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20살 때부터 따로 살고 있는 딸입니다.
최근 엄마와 새아빠의 불륜 문제로 크게 다투고 다른 연쇄적인 문제로 절연 위기까지 왔는데 제가 정말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건지 중년 입장에서도 얘기를 들어보고 싶고, 제삼자의 객관적인 의견이 듣고 싶어 글을 씁니다.
사건의 발단은 새아빠의 두 번째 불륜입니다.
엄마가 어느 날 저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새아빠가 어떤 여자에게 매달리는 정황이 담긴 워치 문자 내역이었습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첫 번째 불륜 때도 제가 앞장서서 블랙박스 확보하자하고 도와줬는데 결국 엄마는 새아빠의 말에 넘어가고 흐지부지 됐습니다.
이번 상대는 무려 10년 넘게 알고 지낸 새아빠의 제자라고 합니다. 엄마는 배신감에 멘탈이 나갔고 저는 변호사 상담까지 받으며 밤낮으로 엄마를 위로했습니다.
엄마는 처음에 그 불륜상대한테 저보고 직접 전화해달라고 몇번 부탁하였지만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상대방 집을 찾아가 "10년간 차와 사무실에서 관계를 가졌다"는 녹취를 따왔습니다. 그리고 본인 친구들, 자매, 부모님 등 이 사실을 다 알렸습니다.
저는 엄마가 새아빠한테 얘기를 꺼내기로 한 날 엄마 곁을 지키려고 편도 4시간되는 거리를 밤에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가보니 상황이 황당했습니다.
새아빠가 무릎 꿇고 사과하자마자 엄마는 단 몇 시간 만에 마음이 풀렸는지 저에게 "이제 안 그런대", "알고 보니 10년이 아니라 작년부터래"라며 오히려 가해자인 새아빠를 대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어이없어하며 화를 내자 엄마는 막내동생(새아빠와의 자식이고 고1) 때문에 이혼 못 한다고 해서 전 화가 많이 났습니다
저는 11살 때 엄마의 이혼과 재혼을 겪었고, 자라는 내내 엄마에게 심한 폭언과 폭행을 당했습니다. 커서는 주말에 나가 놀지도 못하고 막내동생 보모 노릇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그렇게 했으면서 막내동생은 "마음이 여려서" 이혼을 못한다는 말을 들으니 묻어뒀던 과거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패면서 키워놓고 왜 이제 와서 새아빠 자식은 불쌍해서 이혼을 못 하냐고 물었지만 아무 대답 없었습니다.
결국 제가 자리를 박차고 나오자 며칠 뒤 엄마에게 장문의 카톡이 왔습니다.
내용은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변명도 있었습니다
나도 그때 어렸고 육아가 처음이라 그랬다, 먼훗날 이해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이해해주라 행복하게 잘살아 등
그래서 전 회피형에 자기위안형 사과는 하지말라, 어려서는 엄마 기분 주먹으로 풀고 커서는 감정 쓰레기통으로 쓴다, 엄마 때문에 지금 공황증세와서 약 먹는다 등 장문으로 말하며 내년 결혼식 혼주석엔 친아빠와 앉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의 엄마는 오늘 사고로 죽었다고 생각해라, 결혼식도 안 갈 테니 친아빠 부부를 앉히라고 했습니다.
저는 현재 이 일로 공황장애가 와서 약까지 먹고 있습니다. 엄마가 사준 가방도 다 택배로 돌려보냈습니다. 남동생이 후에 전화를 하니 엄마는 누나가 왜 옛날 일을 꺼내서 나에게 상처 주는지 모르겠다며 본인은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되는지 모르겠다", "둘다 이혼 후에 데려오지 말 걸 그랬다", "그땐 다 때리면서 컸다"(전 6070세대도 아니고 97년생입니다), "너네가 나를 이해해주면 안되냐", "내가 제일 힘들다", "나는 누나가 상처 받았단 거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소리를 반복하다가 잘 설득해보려던 남동생에게 너도 이제 연락하지말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합니다.
전 당장 내년초에 결혼식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그냥 엄마가 어렸을 때 마구잡이로 때리고 온갖 잡히는 걸로 다 맞았던 그것만 사과받고 혼주석엔 망할놈의 새아빠 대신 친아빠와 앉는 거 말고는 없습니다.
남동생에게는 한복도 다 자기가 알아서 준비하고 혼주석에만 딱 한 번 앉아주겠다라고 말을 했다는데 뭐 대화의 끝은 연락하지 말라는 통보가 되었다니 어떻게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안올 거 같아요.
제가 사과를 해야하는 걸까요? 원래 같이 해외여행도 꽤 자주가는 친한 모녀사이었는데 새아빠 하나 때문에 눈덩이가 불어나서 이렇게까지 된 상황이 답답합니다. 객관적으로 판단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