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 햇수로 5년.헤어진지 이제 겨우 3달 남짓...그립다...하지만 안될것을 알기에 이렇게 닿지 못할 편지를 적어본다.이 편지를 기점으로 너에게 너무도 잘못했던 내 모든 것들을 반성하고 이제는 미안해하지도 않고 미련까지도 차곡차곡 접어서 잊어버리려고 한다.
너무도 힘들고 외로웠던 10년동안의 유학생활로 인해 많은 상처만을 가진 나였어.심지어 나이도 많아서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군대를 가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린 나에겐 앞으로의 모든것이 너무도 깜깜하고 불분명 했었어.그때 친구의 권유로 널 만나게 되었지. 12월 13일...무엇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을까?...
우리의 1일....12월 16일...ㅋㅋㅋ 무엇이 그렇게도 서로가 마음에 들고 좋았을까? 만난지 겨우 4일만에 서로에게 빠져서 내가 고백을 해버렸어.너의 순수하고 애기같은 철없는 모습이 너무도 좋았던 것 같아. 사귀고 나서 첫 데이트. 흰눈이 펑펑 쏟아지는 거리에서 보라색 패딩을 입고 촐촐촐 뛰어오는 너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어.아마...그 모습은 내가 죽으며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
너무도 많이 사랑했었고 너무도 많이 좋아했었는데...군대 때문에 헤어져야만 했던 2011년 2월....훈련소 내내 전화도 시켜주지 않는 소대장이 그렇게도 미웠었는데...입소 3주 후 사격에서 만발을 하고 전화포상을 받은 후 밤 11시에 너무도 떨리는 손가락으로 벌벌벌...너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나서 신호음이 가는 그 순간은 정말 영원과도 같았을 만큼 길었어.이어 들리는 너의 목소리...아 정말 사람의 눈물이란게 이렇게도 빨리 흐를 수 있는 것인지 처음 알았어...아마도 우리가 사귀는 동안 가장 애틋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정말 우리가 인연은 인연이었는지...훈련소가 끝나고 자대 배치를 받았는데 그곳이 무려 서울....너희 집에서 고작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이었어...리얼 헤븐.그 후로 매주 이어진 너의 면회 릴레이...매주 토요일 일요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군대 생활 내내...와주었던 너. 없는 형편에 면회 오기위해서 알바도 뛰고...무엇보다 휴가만 되면 항상 부대앞으로 마중나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혹은 (부모님께 아예 말도하지 않고 나온적도 많았지...) 휴가가 끝날때까지 서로의 어깨에만 기대어서 꿈같은 시간을 보냈었잖아^^.모든 짐은 서울역 보관함에 넣어놓고 거리를 활보했었어 맞아. 참 행복했던 것 같아...
정말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내가 고마워하지 못했나 후회도 많이하고...대체 어떤 여자가 내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돼.나였다면 면회를 그렇게 갈 수 있었을까...아마 못했을거같아.
난 사실 나만 사랑해주면 아무것도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했는데...뭐가 그렇게 네가 못마땅한지 계속되는 부모님의 반대....반대...그리고 또 반대...아마도 그쯤인거 같아 내가 변하기 시작한게. 맞아 변했었어. 인정할건 인정해야지.처음에는 부모님만 미웠어.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인정해주지 않고 미워만 하시는지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그만큼이나 나이먹고 부모님이랑 말도안했어 유치했지...그런데 이게 계속되니까 있잖아 미워해야하는건 부모님인데 어느 순간 네가 미워지더라고. 왜 모자를까 왜 모자라야만 할까...여기서부터 모든게 잘못되기 시작했던 것 같아.널 만나도 즐겁지 않았고 널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만하고 걱정만하고 그런데 또 새가슴이라 네게 헤어지자고는 못하고...그만큼 네가 좋았나봐 너무 웃기지? 싫은데 좋았어 사랑했어...그런 마음들이 어지럽게 공존하다보니 참 누구보다도 힘이되어주어야 하고 네 편이어야만 하는 내가 네게 전화도 무심해지고 조금만 노력하면 잘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안하게 되더라.
사람...아니 나 너무 간사한거 같아.그렇게 상병을 달았을때 우리에게 정말 큰 위기가 한번 닥쳤었지. 무슨 일이었었지? 잘 모르겠어 이제는 하지만 그날 휴가를 나와서 밤새 너와 전화를 하고 밖에 나가서 부모님 이야기로 한참을 싸웠었던 것 같아.차라리 그때 헤어졌더라면 지금처럼 힘들고 아팠을까?
뭐 어쟀든 서로 이쁘게 계속 연애하는 도중에 절대 올 것 같지 않던 전역을 했어. 또 운이 많이 좋았던지 전역 직전에 나에겐 과분한 회사에 취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전역과 동시에 몇일 쉬지도 못하고 신입사원 연수를 들어갔었어. 기억하지?참 너희 어머님께서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한번이라도 그래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너무도 죄송하고 너무도 뵐 면목이 없어서 못갔네...신입사원 연수가 은근히 길더라구. 3개월....하하 참...그때 그러는게 아니었는데. 너두 많이 힘들던 시기라 서로에게 많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에서 내가 헤어지자고 먼저 이별을 고했고 너에게 어마어마한 상처가 되었을거야.실제로 오빠는 힘들면 언제든 날 버릴 수 있는 사람이란걸 그때 알았다고...나에게도 몇번이나 이야기했잖아. 미안해.
그런데도 헤어지지 못하고 계속 사귀길 6개월...그와중에 또 나름 부모님도 우리 사이를 포기하신 건지...느닷없이 내게 너희 결혼할거면 빨리 하라는 말...너무도 기뻤고 드디어 너와 같이 다시 잘해 볼 수 있을것 같다는 희망이 보이는 듯 했어.그런데...우리가 그러기엔 좀 멀리 왔었나봐...네게 우리 결혼할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만난 자리에서 너무도 뜬금없이 느닷없이 내게 헤어짐을 고한 너...
나의 잘못으로...나만의 잘못으로...모든 것이 나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인데...그런 이별이 너무도 아프더라정말 정신도 못차릴 만큼 아프고 총맞은 것처럼이 딱 무슨 느낌인지 알겠더라고...잠도 몇일을 안자도 못자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한 일주일 그렇게 살아보니 와...이렇게 살면 죽겠다 생각되더라
근데...그때 정말 참았어야 했는데...몇개월만 이 악물고 버텼으면 됐는데...그 한순간을 참지 못해서 네게 다시 찾아가 무릎꿇고 빌고 돌아오라고 빌었지..아니 울었어...많이 울었어 정말.진심을 다해 펑펑 울었어 돌아오라고...
너무도 고마운 사람...내가 정말 좋긴 좋은가보다고 다시 돌아와준 그 고마운 사람에게...난 또 정말 못할짓을 많이 해버렸네...한번 헤어졌더니...부모님께서 말씀하셨던 결혼이야기가 다시는 나오질 않더라...내가 더 많이 싸우고내가 더 많이 노력했었어야 했는데...그러질 못해서 또다시 네게 소홀해졌다...한번 헤어진 연인은 똑같은 문제로 또 헤어질 수 밖에 없다던데...그말이 맞나봐...
다시만난 1년동안 넌 정말 피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정리했겠지...난 이제부터 시작인가봐...진짜 너랑 이별하는게...
그리고 지금 만나는 그 분이랑 이쁜 사랑하길 진심으로 바랄게...마지막에 말한 것 처럼 이제 진짜 나라는 놈 너의 인생에서 사라질게...
너무도 답답하고 너무도 힘든 이 상황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달라지는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기회를 그렇게나 많이 줬었는데 한번도 잡지 않고 네게 배신만을 줘버렸다.너무도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헤어지며 울면서 다음 생에는 꼭 다시 만나서 결혼하자는 말. 취소할게.다음생에도 만나지 말고 절대로 마주치지 말자.아프고 또 아프고 또 아프지만...절대로 앞으로는 우연이라도 마주치지 말자...
사랑한다.