했다.

주차장 바닥 하자 보수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계약서가 있냐고 말이다.

 

신임반장은 자신이 인수인계 시 받을 것은

나한테 보여준 자료가 전부며

사모님 측근인 총무(이대 나온 여자다…)가

가지고 있을 것 같으니 연락해 보라고 했다.

 

총무에게 전화를 했다.

 

나 : “주차장 공사 계약서를 가지고 있는지요?”

총무 : “왜 그걸 필요로 하는데요?”

나 : “하자 보수를 받아야 될 것 같아서요…

그 조건이 적혀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요”

총무 : “하자 보수는 왜 받으려고요?”

나 : “주차장 바닥이 이쪽저쪽 벗겨져 있어서요”

총무 : “우리 동에는 그런 게 없는데요”

나 : “그 동엔 문제가 없을 지 몰라도 2단지 쪽은 심각하거든요.

한번 오셔서 보시면 알 거예요”

총무 : “”내가 왜 거기가요. 암튼 난 계약서 몰라요”

나 : “계약서 모르셔도…총무니까…

전임반장에게 연락해 받으셔야 하지 않나요?”

총무 : “난 계약서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으니까…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하고…지금 나가야 하니 전화 끊습니다”

 

벽이다.

이 여인과 앞으로 더 이상 대화는 없을 것이다.

 

..........................

18. 제 3의 인물

..........................

 

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장부에 적혀 있는

주차장 페인트 공사 지급 내역에

장XX 소장이라는 이름으로

백만원이 지급된 내역을 기억해 냈다.

 

주말에 경비실로 가

20년 근무한…모르는 것 없는

경비아저씨에게 물어봤다.

 

XX건설에 오랫동안 근무한 분으로

큰 수선유지 작업할 시 와서

공사감독을 했던 분이란다.

 

그 당시에 얼마나 계셨냐고 하니…

오기야 왔었지 하며…말을 삼간다.

 

“이끼”에 나오는 마을도 아니고…참…

 

연락처 아시냐고 하니…

당신에게 받았다곤 절대 말하지 말라며

쪽지에 적어 준다.

 

장XX 소장에게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전 XX빌라 주민입니다.

혹시 작년 주차장 페인트 공사 당시

작업 감독을 하신 것 같은데…

몇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지금 병원에 있어서 그런데…짧게 물어봐요.

근데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아요?”

 

“제가 빌라 관련 장부 정리를 담당하고

있어서 거기에 적힌 전화번호 보고 하는 거예요”

 

“아 네”

 

“지금 보니 주차장 페인트가

일년도 안돼 벗겨지고 있는데…

하자 보수를 받을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 돈을 들여

공사해야 하는지 확인해 보려고요”

 

“계약서는 나는 안 가지고 있고…

공사했던 XX산업이나

사모님에게 물어보시죠”

 

“그럼 혹시 . XX산업 연락처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그쪽으로 연락해서 전화가게 할께요

아 그리고 페인트 공사는 원래 하자 보수라는 게 없는 거예요”.

 

“아무는 알겠습니다. 전화기다리겠습니다. “

 

..........................

18. 미션 파서블

..........................

 

오후가 되도록 연락이 안 온다.

장XX 소장에게 다시 전화해 보았다.

 

XX산업에서 연락주기로 했는데 바빠서

그런 것 같다고 다시 재촉하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한참 후 XX산업 부사장이라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계약서는 있으나 줄 수 없다고 한다.

신임반장이 요청해도 안 되냐고 하니…

 

자신들은 원래 XX건설과 관련이 깊어서

사모님 동의가 없으면 줄 수 없다며…

받고 싶으면 사모님을 통해 받으란다.

 

음…이 부분이다…

계약서는 어차피 목표가 아니고…

하자 보수가 목표니…

 

껄끄러운 계약서를

좀 더 물고 늘어지면 될 것 같다.

 

감은 적중했고…

통화 끝에 날짜 정해서 알려 주면…

 

사람 보내서 이틀 정도 작업을 하게 한단다.

그리고 만약을 위해 페인트 한 통도 줄 테니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사용하란다.

 

별로 나쁜 조건이 아니라…동의했다.

 

..........................

19. 얻어 걸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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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님 지시를 받았다고 하면서

페인트 시공업체 XX산업 과장이 전화를 한다.

 

날짜를 알려 주면 처리하겠다고 말이다.

그 과정에서 묻지도 않은 아이야기를 한다.

 

1단지 쪽은 테스트로 특수 페인트를 발라서

잘 안 벗겨질 거라고 한다.

그리고 그 쪽은 벽이 워낙 지저분해서

벽면도 칠했던 거니 오해하지 말라고 한다.

 

사실 난 1단지 주차장에 한번도 가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통화 중 짐짓 모든 사항을 잘 아는 척 해야 했다.

 

그래도 전체 단지 중 일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별로 좋은 판단은 아닌 것 같다는 식으로 말이다.

 

사모님이 1단지에 거주하며…

그런 지시를 받았기에…

자신도 내 말엔 동의하지만 어쩔 수 없었단다.

 

왜 총무가 자신이 사는 곳엔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암튼 과장의 이 멘트는

의혹의 강도를 증폭시켰고…

 

난…구글링에 빠져 들었다.

 

..........................

20. 구글링이 알려 주는 것

..........................

 

원래 회장이던 아버지는

XX건설을 아들에게 물려 주었다.

 

토목 공사의 안정적 사업 기반을 가졌던 회사는

공격적인 경영을 하며 사이판 등의

해외 주택 사업으로 확장을 추구하다가…

 

2008년 리만 사태와 모기지 거품 붕괴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그 이후부터 빌라의 수선 공사가

대규모로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2억원이 넘게 적립되어 있던

주민들의 돈은 전부 사라지고…

 

퇴직적립금마저 지출되어

마이너스 상태로 변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사를 했던 업체들은

XX건설의 하청을 맡았다가 대금을 못 받은

채권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업체들이었다.

 

2년마다 주차장 공사를 한 XX산업도 말이다.

그들도 피해자란 말인가?

 

..........................

21. 수사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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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나는 어떤 편견에도 사로 잡히면 안 된다.

 

남을 의심하지 말아야 하며…

더 많은 확인이 필요하다.

 

주차장 페인트 시공에 대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시공 방법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일단 건축물 대장을 뽑아

지하 주차장 면적을 확인했다.

 

그리곤 페인트 시공업체 몇몇을 불러

뜯어진 페인트 조각을 바탕으로

같은 방법으로 공사해 달라고 했다.

 

공사 금액 삼천 이백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견적들이 나온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

내가 생사람을 잡고 있는지 말이다.

 

..........................

22. 남자와 하는 미팅 – 호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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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에게 전화를 했다.

 

계약서를 보관해야 할 것 같은데…

빙빙 전화들을 돌리고

사모님이 요청해야 줄 수 있다고 하는데…

혹시 도와 주거나… 가지고 계시면 넘겨 달라고 말이다.

 

같이 있었는지…

XX건설 전 회장인 남편에게 넘겨 준다.

 

다짜고짜 “몇 살이냐”고 묻는다.

“나이를 물으시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하니…

재차 “몇 살이냐”고 묻는다.

의도를 알려 주시면 알려 드리겠다고 하니…

 

이번엔 “이사 온지 얼마 됐나”고 묻는다.

“질문 하시지 마시고…하시고 싶은 말씀을 계속 하시죠”라고 하니

 

“아파트에서 이사 와서 잘 모르는 모양인데

우리 빌라는 옛날 시골 마을 같은 곳이야.

봄에 꽃 피면 같이 꽃잔치하고…

젊은 사람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이쪽 저쪽 쑤시고 다니다가 다쳐”

 

“조선시대도 아니고…시골 마을도 계약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라고 하니

 

계속 이사 온지 얼마 됐냐

나이가 몇 살이냐를 반복한다.

 

정말 궁금해 하시니 말씀 드리는데…

 

회장님 회사 부도 직전에

회장님 댁이 위층에 사시는 분 아들 명의로

매매된 사실을 알 정도의 기간은 되었고…

그 나이도 되었다고 했다.

 

어디서 어린 놈이 말대꾸 한다며

전화를 끊어 버린다.

 

암튼 이 전화를 끊고 느낀 점은…

 

경비 아저씨들에게 언급되듯…

XX건설은 회장이 일으킨 회사가 아니라…

호랑이 사모님이 만들어낸 회사라는 것이다.

 

이 분은 너무 약하고…회장감은 아니다.

 

군인 장교로 예편했으며

노XX 대통령 시절…

사모님의 장교 부인 인맥으로 회사를 키웠다고 하며…

 

인부들을 진시황처럼 다룬…

풍채 좋은 사모님…

 

XX건설 감사 직을 맡았다는 그 분이

그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는 말에…

자연스레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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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외계와 교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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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화 후

난 갑작스런 방문객을 맞게 된다.

 

사모님 윗집에 산다는 분 부부가

집으로 찾아 왔다.

 

아들이 외교관으로 있고…

본인은 김포에 땅이 많이 있어

세무 조사 때문에 검찰에도 불려 갔었다 등등

 

그리고 이 곳에 MB도 살았었고

김영삼 대통령 아들도 살았었기에

높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지금도 골프 모임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면서

골프를 치냐고 묻는다.

 

골프채 보다는 야구 빳따

휘두르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아무튼 사모님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으니…

 

젊은 사람 심정도 이해는 하나

나중에 천천히 도와 줄 테니  

조금 천천히 움직이란다.

 

긴 시간 대화를 했지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협박을 당한 건지…회유를 당한 건지…

암튼 한가지 분명한 건…

 

본인 아들이나 자신에게 피해가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표현인 것 같다.

 

암튼 이 분은 회장 보다는 더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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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정처 없는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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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증명 및 배당 증명을 작성했다.

 

과거 3년간 했던

2억에 해당하는 공사 항목을 적고

계약서와 견적서 일체를 넘겨 달라고 말이다.

 

물론 반응은 없겠지만

자료를 남겨 두어야 한다.

 

그리고 지하에 무허가 용도 변경으로 입주해 있는

민XX씨를 내보내라는 내용으로 한 통

 

그리고 평형별 일괄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수선유지비를 개선해 달라는 내용으로 한 통.

 

물론 내용 증명에 회신을 요청한 기간 동안

아무 답변이 없었다.

 

서류들을 들고 종로 경찰서에 방문했다.

수사를 의뢰하려고 말이다.

 

민원실에 갔더니 진정을 할 건지

고발을 할 건지에 대해 물어본다.

 

차이가 무어냐고 물으니…

 

진정서는 해당인이 무혐의로 판명이 나도

진정인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고발장을 접수하면…

무고로 밝혀졌을 때 역으로 피해를 입는단다.

 

당연히…진정서를 쓴다…

 

제출하니 민원실에서 내용을 보더니

이건 여기서 접수하지 말고…

일층에 위치한 XX과에 가서 상의해 보란다.

 

교무실, 경찰서

자기 발로 걸어 들어가기 싫은 곳이지만

들어갔다. 당당한 척 하면서…

 

의외다…4명이 조그만 공간에 앉아 있는데

모두 다 너무 착하게 생겼다.

 

상황을 설명하니…

제일 직위가 높아 보이는 분이 조언을 한다.

 

이 경우 계약서가 있어야 수사를 할 수 있는데…

법원을 통해 결정 명령을 받아

강제로 계약서를 확보해야 하는게

먼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이다.

 

종로 경찰서를 나와서

마포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찾아갔다.

 

상담변호사는 법원에서 판결 받는 데는

시간도 걸리고 돈도 드니

경찰서에 잘 설명해서 접수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자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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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미친 X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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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해결하려면

좀 더 느긋해야 하고

먼 길이 될 것이다.

 

나는 좀더 너그러워야 하며

여유로워야 한다.

 

2012년 7월쯤 경비 아저씨 중 한 분이

퇴직을 한다고 하셨나 보다.

이 분은 5년 정도 근무한 분이다.

 

신임반장이 2010년 이전 근무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다.

 

웃긴 건 신임반장 이분도 이대 나온 여자다.

(이대 나온 다른 주민도…나중에 또 등장한다)

 

생각할 것도 없이

당연히 다 드려야 한다고 했더니…

 

그래도 2010년 이전 부분에는

각서를 받아 놨으니…

그걸 이용해서 깎아보겠다고 한다.

 

그러지도 말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했다

 

명예롭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경비 퇴직금을 깎는 것은…

품격 운운하는 주민들에게

수치를 주는 일이라고 했다.

 

물론 더 많은 설명을 해줬다.

퇴직금을 깎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겐

명예란 단어는 안 먹힐 것이니…

 

이해 관계를 바탕으로 설명해 주어야 하기에…

 

경비 인력은 각 가정의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 있기에

내보낼 때 불만을 갖게 하면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말이다.

 

궁둥이에 불난 사람처럼

신임반장 그리고 총무가 왔다 갔다 하더니…

 

전임 반장과 상의해서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너무도 당연한 것을…

 

내가 볼 때…이들은 미쳤다.

 

그리고 나는 이들을 혼내 줘야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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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원님이 뜯는 저 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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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에 대한 신임반장과

총무의 상식에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지금 통장에 들어 있는 잔고…

삼천만원이 전액 퇴직 적립금이며…

 

아저씨들 대부분이 20년 넘기에

아직도 삼천만원 정도가 부족한 상태라는 것을

생각을 안하고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질의 해서 받은

퇴직금에 대한 답변…

 

노무사의 답변들을 이메일로 계속 보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많은 전화 통화를 했다.

 

둘은 내 의견을 무시한다…

 

그러곤 이들은 갑자기 오천만원을 들여

지붕 공사를 하기로 결정한다.

 

80만원씩 각 세대 당 부과해 2880만원을 추가로 모아

지붕공사를 하겠다고 말이다.

 

그건 아저씨들 피땀을 지붕에 올리는 일이라고 했으나…

 

이들은 반응이 없다.

그리곤 공사 결정을 하기 위해 9월 달 반상회를

야외인 사모님 집 앞 등나무 밑에서 한단다.

 

왜 집중이 안 되는 야외에서 하는지?

한번도 그런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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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이제 그만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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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신경을 끌까?

왜 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면…

“뭐 그딴 일에 신경을 쓰고 있어…”라고 반응한다.

 

돈 내라고 하면 내면 되지…

참 시간도 남아 돌고…

할 일도 없다고 말이다.

 

그러며 그들은 더 큰 정치를 논한다.

 

더 이상 관여하지 말아야지…

회사 일도 바빠지는데…

 

이런 일로 시간을 보낸다면

다들 비웃을 텐데….

 

마지막으로 편지를 썼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주민들에게…”

라는 제목의 글을 말이다.

 

경비 퇴직금 문제…등등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번에 열리는 반상회에서

관심을 기울이라는 내용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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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학익진을 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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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반상회가 가까워짐에 따라…

많은 고민이 생긴다.

 

갈까…말까…

 

경비 퇴직금이라고 울부짖어도…

그 돈을 지붕공사에 쓰려고 하는 저들…

 

나는 혼자며…저들은 다수

어차피 여럿이서 동시에 떠들면

내 목소리는 묻히게 되는데…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가서 정색을 해야 하나

아니면 부드러운 표정을 지어야 하나 등등…

 

“안 갈래” 라고 말하니 아내가 묻는다.

“왜 그러는데?”

 

병법의 기본은 “때” 와 “장소”야.

 

저들이 정한 때에…

저들이 정한 장소에서 싸우면

백전백패하게 되어 있어….

 

반상회가 저녁으로 예정된 날

아침에 출근하는데 경비 아저씨가 다가 온다.

“일 끝내고 빨리 오셔서…

저희 퇴직금 문제 잘 해결해 주세요”

 

“네”라고 대답해 버렸고…

난 학익진에 뛰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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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개구리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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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적들이 학익진을 펴고

내 앞에 앉아 있었다.

거만하며 비꼬는 듯한 시선으로 날 바라본다.

 

이럴수록 태연한 표정과

온화한 미소를 지어야 한다.

 

왜구들을 소탕하려면 말이다.

 

지붕공사에 대한 이야기 전에…

총무가 갑자기 무언가를 꺼내 들며 이야기한다.

 

예전 자료를 찾다가 주민들에게

너무 중요한 문서를 찾았다고 말이다.

 

경비들이 쓴 각서를 보여 주며…

 

전임반장과 고용노동부에도 갔다왔다.

퇴직금을 이미 지급 받았다는

이 각서가 있기에 여러분들은 걱정 안해도 된단다.

 

역시 내가 사는 종로는 정치 일번지이다.

일개 주민까지 이런 경지에 올랐으니 말이다.

 

발언을 했다.

 

고용노동부까지 갔다 왔다면

이 각서가 효력이 없다는 것은 이미 다 알 텐데

왜 그렇게 말씀하는지 모르겠다.

 

각서가 효력이 있다 치더라도…

만일 최악의 상황이 되어

20년 전 기간에 걸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면

지금 말씀하시는 총무나 반장이

그 금전적 책임을 질 수 있는지요?

 

물론 주민들도 그런 상황에

두 분에게 책임을 미루진 않겠지만…

 

경비 퇴직 전에

이사 가고 새로 이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면 장차 분란의 소지가 있으니…

 

지금 주민들 사이가 좋을 때

어떻게 안분해서 부과할 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갑자기 내 앞에 논이 펼쳐진다.

개구리들이 떼로 울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말투가 건방지다.

지금 사람 말을 못 믿는 거냐…

고용노동부 까지 갔다 왔다고 하지 않냐.

이사 온지 얼마 됐냐?

요즘 젊은 사람들은 버릇이 없다.

 

난 미소를 지었고…

아무도 내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다.

 

그리고 통장에 남아 있는 돈 삼천만원과

세대당 평형 상관 없이 80만원씩을 걷어…

지붕 공사를 하기로 결정이 났다.

 

1단지 지붕공사 하던 삼 년전과 같이

2단지 지붕공사에도 전체가

그 당시와 같은 금액을 내기로 말이다.

 

병법서에 있는 내용이 역시…

 

싸움에 있어 승리하려면…

때와 장소를 내가 정해야 한다. 푸하하

 

난 졌다

 

그러나 질 줄 알면서도 그 자리에 간

내가 대견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 동 할머니는

당신 자식이면 날 팼을 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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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우울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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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회 정확히 일주일 후...

 

은행연합회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전화를 받았다.

 

신임반장에게 온 전화다.

 

지붕공사 계약금으로 천오백만원을

형제 산업으로 일주일 전에 부쳤는데…

업체가 부도 났단다. 도와달란다.

 

광화문 횡단번호를 걸으며 전화를 받다가

휴대폰을 떨어뜨렸다가 줍는다.

 

어떻게? 난 청부 추심업자도 아닌데…

 

형제산업 이X현 과장 전화번호를 알려 줄 테니

자재라고 일부 가져 올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한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 십 여분 고민을 하였다.

 

미친…미친…이란 단어만 머리 속에 맴돌았지만…

“미친”으론 이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다시 전화를 했다

그 업체는 사모님이 소개 시켜준 업체이며

긴급히 계약서를 퀵으로 보내와

하루만에 정신 없이 처리했다고 했다.

사모님은 해외 여행을 가서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런 건 지금 말 할 필요 없으며…

 

경비 아저씨의 피땀을

지붕에 바르려고 하니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일단 조용히 있으라고 말했다.

 

그리곤 형제산업 이X현 과장에게 전화를 했다.

물론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통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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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악마의 승리

..........................

 

이제 완전히 망했다.

 

지붕공사 업체 부도로

천오백만원 계약금 날린 문제로

신임반장은 힘을 완전히 잃을 것이며…

 

그리고

사모님의 절대 권력은 더 공고해 질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40만원씩 두 달에 걸쳐

총 80만원을 부과하기로 한 금액…

 

1차분은 대부분 납부했으며

2차분 고시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그냥 부도 사실을 알리지 말고

돈을 걷자고 했다.

 

도덕성에 대해 고민도 했다.

 

힘이 사모님으로 다시 쏠릴 것을 걱정해

이것을 알리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내 안의 악마가 이겼는지…

이런 결론을 낸다.

 

돈과 공사업체 재선정은 별개의 문제다.

 

어차피 2단지 지붕공사 문제니…

 

사모님이 사는 1단지 주민은

정해진 80만원만 내면 되고…

 

나머지는 2단지 주민들과

신임반장이 나눠 부담한다.

 

아니면 걷은 돈을 지붕 공사에 사용하지 않고

퇴직금 해결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도 사실을 알리면…

일부는 어떤 일에도 돈을

더 이상 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내 악마의 결정은…

결국 나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세상에서의 힘은 선과 악이 결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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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뻔뻔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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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분에 대한 납부가

어느 정도 마감되는 시점에

이 사실이 알려 졌다.

 

1단지 18 가구 중

몇몇 세대는 더 이상 납부를

안 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1단지만의

반상회를 따로 소집했다.

 

신임반장이 자리에

출석하라고 요청하며 말이다.

 

신임반장에게 2단지만의 반상회를

따로 모으라고 얘기했다.

 

그 자리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2단지 반상회가 열렸고

신임대표의 첫마디는 위험했다.

 

자신도 사모님에 의한 피해자다.

사모님이 소개시켜 주는 업체 아니면

공사를 맡길 수 없는 상황인 건 다들 알고 있지 않느냐?

너무 경황 없이 처리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이렇게 부도 날 업체 소개시켜준 게 더 문제다.

 

아뿔사…이 분의 발언…위험하다.

사람들의 눈은 차가워져 갔고…

 

검은 자위는 점점 안으로 깊어진다.

분노의 기미마저 보인다.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솔직하게 감정과 문제를 다 까발리는 것이다.

 

발언했다.

 

사실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첫 마디가 미안합니다

아니면 죄송합니다라고 기대했습니다.

 

이 말로 시작하지 않은 건

정말로 분노케 합니다.

 

책임을 지겠다고 반장을 했으면

그 책임에 대해서 언급해야 하고…

주민들은 그걸 감싸줄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나도 피해자”라는 반응은 정말 화나게 합니다.

 

일단 미안하다고 해야 사람의 도리 아닐까요?

 

어정쩡하고 두리뭉실하게

나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은 후 본론으로 들어 갔다.

주민들은 다음 안건으로

넘어갈 준비가 조금은 되었다.

 

..........................

34. 풀뿌리 민주주의

..........................

 

1단지에서 반상회를 따로 하고 있는데

결론은 분명히 단지를 갈라서

관리하자고 제안을 할 것이다.

 

이런 전망을 내놓자…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해”

“그게 말이 돼 지금껏 같이 지내왔는데”

 

이것은 제 예상이며…

그 근거는 지붕공사비를 미납한 가구 중

1단지에 새로 이사온 XXX의 품성으로 볼 때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이고…

 

전체적 역학 구조로 볼 떄

단지를 가르자는 결론을 낼 것 같습니다.

시간 상 너무 구체적이고 미묘한 부분까지

설명하긴 어렵지만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진입로도 서로 반씩만 쓰나?”

 

그래서 우리는 이 자리에서

그들이 단지를 가르자고 할 경우

어떻게 할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첫번째 방법은

 그러지 말자고 매달리는 방법이 있고…

 

두번쨰 방법은

분할 관리에 찬성하는 방법이 있겠죠…

 

첫번째 방법의 장점은…

세상이 조용할 거라는 것이겠죠.

 

단점은 예전보다 더 침묵을

강요 당할 것이라는 것이고요.

 

두번쨰 방법의 장점은

모든 결정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나…

 

단점으론 손이 많이 가고

때론 마음 고생도 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전 두번째 방법을 추천하며…

이 방법엔 단점보다 장점이 많으나…

거주하는 지역에서의 싸움이라는 부담감이 상당하죠…

 

몇몇 분이 자존심을 이야기 하며…

저쪽이 먼저 나누자고 나온다면…

우리도 그것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인다.

 

1단지가 사모님을 주축으로 가르자고 해도

그들이 감정에 취해 잘 모르는 게 있어요…

 

“공동 쓰레기장을 우리 쪽에 만들어 놓았고…

골프연습장도 우리 쪽에 있으며…

진입로도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럼 쓰레기장도 못 쓰게 하고

골프연습장도 못하게 하고

진입로로로 못 지나다니게 해야지…”

 

정말 대단한 풀뿌리 민주주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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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쓰레기장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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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예상대로 움직인다.

2012년 9월 신임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1단지 18명 전원이 단지를

분할 관리하자고 서명을 해서 가져왔단다.

 

그것도 총무가 직접 준 것도 아니라…

경비시켜서 전달해 왔단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2단지 반상회를 소집하라 했다.

 

그 자리에서 찬반을 물었으며…

몇몇은 불편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분할 관리에 응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우리 땅에 있는 공동 쓰레기장을 1단지에서

사용 못하게 하자는 의견이 또 나온다.

 

만약 쓰레기장을 막으면 영구 분단이 된다.

앞으로 다시 합칠 협상 카드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쓰레기장을 막자고 하는데

“누가” “어떻게” 막을 것인지요?

 

“못 쓰게 하면 안 버리지 누가 버리겠어?”

“그래도 버리면요?”

 

“쓰레기장 입구를 잠그면 되지?”

“쓰레기장 담장이 낮은데

누가 던져서 넘기면요?

쓰레기장이 더 지저분해지지 않을까요?”

 

“CCTV 설치하면 되지”

“설치에 비용이 들고…

사각지대도 있는데요…

그리고 CCTV를 24시간 동안

누가 보고 있어야 할까요?

그리고 누군가 버린 거 확인한 후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알바생을 고용하면 되지?”

“20대 깡패도 아닌 알바생이

누군가 작심하고 버리려와

소리지를 때 막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월급은 얼마를 주어야 할까요?”

 

“그럼 우리더러 어떻게 하라구?”

“어떻게 하라구가 아니라…

때가 되기 전에 막으면 오히려 문제가 되니…

상황이 숙성될 떄 까지는

쓰레기장 막자는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하지만 이런 당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왜 쓰레기장을 막지 않냐고 물었고…

 

난 언제나 “누가”와 “어떻게”를 질문했다.

 

왜 같은 주민입장인 내가...

맞대응하는 입장에서...

 

왜 이런 질문을 사람들에게 하고 있는지…

 

민주주의는 정말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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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분단…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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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지와 2단지 분리가 결정이 났다.

 

난 2단지에 거주하는 신임대표에게

공식적으로 사퇴하라고 했다.

정말로 기분 나빠했다.

자신은 아직도 공동 대표라고 말이다.

 

그 이유를 설명했다.

 

퇴직금은 퇴직 시 대표가 책임져야 하며

미지급 시 형사 고발 될 수도 있다.

 

분리된 상황에서 해결 능력도 없는 채

당신이 대표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

 

결국 정에 못 이겨 2단지 주민들이

나누어 부담해야 하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다 라고 말이다.

 

사퇴한다는 벽보를 붙였으며

당분간 사태가 확인이 될 때 까지는

대표가 없는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다만 협상 대표 3인을 두어

단일 관리되던 단지 분리에 따른

문제를 협의하기론 했다.

 

하지만 1단지는 협상하려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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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세상 돌아가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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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당면한 문제는

경비 아저씨의 월급문제이다.

 

갈라진 이후 맞은 첫번쨰 달엔

내가 있는 2단지가

경비 아저씨 월급과

추석 보너스 전액을 지급했다.

 

그러나 향후 어떻게 할 지…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경비 아저씨에게 저쪽하고

얘기 좀 해 보시라고 했더니…

 

1단지는 급여의 절반을

아저씨에게 지급하기로 했단다.

 

땅 면적으로나 건물 면적으로 볼 때

57대 43의 비율이다.

 

아저씨들은 2단지에서도 반을 달라고 하신다.

 

빌라는 공동주택관리규약에 적용은 안 되지만

아파트와 동일 계산방식이 사용되며

지분에 따라 부과되는 것이 맞으며…

그 기준에서 볼 때 우리는 43%를

지급하는 것이 맞다고 하였으나…

 

아저씨들은 이런 내용을 듣고 싶어 하지도…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러게 말이다.

누가 세상에 이런 개뿔 같은 계약이니

산정 방식이니...이런 걸 만들었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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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새우등 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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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려면…

 

우리는 경비 아저씨에게

월급 반액을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얘기했더니…아내가 말한다…

 

“겨울인데…”

 

그렇다 겨울이다.

 

아저씨들에게 찾아 가서

분배 비율이 합의가 안되고 있어

40%만을 지급해야 할 것 같은데 괜찮냐고 물었다.

그러라고들 하신다.

 

이렇게 대지 지분 57%를 차지하는 1단지는 50%

43%를 차지하는 2단지는 40%의 월급을 지급하며

3개월을 끌어 2013년 1월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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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머리털 나고 처음 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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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아저씨들에게 체불 임금 문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시는 것이

문제 해결 방안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양쪽 단지 대표를 찾아가 동의를 구한 후

진정서를 제출해 보시라고 말이다.

 

어느 날 초인종인 울린다.

경비 반장님이 종이 한 장을 들고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으시다.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종이를 건네 준다.

 

피진정인 칸에는 이대 나온 신임반장

이름이 적혀 있었고

빨간 펜으로 찍 그어져 있었다.

 

내용은 괜찮은데…

피진정인 이름에 자기는 뺴고

전임반장 이름을 넣으라고 했단다.

 

정성스럽게 쓴 진정서를 들고 황당해 하며

볼펜 자국 지울 수 있는 문구가 있냐고 묻는다.

 

진정서는 진정인 마음대로

아무 내용이나 적을 수 있는데…

 

예의 상 보여 준 진정서를 검토하는...

정말 울트라 대단한 이대 나온 신임반장이다.

 

진정서를 컴퓨터로 타이핑해

프린트한 종이를 전달해 드렸다.

 

아저씨는 기뻐하셨고…

나 또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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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다시 보고 싶은 명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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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서 고용노동부로 불려 갔으나

해결의 실마리가 나지 않자…

 

근로 감독관이 빌라로 찾아 온다고 한다

주민을 모아 주면 자신들이 설득하겠다고 했나 보다.

 

갑자기 빌라 입구에 현수막이 붙었다.

예전에 우리 집에 찾아왔던

김포 땅 부자 아저씨가 제작한 것이란다.

 

약속된 날 저녁…

2단지의 논리를 주민들에게 설명해 드렸다.

 

사실 1단지와 2단지의 지번은 다르다.

 

근로계약서는 1단지 이름으로

1단지 대표가 언제나 작성되었다.

 

그리고 빌라가 생긴 이래 경비들을 고용하고

해고 통지한 사람은 사모님 밖에 없다.

 

그것이 진정한 사실이고 실고용주이다.

 

문제는 여러분들도 다 알고 있듯이

그 분이 비록 운전사도 있고

외제차도 타고 다니고

별장 공사나 조경도 빈번하게 하며

해외 여행도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부도 이후 자신들 명의로

재산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법적으론 주민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이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근로 감독관이 있는 자리에서

여러분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 하시라…

 

그 이후 우린 전체가 모이기로

한 장소로 이동했고…

 

난 그 자리에서 호랑이를 앞에 두고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아 넣는

강아지들을 보았다.

 

그 카리스마…

그리고 비열한 침묵…

 

난 그 장면 이후

사모님을 사모한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넷에서 누군가 목소리 높여 떠드는 걸 보면…

그 때 그 명장면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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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도리질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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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또 난 혼자 싸웠고…

예상대로 뾰족한 합의 없이 판은 깨졌다.

 

사모님을 위시한 7공주들은 그 집으로 몰려 갔고…

난 근로 감독관에게 그곳에 가서

대화를 나눠줄 것을 당부했다.

 

2명의 근로 감독관은

이미 퇴근 시간이 훌쩍 넘은 9시 무렵까지

사모님 댁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결국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나온다.

 

그리고 진정 건에 대해 내부적으로 보고 후

그냥 종료시킬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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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읍참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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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감독관이 다녀간 후 변화가 일어났다.

 

경비 아저씨 4명 중…

다른 분들보다 월급이 10만원씩 높은

2명을 1단지가 고용하겠다고 한 것이다.

 

물론 우리와 대화는 중지하였으니

경비 아저씨들을 통해 이야기들을 전한다.

 

경비 반장님은 나머지 두 분은 2단지가…

2013년 3월부터 고용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니다.

역사의 고리를 단절 시켜야 한다.

 

그리고

선례의 중요성을 감안할 떄

전체 기간의 퇴직금은 1단지가 지급하게 해야 한다.

 

일부 금액이라도 2단지가 지급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해고라는 단어를 쓰지도 말아야 한다.

 

사용주 고용자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절대적으로 함구해야 한다.

 

경비 아저씨에 대한…

인간적인 정을 떠나서 말이다.

 

사람들이 성실히 납부한 퇴직금은

사모님에 의해 사라졌으며…

 

그녀는 재산은 다 숨기고

주민도 아닌 상태이면서도

전권을 휘두르는 상황…

 

법으로도…무엇으로도…

정의를 이룰 수 없으니…

 

복수와 정의를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

 

난 정말…냉혈한…나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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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양심에 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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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나갔다 오니 아내가 또 겁을 먹었다.

 

초인종을 누르기에 문을 열어 주니…

경비 아저씨 한 분이 술 냄새를 풍기며

 

본인이 월남전 참전 용산데…

다 찔러 죽이겠다고 했다고 한다.

 

아저씨에게 전화해서

집으로 오실 수 있냐고 물었다.

 

퇴직금과 체불임금 10%를 빨리 해결해 달라고 한다.

 

겉으론 태연한 척 하고

젊잖은 척 했으나….

이런 꼴 당해서 싸다.

다 내가 자초한 일의 일부인 것이다.

 

걱정 말라고 했다.

퇴직금은 1단지 쪽에서 받게 해드리고…

체불임금은 제 돈으로 드리겠다고 했다.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 푼으로 내 도덕심에 난 상처를 메우겠다는

얄팍한 짓을 또 하고 있는 것이다.

난 저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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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수금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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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분리 시 장기수선충당금과

2010년부터의 퇴직금이 들어 있는

그 통장을 사모님이 들고 있는 상황

 

사모님에게 전화를 했다…

 

내 목소리를 듣더니…

아무 대꾸도 안 하며 숨소리만 들린다.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녀가 불교 신자인 걸 알기에…

울컥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 드렸다.

 

사모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곤 전화를 끊었다.

 

이젠 실세인 이대 나온 총무를 두드려야 한다.

 

미꾸라지 같고 얄미운 지식인

흉내를 내는 이런 존재들은…

메조키스트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

 

학교 다닐 때부터

한번도 싸워 본적이 없기에

폭력과 공포에 약하다.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다.

 

아들이 나타나 문을 열어 준다.

그 모습을 먹잇감 보듯이 살펴 준다.

 

원래 아무리 강한 동물도

자신의 서식지가 습격 당하면

당황해 하게 되어 있다.

 

내일 까지 퇴직금 지급하시죠…

 

강렬한 눈빛에 신경을 쓰며

목소리에 바이브레이션을 넣으며 말한다.

 

문을 닫고 돌아오며 생각한다…

음… 다 잘 됐다.

 

결국 아저씨는 다음날 1단지로부터 퇴직금을

현금으로 전액 지급 받았고…

 

난 내 돈으로 체불임금과 위로금을 지급하였다.

 

그리고 스스로의 양심에 위로질을 해댔다.

저질스럽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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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일류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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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지가 고용한 경비 아저씨 2명만 남게 된 때

반상회가 열렸다.

 

주민 중 한 분이 경비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전한다.

 

2단지 가로등 스위치가 경비실에 있는데…

1단지 대표가 그 스위치 올려 주지 말라고 했대…

 

호떡집에 불난 듯 이 문제를 갖고

30분 정도 시끌벅적하다.

 

아니 그럼 우리 껌껌해서 어떻게 한데…

이건 너무 치사한 것 아니야?

스위치 그냥…자기네 꺼 켜면서

손가락 까딱 만 하면 될 텐데…왜 그런데…

 

걱정하시지 말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분 정도

 이 주제로 이야기 한다.

 

그래서 불을 안 켜주면

어떻게들 하실 거냐고 물었다.

 

켜게 해야 한단다.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정 안되면 누군가 가서 키던지 하면 된단다.

그 “누군가”가 누구냐고 물었다.

 

참고로

이 분들 대부분 일류 대학을 나오신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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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퍼팩트 '지랄 '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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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걱정하시지 마시라고 했다.

내가 알아서 해결 하겠다고…

 

이번엔 질문을 하신다.

어떻게 할거냐고…

 

그래서 답했다.

지랄할 거라고….

 

며칠 뒤 토요일에 집으로 전화가 왔다.

 

아내가 경비랑 통화를 마치더니…

앞으로 눈치 보여서 불 켜주기 힘드니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단다.

 

정확한 지랄 타이밍이다.

 

현관문을 박차고 마당으로 뛰어 나갔다.

향후 정국 주도를 위해서는

박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어떤 년이 불을 켜지 말래”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경비실로 다가 갔다.

 

“도대체 어떤 년이 불을 켜지 말래”

질러대는 소리에…

 

아니 왜 이러시냐고…

그런 뜻이 아니라고 조용히 말한다.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건…이미 안다.

다만 지금 나의 지랄 타이밍인 걸 어떻게 하랴…

 

“도대체 어떤 년이 불을 켜지 말래

그년 데려와 봐”

빌라 전체에 내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세상은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충성심을 보여야 할 경비는...

날 손으로 민다.

그러면서 같이 소리를 질러댄다. 나야 고맙지…

 

서로 멱살을 잡고 흔든다.

경비 아저씨는 나이는 많으시지만…

청소를 꾸준히 하셔서 힘이 의외로 좋으시다.

 

계속 소리를 지르며 멱살을 잡고

경비실 안으로 들어가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아저씨는 계속 멱살을 고쳐 잡는다.

이 과정에서 내 목은 손톱에 계속 파인다. .

 

음…최악의 경우에 파출소에 가도…

나만 상처가 있으니 괜찮은 일이다.

 

암튼 이 일 이후…

 

내가 동네를 걸어 다니는 시간엔

누구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불은 제시간에 꼬박꼬박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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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무서운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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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내가 지랄을 하겠다고

미리 공언을 해 놓았음에도…

 

2단지 주민들도 나의

과격한 이 행동을 별로 지지하지 않는다.

 

그것이 민심이고

난 그런 마음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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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당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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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반장과 멱살 잡이를 한 일은

금방 알려 졌다.

 

사모님은 내가 그 당시

“어떤 년이 불을 켜지 말래”

소리를 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 욕을 하였다고 하며

화를 내셨다고 한다.

 

아무튼 2013년 3월부터 1단지와

2단지 각 18세대는 나뉘어 관리가 시작된다.

 

1단지에는 경비와 미화원 월급으로

매달 270만원이 지출되며…

 

우리는 경비나 미화원이 없기에

이 금액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지붕공사 업체 부도로 날린 금액을

보충해 수선을 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경비나 미화원 아주머니가 없기에…

누군가가 마당을 쓸고…

화단에 물을 주고…

주차장이나 계단을 닦고…

쓰레기장을 청소해야 한다.

 

물론 이 일은 우리 부부의 몫이다

일단 6개월 동안 공사 비용을 모을 때 까지는

경비와 미화원 없이 지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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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운동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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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그리고 주말마다 마당을 쓸었다.

빗자루 질 실력이 하루하루 늘어만 간다.

햇살이 좋은 날은…

마당을 쓸며 혼자 즐거운 상상에 빠진다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쌀밥을 먹였을까?

이런 간판들을 떠올리며 말이다.

그렇다. 내 생각은 좀 변태스럽다.

 

날씨가 좀 따뜻해지지

호스를 끌어 주차장 물청소를 하였다.

 

겨우내 염화칼슘으로

얼룩진 바닥이 깨끗해진다.

 

아내와 나는 중얼거린다.

그러게 가끔 물청소도 하지…

 

왜 예전에는 이렇게 물청소를 한번도 안했데…

이렇게 하니까 깨끗해지잖아…

 

그러나 그 생각은 그 때까지 만이었다.

주차장 안쪽이 더 낮은 지

물이 그쪽으로 고여 안 빠진다.

 

그리고 평소 물청소를 안 해서 그런지

제대로 된 청소 도구도 없다.

 

대수건를 들고 수백 번 왕복하며

겨우 물을 빼냈다.

 

운동되고 좋지?

응…아내는 그렇게 대답했다.

 

아무튼 아내는 다음 날

바로 여러 도구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그러곤 며칠 후 호수를 3층까지 끌어

복도 물청소를 한다.

 

수세미로 기둥들을 문질러 댄다.

 

고무장갑을 조금만 끼면

땀이 차고 이내 갑갑해 진다.

 

벗어 버리고 맨손으로 수세미를 잡고 닦고 있으면

아내가 구박을 해댄다.

 

아무튼 철 장식인 줄 알았던 기둥들이

사실 황동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20년 가까이 묵었던 때가 지워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혼자 진정한 남성미는

수세미로 기둥을 닦는 사람이라고 상상한다.

 

이런 생각들이 세상을 즐기는

나만의 개수작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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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불편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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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청소하고 있으면…

주민들이 나오다가 화들짝 놀라거나…

마치 무엇을 두고 나왔다는 제스츄어를 취하며

다시 돌아 간다.

 

마음이 불편하단다.

돈을 걷고… 경비를 고용하자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무수히 듣고 온 아내는

왜 사람들이 흔쾌히 돈을 낸다고 하는데

경비나 미화원을 고용하지 않냐고 묻는다.

 

아내에게 말한다.

제대로 되고 있는 거야…

마음이 불편해야 해…

 

그 미안하고…불편한 마음이 나중에

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는 기본이야…

 

암튼 매일 이런 모습을…

적어도 일이 년은 보여야 해…

그래야 세상이 쪼금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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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싸움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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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분리 후 1 단지는

거의 매일 반상회를 하는 것 같다며…

왜 우리는 반상회 안 하냐고 아내가 묻는다.

 

“그런 거 안해…”

“왜?”

“못된 행동이야…”

“왜?”

 

이쯤에서 현학적 모습을

보이면서 폼을 잡아야 한다.

 

“예전에 공자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지….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혼란스러워지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우리의 지금 상황은

생각하고 배우지 않는 상황이야…

 

추가적인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모여서 이야기하면…

매번 1단지를 헐뜯는 일에 감정을 소모하게 되고

결국은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되어 있어…

 

이 싸움은 장기전이야…

천천히 가야만 이겨…”

 

태산은 움직이지 않는다. 허~허~

 

이렇게 너스레를 떨어댄다…

 

무협지나 영화를 보면

무림 고수들은 서로의 눈빛을 보며

한 시진이고… 두 시진이고…

상대방을 노리지…

먼저 움직이는 놈이 지는 거야…

 

그게 싸움의 기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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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낙엽 쌈 싸먹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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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공원에 구르는

낙엽을 치우고 있으면…

 

거름 되게 놔두지

왜 그걸 치우냐는 사람들이 있다.

 

낙엽이 썩어 거름이 되려면

10년이 걸린다.

 

그 기간 동안

지저분한 모습을 감수하던지…

 

낙엽들을 모아 Compost Bin에

넣어 잘 썩혀야 한다.

 

도시에선 그래서

이미 발효된 거름을 사용하고

낙엽은 깨끗이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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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용이 태어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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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2단지 쪽엔 골프 연습장이 있다.

낙엽들이 좁은 공간에 쌓인다.

 

낙엽들은 습기를 가득 머금고

언제나 축축하다.

 

바위엔 이끼가 끼고 있으며…

낙엽을 치우다가 보면

어떤 때는 곧 승천할

새끼 손가락 굵기의 지렁이도 나온다.

 

분리 전 36세대 중

오직 한 세대만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컴컴하고 안 좋으니 철거하고

텃밭으로 만들자고 하였으나…

 

1단지 주민들이 난리였다.

 

“아니 그것 때문에 여기로 이사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집값 떨어지게 왜 이걸 철거해…”

 

그물 그리고 티존 보수 유지 비용도 들고

시끄럽고 게다가 5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좋은 실외 골프 연습장이 있는데요…

 

게다가 요즘은 텃밭이 대세예요”

 

그러나 듣지도 않고 소리 질러 대는 통에

말도 제대로 못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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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골프 연습장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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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단지가 분리되었으니

우리 주민만 설득하면 된다.

 

게다가 우리 부부가 쓸고

닦고 하고 있기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아무도 반대를 안 한다.

 

철거하며 고물들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80만원이면 해결이 된다.

 

바로 불러서 반나절 만에 철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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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주근야경…

..........................

 

퇴근하고 집에 와선 며칠을

괭이질과 삽질을 하였다.

 

땅을 파면 전부 돌이다.

 

혹시 산성이나 집터 유적을 내가

파헤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생각이 들도록…

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예전에 황무지를 개간하면…

왜 그 땅의 소유권을 인정해 줬는지 알겠다.

 

흙 조금 돌 많이…

 

텃밭을 만들려면 어디선가

흙을 퍼다가 채워야 한다.

 

더 이상 내 손은 은행원 손이 아니다.

물론 예전부터 그랬지만…

 

625 때 북한군이 쳐들어 와선…

 

손을 보곤…지식인인지 노동자인지 판별해

생사를 갈랐다고 했던가…

 

암튼 내 손은 날 살릴 것이다…

또 쓸데 없는 망상질 ...

 

..........................

53. 쿠바식 농법…

..........................

 

인터넷으로 농법에 대해 살펴 보았다.

 

유기 농법으로 유명한 나라가 쿠바인가 보다.

 

나무로 테두리 만들어 놓으면

잡초 관리나 물 관리도 쉽단다.

그리고 영양분이

큰 비에 쓸려 내려가지 않는다.

 

쿠바식 농법을 위해 근처 영림목재로 갔다.

방부목을 배달 받아 나무를 자르고 조립했다.

 

물론 이 비용은

내 개인돈으로 한다...그것은 원칙이다

 

쿠바식 농법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이 별로 안 좋아 보인다.

 

치지도 않던 골프 연습장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어느 날 저녁 무렵에 나가보곤

그 이유를 알았다.

 

아직 흙이 별로 안 차 있어

관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빨리 흙을 채워야 한다.

 

..........................

54. 호랑이똥 대 시궁창 흙

.........................

 

아내가 구청에 연락을 해 보니…

안 그래도 도시 농업 지원 사업을 한단다.

 

관리기로 밭도 갈아 주고

비료와 모종도 지원해 준단다.

 

물론 여긴 돌 밭이라 관리기를 쓸 순 없다.

 

비료를 받아 원래 있던 흙과 섞고

고추 모종들을 심었다.

 

비료는 2 종류가 왔는데…

 

하나는 서울대공원 비료이다.

 

곰 똥, 호랑이 똥, 사슴 똥 등등

희귀 동물들 똥이다.

무언가 잘 되고 힘이 넘칠 것 같다.

 

하나는 녹색 푸대였는데…

어제 열었을 때 엄청난 악취가 났다.

 

원래 비료는 그러려니 하고 섞었는데…

 

아침에 나가보니 그 비료를 섞은

땅에선 시궁창 냄새가 난다.

 

..........................

55. 수고로움…감사함…

..........................

 

구청에 연락을 해보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미안해서 연락 못하겠다고 했다.

 

여러 군데 전화했다…

 

결국 원래 제조사 직원이 와서

이상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하더니

시궁창 냄새 나는 칸의 흙을 다 퍼가고…

 

어딘가 산에서 그만한 양의

흙을 퍼와선 채워 넣고

새로운 비료를 갖다 주었다.

 

정말 감사하신 분이다.

 

처음부터 약간 꼬이는 기분은 나지만…

잘 될거야….

 

..........................

56. 애완채소 키우기…

..........................

 

텃밭에 심어 놓은 고추는 잘 자랐다.

약을 주지 않아도 달고 튼튼해서

매주 한 움큼씩 집집마다

나눠 줄 정도가 됐으며….

 

여름 경엔 그러고도 남아서

푸드뱅크에 2 박스를 기증했다.

 

텃밭이 있다고 하면…

아니면 빈 땅이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다들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난

내가 키운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다.

 

내게는 애완 채소인 것이다.

 

애완견을 잡아 먹지 않듯이

난 애완채소를 먹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채소류 보단

꽃 가꾸는 것을 더 좋아한다.

 

..........................

57. 냉전. 그 꺼지지 않은 불씨.…

..........................

 

아무튼 객관적인 지표로 볼 때

냉전 시대의 승자는 우리였다.

 

우리 쪽 관리비는 평균 40% 정도 내렸으며

장기수선충당금은 계속 늘어난 반면….

 

1단지 관리비는 평균 20% 이상 상승했으며

장기수선충당금은 조경이나

고장 수선 등의 비용으로 고갈되었다.

 

우리 쪽에는 전체 과정에서 이동이

한 가구도 없는 반면…

 

1단지는 18가구 중

3가구가 이사를 했다.

 

물론 난 매주 토요일 일요일을

연산홍 소나무 조경이나…

단지 청소를 하는데

시간을 보냈지만 말이다.

 

또한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여…

3-4일면 끝날 지붕공사는

장장 6개월에 걸려 끝났으며…

 

주민들은 장기수선충당금을 탈탈 털어 먹고…

돈을 추가로 걷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으며…

2단지 내부에서도 동별로 갈라질 위기도 생겼었다.

 

아무튼 모두 한자리에 모인 상황에서

전체를 혼내고…

내가 대표가 된 것이 2013년 5월인가 6월경이다.

 

아무튼 이 시기까지도 우리 단지에

평화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냉전이 아직 종식되지 않았고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

58. 서부전선 이상하다…

..........................

 

자신들은 두 명의 경비를 쓰고 있는 데

우리 쪽은 한 명을 쓰고 있으며…

 

비용 구조가 다른 것에 불만을 품었는지…

9월달에 접어들면서…

도발을 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유치하게 말이다.

 

우리 쪽 마당을 향하는 호스를 짤라 버리고…

진입로 전등 스위치를 잘라 버리고…

우리 쪽 CCTV 카메라를

영상기록 장치에서 빼버린다.

 

때가 된 것이다.

 

냉전을 종식한다.

서로 연결된 접점을 끊는

단추를 누를 때가 된 것이다.

 

도발에 대응할 때가 된 것이다.

 

..........................

59. 즉흥 시인들…

..........................

 

공동으로 쓰던 쓰레기장을 막기로 했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20년 동안 사용하던 쓰레기장을 막는 것은

주부들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그래서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는데

유치한 도발들이 그 빌미를 만들어 준 것이다.

 

과거 일년 동안의 갈등 기간 동안

우리 단지 주민들은

왜 쓰레기장을 막지 않냐고 화를 냈고…

 

아내가 일년 내내 쓰레기장을 치우고 정리하며…

그 불만을 눌러 오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건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쓰레기장을 막겠다고 하니까

왜 꼭 그래야 하냐는 것이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대부분이 말이다.

 

일년 동안 본인들이 막자고 하지 않았냐니까…

그런 적들이 없고…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그냥 분리된 대에 대한 홧김에

아무 말이나 뱉었던 것일까?

 

빙긋이 미소를 짓게 된다.

 

..........................

60. 데자뷰…

..........................

 

예전에 내가 던졌던 질문을…

나에게 한다.

 

어떻게 막을 것이냐…

쓰레기장 위로 던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

문을 체인으로 잠글 것이냐? 등등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분위기가 험악해지더라도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을 테니…

그것만 참아 달라.

 

마음 불편하게 어떤 액션에

참가시키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다.

 

..........................

61. 말리는 시누이…

..........................

 

아내는 1단지 쓰레기장 사용금지란

프린트를 해서 쓰레기장 문에다 붙였다.

 

평상 시처럼 쓰레기장 분리 수거 비닐들을 정리하는데

1단지 사람이 나타났다고 했다.

 

속으로 오지 마라… 오지 마라…를 외쳤다고 한다.

 

자신이 곧 떠난 뒤에

버리러 오면 그냥 눈감고 넘어가려고 말이다.

 

그런데 아내가 있는 데도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버리려 왔단다.

 

“여기에 버리면 안돼요…”

“안되긴 모가 안돼…”

 

소리들이 커지니…

예전에 나와 멱살잡이를 했던

경비가 뛰쳐 나왔단다.

 

중간에 얼른 뛰어나와 말리면서

아내를 조심스레 커버하며

우리 집 쪽으로 보냈다고 한다.

 

..........................

62. 싸움 말리기의 기본…

..........................

 

아내는 그래도 경비반장이

자기를 보호하려고 신경 썼다고 한다.

 

바보다.

한번도 싸워 본 적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누구와 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리는 모양새를 취하던 아니던…

 

당신에게 얼굴을 맞대고 있는 놈은

다 적이라고 말해 주었다.

 

상대방은 자유로운 상태로 놔두고

당신 공간에 제약을 가하거나…

손이나 신체 일부를 불편하게 만드는 놈은…

아군이 아니라고 말이다.

 

경비실로 달려 갔다.

 

앞으로 상대방을 말리지 않고…

아내 방향으로 면상을 향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했다…

 

..........................

63. 쓰레기 배달하기…

..........................

 

쓰레기장에서 1단지가 주민과

약간의 언쟁이 있던 후 아내는 화가 나 있었다.

 

평상 시 같이 쓰레기장

분리수거봉투를 정리하던 아내는

1단지 주소가 버젓이 붙어 있는

스치로폼 박스와 그 안에 담겨 있는

쓰레기 더미를 발견하곤…

 

“주소라도 지우고 갖다 놓지” 하며 분개했다.

“참아 내가 토요일에 그 집에 배달해 줄께”.

 

토요일 아침이 되자

고무장갑을 건네며 쓰레기장으로 가자고 한다.

 

막상 당일이 되니

‘왜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왜 이 평화를 깨려고 하는 것인가…

 

내가 혐오하는 찌질이성 생각이

머리 속에 기어 다닌다

하지만 이 생각을 입 밖에 낼 수 없다.

 

만약 이 짓을 안 하고 싶었다면…

애당초 쓰레기장을 막지 않고

다른 방법을 택해야 했고…

그냥 무수한 도발들을

포숙아처럼 받아 들여 줬어야 했다.

 

이걸 알고 있음에도

비겁한 파편들이 머리 속에 스믈거리는 건…

 

사실 오늘 배달 나가야 하는

이 집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부부 마주친 것은 몇 번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간의 모습으로 볼 때

1단지 7공주 모임에 낀

과격한 매파인 것은 분명하다.

 

그들과 몰려 다니는 것이 종종 목격되고…

 

예전 등나무 밑 반상회 때의 경험으로 보면…

 

본인이 없던 자리에서의

이야기를 하는데도 끼어들어...

게다가 정작 당사자인 사모님도

그런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는 일들을…

 

그런 적이 어디 있냐고

악다구니를 써대는 사람으로…

상식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사람이다.

 

그게 아내가 이 집 쓰레기를

택배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기도 하다.

 

그래 나 정도 되니까

이렇게 배달이라도 할 수 있지…

역시 나는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야…

to the victory 등의

생각들을 억지로 떠올린다.

 

고무장갑 낀 손으로 아내가 건네 주는

쓰레기를 받아 들곤 그 집으로 향한다.

 

초인종을 누르니

현관 카메라에 빨간 불빛이 들어오며…

 

“누구세요”

“쓰레기 배달 왔습니다”

 

문이 열리며 얼굴에 짜증이 가득 배인

그 얼굴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뒤론 서울대 나왔다는 의사 남편이

까운을 입고 강아지를 안은 채 같이 얼굴을 보인다.

 

“쓰레기 배달 왔습니다”

 

핑크색 고무장갑에 들린 쓰레기를 수여했다.

힘을 주어 나에게 민다.

그것보다 약간 더 힘을 주어 지긋이 넘겨 주었다.

 

쓰레기 택배 미션 완료 후

3층에서 걸어 내려온다.

 

2층과 1층 사이쯤을 지날 때…

 

“아아악~” 여인의 처절한 귀곡성이 들린다.

 

쓰레기 대상 받은 수상 소감을 하는구나…

이럴수록 침착해야 한다.

천천히 걸어서 1단지 현관을 나온다.

 

그런데 그 비명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더 가까워진다.

 

실성한 사람의 비명 소리이며…

간혹 무어라 부르짖는 소리가 들인다.

 

좁은 빌라의 정오쯤의 조용함은 깨졌다.

 

1단지에서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쓰레기 받은 그녀는

내가 자신을 때렸다고 울부짖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내 뒤엔 배달이 잘 끝나기를

기다리던 아내만 서 있다.

 

30명의 차갑고…날 혐오하는 듯한 시선…

그 앞에 선 나…재미있는 순간이다.

 

..........................

64. 우연한 흥행 대박

..........................

 

어차피 1단지에선 나에 대해

무수한 욕을 해댔을 것이고

나에겐 인간말종이란 도장을 찍어 놨을 것이다.

 

난 때리지 않았기에

경찰서에서 무죄를 입증하면 되며…

 

내가 그녀를 때렸다는 사람들이 오인하는

이 순간을 잘 이용해야 한다…

 

“그러게 남의 쓰레기장에

 왜 쓰레기를 갖다 버렸어…”

 

이 멘트는 1단지 주민 3분의 2를 돌려 보냈다.

 

20명 정도는 이 사태가 쓰레기장에

무언가를 가져다 버렸기에 생긴 것이란 걸

이해한 후…

 

자신이 동일 행동을 하지만 않으면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확인한 후 돌아가 버렸다.

 

그래 과연 너희에게 정의가 있었더냐?

 

쓰레기장 사용금지에 대해…

우연치 않게 흥행 대박이 났다.

 

쓰레기 받은 그녀의 계속되는 울부짖음은

모두에게 “남의 쓰레기장을 사용하면 안돼”로 해석되었다.

 

..........................

65. 코뿔소는 안경이 필요해…

..........................

 

몇 분 후 경찰차 두 대가 도착했다.

경찰도 사람인지라

첫인상이 상당히 중요하다.

 

경찰 도착 사건 진행 상황은 어땠었느냐를 떠나…

경찰이 온 순간 어떤 모습이

펼쳐지고 있냐가 중요하다.

 

그녀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그녀의 알량한 의사 남편은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난 싸우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고…

 

난 경찰에게 상황을 침착하고

간결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 경우 너절하게 주절주절 말하면 안되고

경찰의 질문에 집중하고…말을 끊어선 안 된다...

이성적으로 보여야 하니까….

 

어디를 맞았냐는 수 차례의 질문에

그녀는 대답을 안하고 악다구니를 써대고 있었고…

 

급기야 경찰은 “다친데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요”하는

조롱성 멘트까지 날리기 시작했다.

 

아무튼 각각 경찰차를 따로 타고

파출서에 도착했다.

 

쓰레기 받은 그녀는 파출서에 도착하자마자

내 얼굴이 안보이게 해 달라고 울부짖는다.

 

난 쇼파에 앉았고

그녀는 각이 진 벽 안쪽으로 데리고 간다.

 

파출서 창 밖으론 가을 풍경이 펼쳐져 있고…

애완견을 안고 화단 턱에 앉은

서울대 나온 의사 남편의 등이 보인다.

 

갑자기 머리 속에…

이런저런 글자가 적힌 국어책이 떠오른다.

 

아내가 파출소에 있는데

남자는 밖에 앉아 있습니다.

 

저것은 남자입니까?

저것은 남편입니까?

 

문명의 가장 큰 수혜자…

석기 시대였다면

내 돌도끼에 피가 나고 있겠지…

 

이상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맴돈다.

난 미친 놈일까?

 

아무튼 저쪽에선 비슷한 소리가 반복이 된다.

 

어디를 맞으셨는데요?

저 사람이 날 때렸어요

어디를 맞으셨는데요?

저 사람이 날 때렸어요

 

경찰은 고발장을 쓰라고 했고…

만약 내가 무혐의로 결론이 나면

그녀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쓰레기 받은 그녀는 안경을 안 가져와

글씨가 안보여 쓸 수가 없다고 하며….

 

나를 자기 근처에 접근하지

못 하게 조치를 취해 달라고 경찰에게 당부했다.

 

경찰은 눈을 찡긋거리며…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은 앞으로 사모님 곁에 가지 않으실 거죠?

“네 물론이죠”…

 

파출소 사건 이후론

쓰레기장 문을 잠그지 않아도

1단지 누구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

66. 집 나간 쓰레기통…

..........................

 

이 즈음 한 4달 동안

감사 때문에 거의 새벽 1-2시에 일이 끝났다.

물론 주말에는 쉴 수 있었지만…

 

파출소 사건이 일어나고 며칠 안된 날

5시경 사무실에서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1단지 대표로 있는 분이 전화를 해서

쓰레기장에 있는 고무통 중

몇 개를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한다.

 

당장 내주라고 했다…

그리고 케사르나 맥아더처럼

멋진 명언을 얼른 생각했다.

 

“한번 나간 쓰레기통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8시쯤 다시 전화가 왔다.

쓰레기통으로 단지 진입로를

절반을 막아 놨다고 말이다.

차 한대 조심해서 겨우 지나갈 정도라고 말이다.

 

알겠다고 하고…

감사 자료를 마저 정리했다….

 

하지만 머리 한 켠에 조금 남아 있다.

 

..........................

67. 반만 말해줘…

..........................

 

예전에 1단지 대표가 2단지 진입로

입구 근처가 자신들 땅이라고 하면서

쓰레기장을 막으면…

주민들이 도로를 막겠다고

내용증명을 보낸 적이 있다.

 

현황도로든 무엇이든…

막으면 형사적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답해 주었다.

 

그러자 자신들에겐…

다른 방법도 있다고 말했었다.

그것이 길을 반만 막는 방법이었다니…

 

밤 12시 반쯤에 전화를 했다.

회사로 차를 몰고 데리러 오라고…

 

아내가 와선…

저쪽 지하에서 10명 정도가 우르르 몰려 오더니

떨면서…통을 조심조심 세우는데 웃겼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건 어떻게 할거냐고 묻는다.

방법 없어…이렇게 말하곤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돌아 왔다.

 

..........................

68. 우악스런 해법…

..........................

 

진입로에서 악셀을 힘껏 밟았다.

그리고 언덕길 쓰레기통 앞에서 급정거를 했다.

 

차에서 내려선…

소리를 질러댔다.

 

“으아~~ 으아~~”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다.

“어떤 놈들이 이걸 여기다 놨어…

차를 박을 뻔했잖아…”

 

쓰레기통을 머리 위로 들어 집어 던지고 …

쇠로 된 바리케이트를 던져 버렸다.

 

쓰레기는 도로 한 복판에 구르고…

쓰레기 뚜껑은 이쪽 저쪽 빙빙 돌고 있다.

 

지금 시각 새벽 1시….

 

쿵쾅거리는 소리를 이렇게 내건만

어느 집 하나 불 켜지는 집이 없다.

 

차를 마당에 세우고 들어 가며…

빙긋이 웃으며

“이게 해법이야”라고 말하자…

 

아내는 표정이 밝아지며…

”미리 귀뜸이라도 하지…” 그런다.

 

“암튼 2차전을 지금 바로 해야 돼”

 

..........................

69. 국화야 미안해…

..........................

 

사실 그떄 1단지 대표가

다른 방법을 언급한 이후…

 

나는 굳이 동대문 운동장 근거에 가서

검정색 야구 방망이를 샀다.

 

이걸 사용해야 할 타이밍인 것이다.

 

옷을 간편하게 갈아입은 후

야구방망이를 들고 나왔다.

 

새벽 시간임으로 조심해야 한다.

욕을 한다든지 하면…

문제가 커질 소리도 있다.

 

으악~~ 으악~~”

성난 짐승 소리로 그저 울부짖어야 한다.

 

그리곤 2단지 입구에 마련해 둔..

사기 화분을 야구방망이로 깨부순다.

 

화분아 미안해…국화야 미안해…

 

..........................

70. 야구 방망이 그리고 의자가 있는 풍경…

..........................

 

내가 던진 쓰레기통은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채

이틀 동안 그대로 굴러 다니고 있었다.

물론 쓰레기들은 경비 아저씨들이 치웠지만…

 

토요일 아침 쓰레기통으로 길을 막았던 위치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야구방망이를 흔들며 앉아 있었다.

 

저 아래엔 쓰레기통이

다양한 포즈로 누어 있고 말이다

 

감사 때문에 토요일임에도

출근을 해야 하기에

의자 옆에다 나 대신

야구 방망이를 두고 출근했다.

 

그리고 저녁에 돌아오니 쓰레기통은

길에서 보이지 않는다.

 

언덕을 걸어 올라 보니

길을 막진 않았지만…

우리 단지 근처 구석에 나란히 세워 놓았다.

 

1단지 대표에게 전화를 했다.

 

“애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또 집어 던지라고?

 

일단 내가 다른 곳으로 치워 놓을 거니까

알아서 잘 놓으세요”

 

그러곤 쓰레기통을 경비실 옆에 일렬로 세워 놓았다.

아직도 쓰레기통은 그 자리에 있으며

1단지는 이곳만 이용하고 있다.

 

..........................

71. 침묵 그리고 우리…

..........................

 

우리 단지 사람들은

내가 파출서에 갔다 온 순간부터…

쓰레기장에 대해 언급을 안 한다.

 

그저 자신들은 마음이 불편하고

이런 상황이 싫단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잘 막았네…어쩌네…

아니면 통이 굴러 다니는 것을 보았네…등등

누구도 말을 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 집 주차장은 언덕 전에 있어

1단지가 막은 그 곳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이런 모습들에 실망하지 않냐고 묻는

아내에게 말한다….

 

세상에 우리가 어디 있어?

당신이 싸우고 싶으면 싸우는 거고…

쫄리면 그만 두는 거구…

 

우리가 어떻게 하겠습니다. 다 개소리야…

옆에 누가 있을거라 기대하지도 말고...

당신 혼자 결정하고...혼자 세상과 싸우는 거야

 

추신

 

그리고 이 사건 후 그 마을 사람들은

어떤 분쟁도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해피 앤딩이에요

 

♡끝♡

추천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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